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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오브피스 Jun 18. 2023

구독이 많은 것을 노잼으로 만들었다

내가 유료로 구독하는 것이 몇 개 있다. 쿠팡, 노션, 1Password, 구글 드라이브, 네이버플러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월 요금을 내가며 구독 중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다. 월 구독 요금제가 많은 것을 재미없게 만들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쿠팡이나 노션 같이 '필요에 의해' 구독한 것들은 괜찮다. 필요할 때 사용하면 되니 아무 문제없다. 문제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PS Plus 등 '재미를 위해' 구독한 서비스들이다.


넷플릭스를 예로 들어보자. 월 15,000 원 정도면 넷플릭스에 있는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범인은 '무제한'이다. 무제한이 되니 그 어느 것도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선택에 대한 제약이 없으니 아무런 구속력이 없다.


과거에는 꼭 돈이 아니라도 시간에 대한 제약이 있었다. 비디오 대여점에 가면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기왕 대여점까지 왔으니'라는 생각에 뭐라도 하나 빌렸다. 빌렸다면 돈까지 냈으니 (영화를 보기도 전에) 시간과 돈을 투자한 것이 되었고, 그러니 재미없더라도 끝까지 봤다. 그러다 '기대했던 것보다 재밌는데?'라고 느끼는 작품을 발견하기도 했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플레이스테이션의 PS Plus를 구독하면 매달 구독자 전용 무료게임을 여러 개 제공한다. 이상적으로는 그 게임들을 열심히 플레이하고 월 요금을 계속해서 내는 것이다. 문제는 이 게임들이 내가 선택해서 구입한 것이 아닌, 그냥 구독한 상태에서 주어지는 것이다 보니 그다지 흥미가 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 느낌? 돈을 내는 방식이 바뀐 것만인데도.


가끔 '이걸 무료로 준단 말이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인기 게임을 제공할 때도 있지만, 확실히 내가 돈 주고 샀을 때와는 느낌이 다르다. 무료로 받은 게임은 플레이 1시간 이내에 재밌어지지 않으면 그냥 꺼버리기 일쑤다. 반대로 7~8만 원 주고 산 게임은 돈이 아까워서라도 끝까지 클리어한다. 그리고 그중에는 '와 초반에 지루하다고 꺼버렸으면 어쩔뻔했지? 너무 감동적인 게임이었다'라고 느낌 작품도 많다.


내가 아무리 노잼이라고 떠든다고 한들, 월 구독 요금제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가성비가 너무 좋은 모델이라 어쩔 수 없다.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영화든 드라마든 게임이든, 각 작품이 특별하게 느껴지도록 노력하는 것은 나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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