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스타2023 행사에서 게임 업계 유명 인사들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중 <용과 같이> 시리즈 총괄 PD 사카모토 히로유키의 메시지가 기억에 남는다.
그는 강력한 게임 개발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3가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1. 유니크함 (뻔한 것을 만들지 않는 것)
2. 신선도 (결과물을 지속적으로 내놓기)
3. 주인의식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면 의사결정이 빨라짐)
인상적이었던 것은 3. 주인의식을 어떻게 갖게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의 답은 매우 단순했다. 개발이 완료된 결과물을 개발 당사자가 직접 발표하고 시연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A라는 개발자가 캐릭터의 달리기 모션을 개발했다고 하면, 개발 팀장이 이를 취합해 총괄 PD에게 보고하는 대신 A 스스로가 모두에게 보고하게 하는 방법이다.
책임자인 개발 팀장이 대신 보고할 경우 A 입장에서는 '일을 완료했다' 정도의 느낌에서 끝난다. 하지만 직접 시연하면 내 결과물을 모두에게 직접 보여주는 것이므로 책임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사람들의 리액션이 신경 쓰여 어떻게든 더 잘 만들고 싶어 진다.
게임쇼에 참가할 때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인 경우 마케팅 담당자가 게임 시연대를 설치하면 시연 안내는 외주 안내원들이 맡아서 운영된다. 하지만 <용과 같이> 팀은 직원들이 직접 안내원 역할을 수행한다. 그 이유는 게임쇼는 게임 유저(=고객)를 직접 만날 기회이며, 팀이 만든 결과물에 대해 유저들이 어떻게 반응하나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기 때문. 내가 개발한 달리기 모션이 화면에 나왔을 때 유저가 '모션이 좀 어색하네...' 같은 표정을 하고 있다면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유저 피드백을 받고 수정한다'는 프로세스가 같아도, 이게 문서를 통해 이루어지냐 사람대사람으로 이루어지냐는 그 질이 다르다는 결론이었다. 고객의 피드백을 정보로 받는 것이 아닌 몸으로 느껴야 한다는 것. 나 또한 최근에 직접 만나 이야기하는 것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는터라 공감하는 바가 컸다.
나만의 결론으로 요약해 보자면 '정보의 교환은 문서로, 의견과 느낌의 교환은 직접 만나서' 정도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