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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오브피스 Oct 10. 2021

애플 tv+는 잘 되고 있을까?

애플tv+가 론칭한지도 거의 2년이 다 되어간다. 애플tv+는 2019년 3월 애플 이벤트에서 처음 공개되었으며, 같은 해 11월에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공개 당시에는 엄청난 화제였다(당시에도 OTT 서비스는 많이 있었지만 무려 애플이기에 관심은 지대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봤을 때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기엔 존재감이 애매하다. 최근 <테드 라소>라는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가 인기를 얻으며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지만, 주변에서 애플tv+를 구독하는 사람은 여전히 찾아보기 힘들다.


애플tv+에 대한 기본 정보, 그리고 과연 얼마나 많은 이들이 보는지, 넷플릭스 킬러가 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함께 살펴보자.


1. 일단 기본 정보부터



애플tv+는 넷플릭스와 같은 유료 OTT 서비스이다. 애플은 원래 아이튠즈라는 플랫폼을 통해 TV 드라마, 영화, 음악, 팟캐스트 등을 제공했는데, 2019년을 기점으로 아이튠즈가 사라지고 애플tv, 애플 뮤직, 애플 팟캐스트 같은 개별 앱으로 쪼개졌다. 그중 애플tv 앱에 (아이튠즈에서 제공되는 TV 드라마나 영화와 더불어) 애플tv+라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추가된 것이다.


즉, 애플tv에는 구입하거나 대여해서 볼 수 있는 작품과, 구독형 스트리밍 방식으로 볼 수 있는 애플tv+ 오리지널 작품들로 나뉘어있다. 애플tv+는 애플tv의 하위 서비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월 구독료는 $4.99이며 첫 7일은 무료다(이후 자동 결제). 위에서 언급했듯이 애플tv+만 이 가격이고(애플tv+ 오리지널 작품들을 볼 수 있음), 별도 판매 중인 작품(예를 들어 <인셉션> 같은 영화)들은 따로 결제해서 봐야 한다.


애플tv+는 현재 100여 개 국가에서 서비스 중이며 거기에는 한국도 포함되어 있다(한국어 자막도 물론 지원한다). 애플 기기뿐만 아니라 스마트TV, 게임 콘솔, 안드로이드 폰과 윈도우 PC에서도 볼 수 있다. 다만 안드로이드 폰과 윈도우 PC에서는 별도 앱은 없고 웹으로(tv.apple.com) 봐야 하니 참고.


2. 몇 명이나 보는가?



안타깝게도 애플tv+의 공식 가입자 수는 정확히 공개된 것이 없다. 그러니 대략적인 데이터를 활용해 대략적인 추측을 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4가지 데이터를 준비했다.


(1) 조사 기관 Ampere Analysis는 애플tv+ 가입자 수가 2019년 말 기준 3,360만 명인 것으로 추정.

(2) 조사 기관 Statista는 2020년 말 기준 4,000만 명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

(3) 애플과 미국 연예산업노조(IATSE)와의 대화에서 애플tv+ 가입자 수가 (미국+캐나다 한정) 2021년 7월 기준 2,000만 명 이하인 것으로 밝혀짐.

(4) 애플은 2021년 2분기 어닝콜에서 서비스를 유료로 구독하는(애플 뮤직, 아이클라우드+, 애플tv+ 등) 사용자 수가 6억 6,000만 명을 넘었다고 밝힘.


가장 정확한 숫자는 애플이 직접 밝힌 '2,000만 명 이하'라는 숫자인데, 이건 북미 지역 한정이니 다른 국가의 숫자는 추측에 기대야 한다.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는 전세계 2억 명 정도이고, 그 중 북미의 지분이 약 30~35% 정도다. 지역별 오리지널 작품이 없는 점(대부분 미국 중심의 작품)과 글로벌 마케팅이 공격적이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애플tv+의 경우 북미 가입자 비율이 넷플릭스와 비교했을 때 더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


애플tv+의 북미 가입자 비율이 대략 50%라고 가정했을 때, 전세계 가입자 수는 (조사 기관들이 예측한대로) 약 3,000~4,000만 명 사이, 애플 전체 유료 서비스 중 약 5% 정도를 차지할 것이다.


'꽤 많이 보는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문제는 무료 가입자 비율이 생각보다 높다는 점이다. 애플은 tv+를 띄우기 위해 기본 7일 무료와 별개로 애플 기기를 새로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3개월 이용권을 껴주는 마케팅도 실시 중이다. 이런 방식으로 애플tv+를 '찍먹'해보는 사람들은 돈을 내지 않으니 무료 가입자인 셈인데, variety.com 기사에 따르면 무료 가입자 비율은 무려 60%가 넘는다. 그리고 그 중 절반 정도는 무료 기간이 끝나면 더 이상 구독할 의사가 없다고 한다.


물론 3,000~4,000만 명이라는 숫자가 애플이 기대한 것에 비해 높은지 낮은지 확인할 길은 없다. 다만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처음에 예상했던 것보다 낮은 것은 확실하다. 북미에서 어떤 스트리밍 서비스가 인기 있나 검색해보면 대부분의 경우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 훌루, HBOMAX 선에서 끝난다.


3. 문제는 결국 콘텐츠 



애플에서 밀고 있는 오리지널 시리즈에 대한 평가는 괜찮은 편이다. 유명 배우 제니퍼 애니스턴과 리즈 위더스푼이 주연을 맡은 <모닝 쇼>는 IMDb 평점 8.4점이며 시즌2가 방영 중이다. 애플 이벤트에서 자주 언급되는 <테드 라소>는 2021 에미상에서 코미디 부문을 휩쓸었다.


하지만 재미와는 별개로, 이 작품들이 플랫폼 흥행을 이끌 정도의 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시청률 자료가 없으니 가늠하기 힘들지만, 구글 트렌드에서 작품 키워드를 비교해보면 관심도 차이는 명확하다.


(그 와중에 <오징어 게임> 존재감이 미쳤다...)


또한 구독해도 '오리지널 작품만' 볼 수 있다는 것은 보는 사람 입장에서 부담이다(아무리 가격이 넷플릭스 반값이라 해도…). 애플tv+ 오리지널 작품의 개수는 아직 100개도 되지 않기 때문에 거의 필연적으로 '다른 거 볼 거 없나…'라며 탐색하게 된다. 그러나 서문에서 언급한 <인셉션> 같은 영화는 별도로 결제해서 볼 수밖에 없는데, 넷플릭스에서는 추가 결제 없이 구독만 했다면 바로 볼 수 있다. 이러니 (<인셉션>을 볼 생각이 없어도) 괜히 손해 보는 기분을 떨치기 힘들다.


여담이지만 애플이 만든 서비스라 그런지 '애플 기기에서만 볼 수 있는 거 아니야?' 같은 오해도 많다. 애플tv+는 (애플이 아닌 기기를 포함해) 다양한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애플 서비스니까 애플에서만 되겠지'라는 이미지가 강해 빚어지는 오해인 것으로 보인다.


결론: 애플이라도 쉽지 않네

콘텐츠 사업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애플tv+ 론칭 때 스티븐 스필버그, 제니퍼 애니스턴, 리즈 위더스푼, 제인스 모모아,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 연예인들이 직접 나와 서비스를 소개하는 모습을 보고 '애플이 정말 이 갈았구나'라고 느꼈지만, 그 느낌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았다. 아직은 사람들을 폭발적으로 끌어들일 무언가가 없다.


애플의 게임 플랫폼인 애플 아케이드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나는 월 구독하면 수많은 고퀄리티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 반해 바로 결제했다. 아이패드에 게임 패드를 블루투스로 연결할 수 있어 '아이패드가 진정한 게임기로 재탄생했구나' 싶었다. 하지만 첫 2~3주 신나게 즐긴 후에, 더 이상 할 게임이 없어 그대로 구독을 취소했다.


콘텐츠는 질만큼이나 양도 매우 중요하다. 사람들의 취향이 잘게 파편화된 요즘 세상에, 기술적으로 완벽히 준비된 것만으로는 한참 부족하다. 양도 그냥 전체적으로 많은 것이 아니라 '내 취향에 맞는 작품'이 많아야 한다. 애플tv+는 론칭된 지 아직 2년밖에 되지 않았으니 계속 지켜봐야겠지만, 1, 2위를 다투는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는 더욱 빠른 속도로 앞서가고 있다.


<참고 자료>

- 글에 사용된 애플tv+ 로고는 위키피디아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 애플tv+ 이미지는 앱에서 직접 캡처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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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내용은 요즘IT와 함께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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