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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배 Jul 12. 2021

조금만 더 나에게 믿음을 가져줘

George Hare의 <믿음의 승리>

 나는 맨디 무어의 'have a little faith in me'라는 노래를 좋아한다. 물론 이 노래 역시 다른 여느 노래들처럼이나 사랑을 주제로 한 노래이다. 그러나 나는 이 노래의 가사와 별개로 이 노래의 제목이자 후렴구인 한 문장을 좋아한다. 이 노래의 후렴구는 지치고 힘이 들 때 나로 하여금 힘이 나게 해 준다.

“조금만 더 나에게 믿음을 가져줘!”

 이제껏 살아오면서 그리 적지 않은 조직에서 리더역할을 했던 것 같다. 나는 언제나 나의 팀원들에게 믿음을 가지며 어느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으려 서포터 역할을 자처했던 것 같다. 그러나 다른 이들에게는 그토록 준 믿음을, 정작 나 자신에게는 그리 많이 주지 못한 것 같다.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이 늘 부족하였다.  경제학을 전공하면서도 이것이 나와 맞는 학문인지 늘 고민하였고, 그림을 그리면서도 내가 지금 바른 길을 가는 것인지 늘 고민하였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으로 많은 이들이 나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누군가는 머지않은 미래에 내가 의사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였고, 누군가는 내가 소설가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였다. 누군가는 내가 군수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였고 누군가는 내가 카피라이터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였다. 사실 누군가가 나의 미래에 대해 말해주기 이전부터 나는 이미 의사가 되고 싶었고, 소설가가 되고 싶었고, 군수가 되고 싶었고,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었다. 다만, 모든 이들이 나의 꿈을 믿어 주었을 때, 오로지 나만이 나의 꿈을 믿지 않았을 뿐이다.

   두 여성이 발가벗은 채로 잠이 들어있다. 이 그림의 제목과 그림의 분위기로 보아 아마 저 둘은 한 쌍의 연인으로 보인다. 만약 서로에 대한 믿음이 없었더라면 아마도 저 둘은 저처럼 위험한 사랑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그림을 좋아하지 않는다. 굳이 저 주제를 표현하기 위하여 여성을 나체로 묘사하여야만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저 그림 속 두 여성을 응원한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서로에 대한 믿음도 없었으리라. 믿음의 승리다!

   조금만 더 나에게 믿음을 가져줘! 이 문장이야말로 오늘날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만들고, 내가 원하는 것들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내 자신을 좀 더 믿어주겠다. The victory of the faith - by St. George Hare.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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