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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오브피스 Oct 23. 2022

모두를 만족시키는 UI는 없는 듯

UI를 아무리 심플하게 구성하고 최적화해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민팃이라는 서비스가 있다. 스마트폰을 중고로 팔고 싶을 때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는 형태는 아니고, 민팃 ATM에 가서 스마트폰을 집어넣으면 시세에 맞춰 금액을 내 계좌로 송금해주는 방식이다. 모든 절차가 무인으로 이루어져 중고 스마트폰을 빠르게 현금화하고 싶을 때 유용하다.


집에 안 쓰는 휴대폰이 7개 있었다. 스마트폰은 아니고, 과거에 아내가 쓰던 2G 폴더폰들이었다. 비록 민팃 ATM은 스마트폰을 처분하는 기계이지만, 폴더폰도 수거는 해준다. 가격은 개당 1,000 원. 버리는 것보다는 낫겠다 싶어 8개를 바리바리 들고 갔다.


민팃 ATM의 조작법은 단순하다. 화면의 안내에 따라 터치를 하고, 휴대폰 투입구가 열리면 기기를 넣고 기다리면 된다. 그 후에 마무리 조작을 하고 금액을 송금받고 끝.


재밌는 건 나보다 앞서 민팃 ATM을 이용하던 아저씨의 행동이었다. 민팃 ATM은 화면을 눌러서 시작을 하면 된다. 아저씨도 당연히 그렇게 행동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화면을 누르지 않고 기기 투입구의 뚜껑을 누르고 있었다. 뚜껑에는 'OPEN'이라고 적혀 있는데, 누르면 투입구가 열리는 것으로 이해한 것이었다.


화면에서 '여기를 누르세요'라고 나와있었지만, 그의 눈에는 투입구 뚜껑의 'OPEN'이 먼저 들어와 버렸고 거기에 꽂혀버렸다. 아저씨는 손가락으로 뚜껑을 여러 번 누르다가 "왜 안 되냐?"라며 혼잣말을 했다. 내가 뒤에서 화면을 먼저 누르셔야 한다고 말해준 다음에야 그의 절차가 진행될 수 있었다.


화면 터치로 조작을 시작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끼지 않는 사람도 아직 있겠구나, 새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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