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 매니저 원칙>이라는 책을 썼다. 나 혼자 만든 것은 아니고, 현업에서 종사하는 나 포함 총 9명의 PM(프로덕트 매니저)들이 함께 모여 쓴 책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각자의 원칙을 설명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현업 PM에게는 '다른 PM들은 무슨 생각하면서 일하나?'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책일 것이다. 또, 구체적인 사례나 방법론이 여럿 등장하기 때문에 PM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가려움도 긁어준다. 대신 책에 등장하는 모든 내용을 알아야 PM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마치 쇼핑을 하듯이, 등장하는 원칙 중 나에게 필요한 것만 쏙쏙 골라가는 형태가 이상적이라고 본다.
저자 9명의 커리어 배경은 카카오, 쿠팡, 네이버, 크몽, 엔카 등 다양해서, 마치 개성만점의 단편집 같다는 느낌을 준다. 내용뿐만 아니라 글의 구성 방식에서도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 더욱 그렇다. '이 사람은 이렇네, 저 사람은 저렇네'라며 비교하면서 읽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업무에 적용해 볼 만한 포인트를 던져주어 실질적인 도움도 된다.
나는 요즘IT라는 플랫폼에 월 1회 글을 연재하고 있는데, 이 플랫폼의 리더분이 나를 출판사와 연결시켜 주었다. 책을 통해 나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기 때문에 흔쾌히 참여했다.
첫 원고를 제출했을 때가 기억난다. 나름 재밌는 글이라 자신하며 원고를 제출했는데, 편집자님은 고치거나 들어냈으면 하는 부분, 더 추가하면 좋을 내용에 대한 피드백을 여러 개 던져주었다. 늘 그렇듯이 내 글에 대한 타인의 피드백을 직시하는 건 고통스러웠지만, '좋은 책을 만들자'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하고 있음을 잊지 않으려 애썼다(머리와 마음이 일치되지 않을 때의 고통...). 결과적으로는 편집자님의 피드백을 수용한 덕분에 글이 훨씬 더 재밌어졌다.
또 하나. 다른 저자분들처럼 누가 들어도 알만한 커리어 경험이 나에게는 없기에 위축될 때가 있었다. 물론 나를 공동저자로 넣을만하니 연락이 닿은 것이겠지만, 그래도 잠시 나의 커리어와 타인의 커리어를 비교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의미 없는 생각이므로 깊이 빠져들진 않았지만, '내가 이 사람들과 공동저자로 올라가는 게 맞나?' 같은 의문이 들곤 했다. 다행히 지금은 "내 글이 제일 재밌어!"라고 말하는 뻔뻔한 마음이 자리 잡았다.
예스24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라고 검색했을 때 나오는 도서의 수가 10개가 채 되지 않는다. 그에 비해 관심도는 계속 높아지는 포지션이라, 나름 찾는 이가 많지 않을까 기대 중. 유튜브 영상으로도 배울 내용은 많지만 책이 주는 가치가 또 남다르니까. 해외 유명 PM들의 번역서도 좋지만, 국내 현업인들의 이야기는 더 와닿게 느껴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