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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오브피스 Sep 11. 2022

맛집 검색 안 해보기

밥 먹으러 외출할 때, 어디에서 무엇을 먹을까 지도 앱에서 검색하는 것이 너무 당연해졌다. 리뷰를 보고, 사진과 가격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예약까지 하면 안심된다. 기대한 만큼의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루틴이 지겨워졌다. 그냥 걸으면서 들어가고 싶은 곳을 찾는 경험이 그리워졌다. 두리번거리며 발견하는 재미, 맛있는 집인지 아닌지 도박해보는 느낌을 잊은 지 오래 지났다.


내 입맛이 단순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랜덤 하게 들어갔을 때 '에이 맛없어'라고 느낀 경우는 거의 없었다. 맛없으면 맛없는 대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도 좋다. 맛도 맛이지만 그것보다 뭘 먹을까 눈으로 보면서 고민, 결정, 확인하는 경험 자체가 즐겁다.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갔는데 가격이 비싸다면? 그럼 당황하면서 가게를 나오면 된다. 가격에 당황하는 경험도 귀하다.


최근에 다른 사람에게 맛있는 가게를 추천받았는데, 일부러 앱에서 사진을 보지 않았다. 가게 이름과 대략적인 위치만 확인했다. 영화 스포일러를 피하는 것처럼, 굳이 메뉴 사진과 후기까지 확인할 필요는 없다고 느꼈다. 현장에서 음식이 짠하고 나왔을 때 처음으로 보는 것이 사진으로 미리 보는 것보다 재밌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도 좋은데, 가끔은 소소하고 불확실한 행복도 챙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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