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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희 Oct 18. 2019

'늘솜창작소' 브랜드 프로젝트의 시작

01 작은 기업의 브랜딩  '소소브랜딩'

프로젝트의 시작


‘제주’

언젠가 그곳에서  일을 해보고 싶었다.

강의 일정이 많았던 달, 갑자기 몇 개의  일정을 미루고 느긋한 마음으로 여름휴가를 준비할 시즌이었다.

지난해 연락이 닿았던 한 대표님의 전화를 받았다.

“제주일 한번 해보실래요?”

“ 어떤 일인가요?”

“제주에 계시는 어머님들이 운영하는 천연염색 제품 브랜딩 하는 일입니다.”

'염색이라...'

나는 어릴 적 이것저것 만들고 그리고 바꾸는 것을 좋아했다.

화방에 파는 염색제를 사서 잘 안 입는 옷들에 물들이고 색색깔로 물드는 옷들이 변신하는 것들을 즐거워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염색한 옷은 몇 번을 씻어내고 말리고를 반복했지만 옷에 남은 화학염료 특유의 냄새 때문에 염색한 옷을 오래 입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염색에 대한 어릴 적 기억, 천연이라는 의미에서  불편한 냄새가 떠오르지 않기에 충분히 자연적인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어린 시절 기억과 함께 제주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제주에서의 첫 만남, 그녀들의 밥상

 

제주의 염색공방을 찾는 첫날.

제주공항, 몇 년 전 방문했을 때 보다 몇 가지 바뀐 것들이 눈에  띄었다.

여름의 끝으로 가는 시기였지만, 제주의 한낮은 후덥지근하다.

바다 공기 때문인지 서울보다 더 더운 느낌,  오늘은 50~60대 어머님들과 브랜드 콘셉트 키워드를 찾는 워크숍을 하는 날이다.

50~60대 어머님들과 워크숍은 처음이어서인지 약간은 설레고 약간은 긴장감이 도는 날이다.

처음 해보는 대상이라 약간은 긴장되고, 공감을 얻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잘 정리했기에 이제 실전만 남은 상태이다, 점심시간에 맞춰  공방에서 함께 식사를 하기로 되어 있다.

그리고  오후 시간을 워크숍과 강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만난다. 지방에 가기 되면 그곳의 맛집을 찾아 식사를 하기도 했고 맛집이라는 곳에서 대화가 시작되기도 했다.

밥을 같이 먹는 사이란 참 그런 의미에서 시작을 함께하기 좋은 매개체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들의 공방 차려진 밥상, 오늘은 직접 차려주신  제주의 음식들로 식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보통의 식당 식사와는 비교가 안 되는 음식이다.

처음 마주한 클라이언트들과의 식사 왠지 정감 있는 이 한 끼 식사로 긴장감이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고민을 이야기하는 계기를 열어주었다.

매일 11명의 공방 식구들은 밥을 직접  해 드시다고 한다.

식사가 다 차려진 무렵, 야외에서 모자를 쓰고 염색물을 들이시던 어머님들이 들어오셨다.

공방 내에서는 비누는 만들고 재봉질을 하시는 어머님들 각자의 일을 잠심 멈추고 점심을 드시고 삼삼오오 공방 안으로 들어오셨다.

더운 날이었고,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혀있다.


’함께 일을 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었지.'

같이 밥을 먹고 같이 고민하고 그리고 시간이 함께한 고민이 새로운 일들의 결과를 만든다.

그 땀방울처럼 일의 과정은 시간과 노력과 그리고 서로를 둘려 싼 어떤 공동체 의식 안에서 잘 다듬어지고 완성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는 모습이었다.

잘 삶아진 제주의 돼지고기, 제주에서만  난다는 노각으로 잘 버무려진 겉절이, 직접 키우는 텃밭에서 따온 야채들, 그리고 햇보리로 지은 따뜻한 밥, 그리고 제주에서만 먹는다는 차게 먹는 된장국, 오이가 송송 썰어져 있는 장국은 더운 여름을 시원하고 건강하게 해 줄 음식이었다.

 

’ 그녀들의 노고가 담긴  너무나 맛있는 밥’

어디서 보다 후한 점심을 대접받은 기분이었고,  보통 때보다 더  많은 양의 밥을 먹게 되었던 점심이었다.

손님상이라 돼지고기도 준비하셨다는 센터 실장님, 진심으로 맛있는 밥상, 밥을 먹으며 이렇게 공동체를 통해 함께 밥 먹고 웃고 일하고 때론 투닥거리는 말투로  그녀들의 삶을 담은 이 곳의 브랜드를 잘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 먹을 후 따뜻하게 끓인 물에 내린 커피 한잔 까지 내주시는 분들, 그녀들의 생활을 보여주는 대접받으며 공방에서 그녀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그렇게 생소한 제주말이 오가는 식탁, 맛있는 밥을 먹고 공방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누구보다도 간절히 원하는 우리의 브랜드를 찾아서

 

여기 오기 전 가장 고민했던 것

‘그녀들과 어떤 공감대를 가질 수 있을까?’  

처음 맞이하는 대상, 그녀들의 공방과 일과 삶의 고민은 무엇일까를 고민을 하며 강의안을 정리했다.

대부분의 공방 염색가 분들은 회사 경력 대신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며 살았으며, 이제 그녀들의 일을 찾아 이 공방에서 새로운 일을 통해 또 다른 시작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가정을 꾸리고 육아를 하고 제주에서의 삶을 열심히 꾸리며 일을 하며  살아온 삶.

늘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던 워크숍이라 또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어떤 공감대를 만들며 설명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제주의 여성상, 거친 바다에 맞서는 그녀들의 의식은  자립적인 삶, 주도적인 생활을 원하며 지향한다고 한다.

스스로 자립적인 경제 활동을 통해 가정과 일을 주도적으로 하는 여성의 삶을 지향하는 분들,

강의를 시작하며 그녀들의 삶의 가치와 나와 일치하는 지점을  찾아 나에 대한 소개의 시간을 열었다.

그리고 오늘 늘 하려는 워크숍의  이유와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끄덕이시는 어머님들의 눈을 보며 자 이제 시작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며 본격적인 워크숍에 들어갔다.

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그 간 강의를 다니며 누구보다도 열심히 우리의 브랜드에 대한 내용들을 정리해내는데 열의를 보이신다.


워크숍을 통해 우리의 진짜 소비자가 누구인지에 대해 생각하고,  우리가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키워드들을 찾아 정리한다.

그리고  우리의 제품 브랜드에 대해 아이디어와 의견들을 정리해냈다.

두 시간 남짓 시간을 보내며 오가는 대화 속에 진정으로 그녀들이 원하는 의견들이 쏟아져 나온다.

많은 의견들을 취합하고 묶어내는 워크숍을 통해 공동의 의견들이 정리되어 나왔다.

두 시간 남짓 11명의 공방 식구들과 워크숍을 끝내고, 네이밍 작업을 위한 초기 정보들을 수집되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그녀들이 진짜로 원하는 그녀들의 이름과 그녀들의 콘셉트를 정리하고  앞으로 불려질 그녀들의 얼굴이 될 이름,  생각과 가치를 담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작업이 시작된다.



우리의 이름, 늘 솜씨 좋은 사람들 '늘솜 창작소'


제주의 11인의 염색 전문가가 만들어내는 천연 염색의 제품과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브랜드 네이밍을 만드는 일이다.

워크숍을 수집된 정보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키워드 서클을 만들고,

짧은 시간 내 많은 내용은 아니지만 수집된 핵심적인 내용들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네이밍들을 도출했다.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해주고 계신 대표님과 협의하여 다양한 이름들을 도출했다.

그리고 그녀들의 의견과 평가가 이어졌다

그리고 마지막에 선택된 이름,

그녀들이 직접 선정한 늘 솜씨 좋은 사람들의 브랜드, '늘솜창작소'라는 이름으로 선정되었다.

왠지 정감 가는 한글로 만들어진 '늘솜'  그 이름을 선택한 그녀들만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나의 의견보다 그 브랜드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단어를 선택하는 것이 의미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후보안을 중심으로 선정을 그녀들에게 맡기게 되었다.


자 이제 새로운 브랜드의 옷을 입힐 시간이다.

미팅 중에 잘 만들어진 그녀들의 염색 패턴을 이용한 패키지 아이디어를 얻었고 천연의 염색의 패턴들을 활용해 제주의 전통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브랜딩 작업을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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