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3년의 마지막 날. 나는 매년 말일, 한 해를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냥 떠오르는 대로가 아닌 5개의 주제로 틀을 잡는다.
1. 기억에 남는 일
2. 반성할 일
3. 개인 OKR 마무리
4. 기억에 남는 서비스/제품 정리하기
5. 올해 소비한 콘텐츠
올해 배운 것, 뿌듯했던 일, 여행 다녀온 것 등 기억에 남을만한 이벤트를 적는다. 예를 들어 '아내와의 사이가 계속 좋았던 것' 같이 느낌적인 것도 적지만, '1년 동안 식단을 80% 이상 지킨 것'처럼 수치 기반의 결과도 적는다. 느낌보다는 결과 위주로 적는 것이 좋다. 그리고 결과가 마음에 드는지 안 드는지에 맞춰 현재 생활에 변화를 주면 된다.
기억에 남는 일은 아무래도 긍정적인 부분 위주로 적게 된다. 따라서 반성할 일도 반드시 적는다. 나의 경우 무리하게 운동하다 테니스엘보가 생겼던 일이나, 체지방률이 쭉 하락하다가 (잦은 음주로 인해) 다시 올라간 사실을 적었다. 적은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액션을 다음 해 캘린더에 집어넣으면 된다.
나는 분기마다 개인 OKR을 잡아놓는다. '글을 매주 n편 쓴다', '중국어 학습지를 완료한다' '돈을 n원 모은다' 같은 목표를 세워 수치를 추적한다. 4분기 OKR 결과를 기입한 뒤, 한 해의 성과를 %로 확인하면 된다.
한 해를 보내며 수많은 서비스와 제품을 사용했을 것이다. 그중 기억에 남는 것을 적은 뒤 간단한 감상을 첨부해 보자. 예를 들어 나는 올해 등장한 Arc 브라우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잘 만든 브라우저이기도 한데, 회사와 제품 방향성을 브이로그 스타일로 유튜브에 공개하는 방식의 마케팅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그 외에는 정말 수많은 AI 서비스들이 생각난다.
한 해 동안 본 영화나 드라마, 클리어한 게임, 읽은 책 등을 모두 적는다. 꽤 많기 때문에 한 번에 정리하지 말고, 완료할 때마다 노션에 표시해 놓아야 편하다. 새롭게 발견한 유튜브 채널을 기록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살면서 보고 듣는 것이 우리의 정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나의 뇌가 뭘 먹고살았는지 점검해 보면 앞으로의 소비 방향성을 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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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회고를 마쳤으면 새해 목표를 세워야 한다... 고 생각할 수 있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사실 나는 새해 목표라는 개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방향성 정도만 정하고(예: 내년에는 건강을 더 챙겨야겠다), 목표는 분기 단위로 세우는 쪽이 도움 된다고 생각한다. 월 단위 목표, 주 단위 목표를 세워도 좋다. 요점은 목표 기간이 짧아야 내가 당장 뭘 해야 하는지 계획을 세우고 측정하기 용이하다는 점이다. 1년 단위 목표는 너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