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을 튀기다 보면 유난히 빨리 튀겨지는 부위가 있다

레피시에의 <아침 준비>

by 김정배

취업준비생 신분이던 시절, 치킨집에서 1년간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이 있다. 튀김기에 닭을 튀기다 보면 유난히 빨리 튀겨지는 부위가 있고, 또 그렇지 않은 부위가 있다. 대개는 날개쪽 부위가 제일 먼저 튀겨져서 기름 표면에 떠 오르고, 다리 부분은 기름의 제일 아랫부분에서 천천히 익는다. 닭이 기름에 튀겨지는 속도는 고기의 근육량에 달려있다고 한다. 닭의 다리 부분은 날개 부위에 비해 근육과 힘줄이 많기 때문에 충분히 익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닭에게 여러 가지 부위가 있듯이, 사람도 여러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는 일마다 시원시원하게 풀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는 일마다 더디게 풀리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 하여 너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닭을 익히는 데에도 각 부위에 맞는 적절한 조리시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날개가 익는 시간에 맞추어 다리를 튀기면 다리는 제대로 익지 않을 것이고, 다리가 익는 시간에 맞추어 날개를 튀기면 그 날개는 너무 타 버리고 말 것이다. 자신이 하는 일들이 매번 더디다고 하여 자신의 삶을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모든 일에는 그것에 맞는 때가 있는 법이다. 다만 지금은 당신의 힘줄을 뜨겁게 하기에 냄비 속 기름이 아직 덜 데워졌을 뿐이다. 이제는 좀 제대로 된 사람을 만나 연애다운 연애를 해보고 싶다던 나의 벗에게 이 글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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