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상처와 회복
빨갛게 붉어진 얼굴
부끄러웠다
나는 그 시절 자주 빨리
그리고 아무 이유없이
홍당무가 되었다
내성적이었던 성격 탓이었는지
그저 빤히 바라보는 이만 있어도
아무런 감정이 없던 일에도
자주 붉어졌던 얼굴
마음을 들킨 것 같이
모두 앞에서 홀딱 벗겨진
그런 기분을 자주 느끼는 것
순수해보였을 수도 있지만
그 이유로
말 한마디를 줄이고
뒤로 숨게되는 이유이기도 했다.
열정만 많고 부족함이 많았던 시절
불완전한 나를 괜찮다 다독이며
들쑥날쑥 내 마음들을
곱씹으며 대처하고 싶었던
마음의 무게가 그대로
드러났던 것은 아닐까?
지금은 그렇게 자주
홍당무가 되었던 나를
불안정하지만 지금보다 더
솔직하고 순수했던
내 삶의 시간이라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 왠만해선
동요되지 않는 마음과 얼굴로
살아가고 있는 지금
더 단단한 마음을 가진 내가 되어있다
그리고 때때로 그 시절의 내가
가끔은 그리워 지기도 한다
컴플렉스로 남아있던
나의 홍당무는
열정많고 순수했던
나의 가장 사랑스러운 시절의
한 장면으로 담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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