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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오브피스 May 14. 2023

아날로그가 죽어도 안 죽는 이유

<아날로그의 반격>이라는 책을 읽었다.


우리가 디지털 공간에서 느끼는 미세한 공허감을 근거와 함께 잘 풀어낸 책이다. 디지털의 대부분은 아날로그의 시뮬레이션이며, 사람은 아날로그를 벗어날 수 없다. 사람 자체가 아날로그이기 때문에.


디지털과 아날로그. 각자의 역할은 뚜렷하다. 디지털은 효율을, 아날로그는 정서를 담당한다. 즉, 효율에 중심을 둔 아날로그는 빠르게 대체된다. 반대로 디지털만으로는 정서를 채울 수 없다.


1. 책에서 독립 서점이 그 예시로 나온다. 과거에는 동네 서점이 많았다. 그러나 대형 서점이 들어서면서 동네 서점들은 빠르게 사라졌다. 그리고 대형 서점은 온라인의 등장으로 존재 의미를 조금씩 잃어갔다. 그렇게 오프라인 서점이 완전히 사라질 줄만 알았는데, 문화와 커뮤니티를 경험할 수 있는 독립 서점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서점은 온라인으로 대체된다. 하지만 정서를 채워주는 독립 서점은 대체가 되지 않는다.


2. 어린 시절을 아날로그 세상에서 보낸 나에게 필름 카메라는 그저 구시대의 유물일 뿐이다. 하지만 아기 때부터 아이패드를 누르며 자란 세대에게는 '사진을 찍으며 놀 수 있는 장난감'으로 받아들여진다. 신선한 경험인 것이다. "디지털에 더 많이 노출된 세대일수록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매력을 덜 느꼈다."라는 문장이 인상 깊었다.


3. 디지털 시대의 사람들은 외롭다. 사람들은 친구도 원하지만 커뮤니티를 원한다. 함께 웃고 떠들 수 있는 커뮤니티를 원한다. 게시물 댓글란에서 킥킥대는 것 말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 모여있고 싶어 한다.


...


아날로그의 단점은 그것이 무겁고, 공간을 차지하며 귀찮다는 것이다. 그것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면 디지털 전환이 유리할 것이고, '느끼고 즐기고 싶은 것'이라면 아날로그 형태가 알맞을 것이다. 디지털 경제가 모든 것을 집어삼킬 것만 같지만, 정말로 모든 것을 다 디지털로 바꿀 수는 없다. 설령 바꿀 수 있더라도, 반드시 잃는 것이 생긴다.


둘은 공존할 수밖에 없으며 공존하는 것이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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