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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배 Jul 01. 2021

말을 아끼고 아끼다보니,이제는 말하는 것도 귀찮아졌다

레메디오스 바로의 <새들의 창조>

사막 여우의 친구가 되고 싶어 하는 어린 왕자에게 사막 여우는 이렇게 말한다. "말은 가능한 아끼는 것이 좋아. 왜냐하면 말은 오해의 근원이니 말이야."


요즘 회사 생활을 하며, 말을 많이 아끼고 있다. 말이 많아질수록 감정 소모가 심해지는 것 같다. 감정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명목 하에 말을 아끼고 또 아낀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말을 하는 것까지 귀찮게 생각되어졌다. 메시지로, 이메일로, 텍스트로 전달해도 될 정보들을 굳이 감정을 소모하면서까지 얼굴을 붉히고 이야기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나의 업무에서 감정을 제거하고 있다. 감정 없는, 반복적인 업무처리에 내가 혹시 기계가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하였다. 분명 나의 장점은 타인과의 공감과 교감의 능력에 있다고 생각하였는데, 지금의 나의 위치에서는  능력을 백분 활용하고 있지 못하는 셈이다. 나의 강점들은  어디로 가고, 나는 일만 하는 기계가 되어버린 것일까?


레메디오스 바로의 <새들의 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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