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프레시백이다.
신선 식품을 배달해 주는 쿠팡 프레시 서비스를 이용하면, 박스로 받을지 프레시백으로 받을지 선택할 수 있다. 프레시백은 여러 번 사용이 가능한 보냉 가방이다. 그리고 나는 항상 프레시백으로 받기를 선택한다.
쿠팡이 늘 그렇듯이 배송은 빠르고, 가격이 괜찮으며, 물건도 제대로 온다. 지난 1~2년 간 문제가 있었던 적은 손에 꼽는다. 아마 데이터상으로는 완벽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중이라 잡히지 않을까.
문제는 프레시백을 여닫을 때 사용되는 찍찍이에 있다.
프레시백은 나 혼자가 아닌 쿠팡 프레시 배송을 받는 모두가 공유하는 가방이라 수백수천 번 열고 닫게 된다. 그러는 과정에 찍찍이가 너덜너덜해지고, 부스러기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어느 날 집 바닥 여기저기에 1mm 크기 C 모양의 부스러기들이 보였는데, 알고 보니 프레시백 찍찍이에서 떨어져 나온 잔해였다.
그때부터 프레시 배송을 가지러 갈 때의 감정이 변하기 시작했다. '오늘도 무사히 왔군'이 아니라 '아... 찍찍이 부스러기...'로 바뀌었다. 프레시백 내용물을 다 꺼낸 뒤에는 바닥을 테이프클리너로 훑어주어야 하니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프레시백을 집에 갖고 들어오지 않는 방법도 있지만 그건 그거대로 귀찮고.
결국 쿠팡 프레시를 쓸 때 느끼는 긍정적인 감정이 팍 줄었다는 이야기다. 데이터상으로는 완벽한 서비스였음에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