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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희 Apr 03. 2020

나의 서른

나로 살아가기

나의 서른

아침에 유투브 월간 서른의 인터뷰들을 보며 떠올려보게 된다.


나의 서른은...

치열하고 힘들고 아픈 기억

막 스물을 넘기고 막막한 현실이 앞에 있었고 마음대로 진해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던 때

지금 돌아보니 참  힘들었다.

직장에서는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고. 서른의 하나, 둘, 셋이 되어갈 때 남들 다 하는 결혼이라는 대사를 치워야 할 것이라는 압박감도 컸다.

스물아홉이 되던 해, 세상에서 나의 기둥이었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리고 가세는 기울었다.

지방에 있는 집을 떠나 서울에서 혼자 생활을 시작한 지 3년이 되어갈 즈음이었고, 이기적이지만 집안의 다산 다난함에서 몸의 거리만큼 마음도 멀어지고 싶었던 서른의 시기였다.

서른에 내가 가진 것은 달랑 월세 내는 원룸 하나가 다였다.

마음먹은 대로 되는 일이 없이 서른이 되었을 때  내가 그리던 미래 같은 건 먼 일인 것만 같았다.

혼자 있는 시간은 때론 우울했고, 서울 올라와 얻은 나의 직장에서  뭔가 이루고 싶은  욕구들로 마음이  앞서던 시기였다.


서른이 되고 친구들은 하나둘 가정을 꾸리기 시작했다.

나아가기에 물리적 심리적 벽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었던 그 시기,  내 뒷벽에 우울하고 암울한 어떤 것들을 박아두고 모른척하며 살았다.

그렇게 담아둔 감정들은 가끔 봇물처럼 터져 화가 되기도 하고 눈물이 되기도 했다.


서른을 넘기고 직장에서 나 스스로에게 조금 더 치열해지려고 노력했다.

성취하고자 하는 일은 만들어 냈고, 일과 나는  혼연일체가 된 것처럼 살았다.

혼자 있는 집보다는 회사가 더 안전하게 느껴졌고,  동료들과 있을 때  내 뒷벽에 숨어 있는 어두운  감정들에서 더 멀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크리스마스도 명절도 없이 서른의 초입 그렇게 일에 빠져 집중해야만 살 수 있는 시기였다.

그렇게 일에 빠져 살았다.


결혼, 더 늦기 전에 해야 할 일이었다.

서른셋이 되던 봄 결혼을 했다. 지방에 있는 남자 친구, 지금의 남편과 서울에 있는 나는 주말부부를 자처하며 나는 서로의 독립적인 기간을 가기지로 합의했다.

서른이라는 숫자를 만나며 간신히 나를 잡고 있던  일, 그것을 놓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것 같다.

그렇게 결혼을 하고  아기가 생겼다.


출산, 모든 것의 중심이 바뀌었다.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삶의 모든 패턴이  나의 모든 것이 변화하는 것이었다.

오지 않는 시간들을 막연히 걱정하고 상상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시간이었다.

남편의 거취 나의 거취 모든 생활에 대한 고민과 불안 시작되었다.

그 시기에 나는 나의 내면에 있던 욕구들을 재차 확인하게 된다.

서른이 되었을 즈음 나를 잡고 있던 '일'이라는 것,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 그것이 채워지지 않는다면 나는 행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서른넷, 나는 워킹맘이 되었다.

조금은 이기적인 나를 꺼내놓으며, 그렇게 결혼도 출산도 육아도 함께 해나가기 위해 남편의 거취를 옮기기를 권유했고, 나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나는 예상되는 많은 트러블들을 안고 조금 더 나아가는 길을 걷기로 마음먹었다.

출산과 육아는 나의 성장에 발목을 잡는다.

회사는 그런 곳이었다. 상황에 따라 직장에서 나를 보는 시선은 달라졌다.

경영을 하다 보면 그럴 수밖에 없으리라 팀장이 되고 팀원들을 만나며 어느 정도의 이해력도 생기긴 했지만  믿었던 곳, 뒷등에 칼은 늘 조심해야 한다는 교훈도 얻었다.


서른의 중반, 두 번째 도약을 위해  다른 준비가 필요했다.

십 년이나 넘게 해오던 일에서 나아갈 수 있는  나의 두 번째 직업을 목표로 회사를 다니며 진학을 했고, 그리고 두 번째 직업에 도전하기 위해 육아와 공부, 일을 해나갔다.

그렇게 악으로 치열하게 살았던 서른은  나에게 지금 생각하면 가장 큰 자양분이 되었다.  

치열하게 공부하고 일했던 나에게 직장에서의 성장도 가져왔고 졸업을 하고 목표한 두 번째 직업을 가질 수 있게 했다.

돌아보니 서른의 삶은 그렇게 나에게 일에 대한 성장, 가족과의 관계의 형성, 그리고 새로운 도전 의식을 가지고 살았던 시기였다.


살면서 언제나 기회는 있다.

아직 다 살아보지 않았지만 서른이라는 시기는 돌아보면 가장 많은 위기와 기회, 선택지들이 존재했다.

그 기회에 도전 의식으로 똘똘 뭉쳐 성취하고자 했던  불안정 하지만 가장 의욕적이었던 내 삶 속에 또 하나의 시대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나의서른 #서른 #워킹맘 #여성의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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