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바르 뭉크의 <세퍼래이션>
카페에 앉아 있는, 나의 등 뒤편으로 한 여인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참아.......... "
나는 뒤를 돌아보고 싶었지만 그 엄숙한 목소리의 무게에 눌려, 고개를 바로 돌릴 수가 없었다. 그 여인은 더욱 가라앉은 목소리로 "참아......"라는 말을 한숨처럼 힘 없이 내뱉었다.
그 여인이 무겁게 내뱉은 음성은 "참아"라는 명령문의 문장이었다기보다는 오히려 "차마"라는 하나의 단어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녀의 그 정체모를 한 마디의 단어는 하루 종일 나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그녀의 목소리가 자꾸만 전염병처럼이나 나의 귀를 맴돌았다.
"(아무리 힘들어도) 참아................"
"(아무리 그렇게 하려고 해도, 나는) 차마............."
그녀의 그 나지막한 목소리에서 밀려오는 먹먹함을 나는 <참아>내고 싶었지만, 나는 <차마> 그러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