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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희 Dec 09. 2019

아이의 발치

워킹맘 다이어리

주말을 시작하는 토요일 
오전 일찍 병원 예약이 있었다.
교정치료를 받는 아이의 발치가 있던 , 불안감은 내가 먼저였지만 불안해하는 아이 앞에서 내색은 하지 못했다.
부정교합으로 교정치료를 시작한  11개월째, 벌써 1년이 되어 가고 있다.
발치가 불가피하여  개의 영구치를 빼야 하는 상황이다.
아이는 결정한    여기  동안 다른 병원을  찾아 재확인해 보려 다녔다.
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두려움이 있었기에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고 싶었다.  
마지막 치과에서 발치는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아이는 마음먹은  보였지만 여전히 아침 병원으로 가는 길이 쉬워 보이지 않는다.
나에게 발치할 때의 아픔에 대해 묻는다.

나는 사랑니를   호되게 고생을 했다.  
 번은  사랑니 발치 덕에   넘게 고생을 하고 턱관절 이상도  생기게 되었다.
어려운 일이었다.
아이에게 발치하고 나서 크게 오래  아플 것이라 이야기했지만,  또한 발치에 대한 기억 때문에 불안한 마음을 버릴  없었다.
발치를 위해 마취주사를 맞고 아이랑 대기실에 앉아 있었다.
다행히 주사는 그렇게 아프지 않았나 보다.
이제 영구치가  올라온 상태라 생니를 빼야 하는데 아이는 새로  이빨에 정이 들었다며 눈에 눈물이 글썽한다.
 말이 마음이  울컥한다.
한번 뽑으면 다시 나지 않는 영구치라는 생각에 아이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발치를 하러 들어가고 15분쯤 후였을까 아이는 뽑은 이를 손에 들고 눈물이 고인체 나왔다.
이빨을 가져가겠다고 해서 챙겨주셨다며 간호사분이 치아 반출에 사인을 하라고 하셨다.
부산물을 밖으로 내보내는  실은 동의가 필요한 모양이다.

 이를 들고 병원을 나섰다. 찬바람에 마음이  서늘하다.
나오자마자 아이가 눈물을 쏟았다.
 잘하고  울어? 준아~. 이제 괜찮아.”
엄마, 아픈 거보다 마음이  아파요.”
 이를 보니 유치와 다르게 이빨의 뿌리 깊이가 상당했다.
 마음도 훅하고 뭔가가 빠진 기분이다.

아이는  길로 나와 눈물샘이 터진   눈물이 자꾸 흐른다. 아이는 거의  집에 도착해서야 진정이 되었다.
엄마, 이빨은 아기 이빨 친구들이랑 같이 넣어줘요. “

그리곤 그래도 자주쓰는 이가 아니라  다행이라며 스스로 마음을 진정시키는 말을 한다.
유치 때부터 빠진 이를 모아둔 유리병이 있다.
 병에 치아를 넣어 줬다.
이제 같이 있으니 괜찮아.”
그렇게 아이의 마음이 괜찮아 지길 바라며 방을 나왔다.
괜찮으려나…’
이를   걱정이 되어 자주 들여다보는 , 통증이 시작되었는지 아이가 타이레놀을 찾는다.
그리곤 열이 오른다.
그렇게  생니는 아이의 마음도 몸도 아프게 했나 보다.
낮부터 계속 아이의 상태를 살피고 보니 아이는 옅게 옅게 앓는 소리를 내며 잠이 들었다.  
며칠 고생하겠구나.’

자는 아이를 보니 몸도 마음도 힘들었음을 느낄  있다.
이를  아픔보다, 다시 돌이킬  없는 뭔가를 잃은 기분이 들었나보다.
 번의 선택으로 돌이킬  없는 일들이 있다.
시간을 돌리지 않으면   그런 일들, 아이는 그런 기분을 느꼈던  같다.

교정과 발치를 하며 많은 생각이 든다.
아이에게  필요한 일이지만  선택은  아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인지   고민이 된다.
이를 빼는 큰일도, 학원을 고르는 것도, 아이의 마음은 어떤지, 지치진 않았는지, 또는 정말  욕심으로 아이를 괴롭히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많이 생각하고 걱정하게 된다.


오늘도 아이는 초저녁부터 잠이 들었다.
학원 숙제도 많은데,   이런 걱정을 하고 있다.
밀린 숙제에 아이가 힘들어할 것을 알면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그리고  욕심인지 아이를 위한 선택은 무엇일지, 육아를 하며  기로에  나를 보게 된다.

아이가 원하는 , 원하는 시간을 배려해주는 것이 맞는 것일까?’
원하는 방향을 잡을  있도록 어떤 길을 먼저 찾을  있게  도와주는 것이 맞는 것일까?’
 길을 찾아주기 위해 내가 지켜야 하는 선은 어디일지…’

많은 고민이 든다.
바른 성장을 위한 교정, 학원을 선택하고 보내는 방식도 아이와 상의하고 진행했지만 어쩌면 그런 방향으로 선택을  수밖에 없게 만든 것은 아니었는지, 나의 시간에 맞춰 같이 해주는 시간에 누군가가 대신해주기를 바라는 보상심리로 아이를 맞추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본다.


아이가 자주 즐겁게 하던 , 재미있는 말과 표정으로 웃던 아이, 그런 말과 행동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살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옳은 선택을   있도록  도와주는  욕심 대신 아이를 위한 일을   있게 , 정말 아이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가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내일은 아이와 좋아하는 코코아 한잔 나누며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오늘의 너와 나의 감정을 이야기하고 나누는 시간, 내가 너의 마음을   알아차릴  있게 아이와도 대화의 시간,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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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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