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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오브피스 Aug 06. 2023

차이나조이2023 후기

저번주 중국 상해에서 열린 차이나조이2023을 다녀왔다. 중국 최대 게임쇼로, B2C와 B2B 합쳐서 모두 9개관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그동안 내가 차이나조이에 들은 이야기는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사람이 너무 많고 덥다, 안내가 불친절하다, 볼거리가 부족하다 등 '굳이 갈 필요 없다'라는 의견이 많았다. 나도 처음에는 가기 싫었다. 하지만 어찌어찌하다 보니 가게 되었다.


행사의 첫인상은 별로였다. 줄이 길었고, 더워서 땀이 줄줄 흘렀고, 안내 표지판도 부족해 헷갈리기 일쑤였다. 안내받은 길로 가면서도 불안해 계속해서 길을 물어봤다. 겨우겨우 티켓을 입장권으로 교환하고 나니 다음은 앱으로 본인인증을 해야 했는데... 본인인증은 어떤 이유에선지 오류 메시지만 뱉어냈고, 결국 안내 부스에서 사정을 설명해 어찌어찌 억지로 들어갔다. 어찌어찌 대충 진행되는 구간이 많았다.


그러나 행사 내용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거대하고 다양했다. 거대한 만큼 다리가 아팠지만, 보는 재미만큼은 3일이 부족할 정도로 최고였다.


전시 카테고리는 크게 5가지로 나뉘었다.


1. 중국 게임

2. 해외 게임

3. 일본 IP 전시 (건담, 드래곤볼 등)

4. 피규어, 프라모델 등의 굿즈 전시

5. 하드웨어 전시 (PC, 키보드, 헤드셋, 콘솔 등)


중국 하면 스케일인데, 거기에 다양성과 퀄리티도 빠지지 않음에 놀랐다. 워낙 다양하다 보니 잡스러운 퀄리티의 제품도 있긴 했다. 하지만 그만큼 고퀄리티의 제품도 많았다. 내가 중국어를 못하고 중국 휴대폰 번호가 없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재밌어 보이는 게임과 엔터테인먼트가 수두룩했다.


그 사이에 일본 IP의 존재감이 확실했다. 중국의 개발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IP는 기술력만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건담>, <드래곤 볼>, <세인트 세이야> 등 일본의 만화/애니메이션만의 감성은 중국 사람들도 열광하게 만들고 있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 게임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전부 합쳐도 5개 미만 정도? 중국 게임의 물량공세와 준수한 퀄리티, 유저들과의 밀접한 운영을 뛰어넘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게 아닐까 추측한다. 일본처럼 IP가 다양한 것도 아니고. 여러모로 위기가 느껴졌다.


가장 걱정한 '더위'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일단 상해 근처에 태풍이 접근하던 상황이라 날이 흐렸고, 전시장 내부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일정하게 유지됐다. 게다가 게임쇼임에도 불구하고 게임 시연 부스가 많이 없어서 관람 회전율이 빨랐다. 시연이 적은 것은 아쉬웠지만, 그만큼 다양하게 둘러볼 수 있는 부작용(?)이 마음에 들었다. 게임을 해보는 것은 온라인 베타로 진행하고, 오프라인에서는 이벤트에 집중하는 형태가 오히려 나을지도 모르겠다.


중국에 대한 (좋은 의미로) 강렬한 인상을 받은 뒤, 나는 중국어에 관심이 생겼다. 지금은 간단한 문장 몇 마디와 한자를 읽는 정도지만,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업무에 쓸 정도까지 잘해지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적어도 중국의 인터넷 서비스를 조금씩 이용해 볼 수 있는 정도까지는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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