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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배 Jun 22. 2021

가면의 시간 : 가면은 오히려 진실을 말한다

Alexej Von Jawlensky의 <댄서의 초상>

가면은 얼굴을 가린다. 그래서 누군가는 가면을 쓰는 것이 진실을 숨기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가면이 진실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한다. 가면은 누군가의 영혼을 자유롭게 하기 때문이다. 배트맨도, 스파이더맨도 그 가면의 시간을 통해 더 강해지고, 자기 자신에게 더 진솔해지지 않는가.


나에게는 Scott Flinders라는 가면이 있다. 그 이름으로 상모를 돌리고, 그림을 그렸던 시간들은 나의 영혼을 매우 행복하게 하였다.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혹은 회사 기숙사에서 보내고 있는 지금은, 나 개인만을 위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같은 공간 속, 다른 이들의 시선을 의식하여, 내 자신을 숨기고, 양보하고, 자제한다. 그래서 지금의 나에게는 가면이 더욱더 필요하다. 나의 영혼을 자유롭게 해 줄 새로운 가면 말이다. 어쩌면 그 가면을 얻기 위해 더욱 더 SNS에 빠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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