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랙 고객센터에 감탄했던 이야기를 하나 해보겠다.
슬랙에는 캔버스라는 기능이 있다. 캔버스에는 글과 사진을 자유롭게 입력할 수 있다. 그냥 슬랙 메시지로 던지는 것이 아니라, 캔버스에 정리해 놓은 뒤 전달하면 상대방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캔버스에는 템플릿이 제공이 되는데, 어떤 템플릿이 있나 둘러보던 중 오류를 한 가지 발견했다. 뉴스레터 템플릿이었는데 문장 중간중간에 불필요한 띄어쓰기가 있는 것이다!
스크린샷을 찍어서 슬랙 고객센터로 보냈다. 나는 캔버스 기능을 쓰지도 않고, 템플릿 디자인의 문제지 기능상의 문제는 아니 라 아무래도 좋은 오류였지만, 개선돼서 나쁠 건 없으니 문의를 넣었다. 늘 그렇듯이 슬랙 고객센터 담당자가 빠르게 응답해 주었다(언제나 빠르다). 아래는 고객센터 담당자와의 대화를 요약한 것:
[나] 캔버스 템플릿에 불필요한 띄어쓰기가 있어요.
[슬랙A] 혹시 CMD+Shift+R을 눌러 새로고침을 한 후에도 여전히 있나요?
[나] 네, 여전히 있네요.
[슬랙A] 혹시 템플릿을 복사한 후에 사용할 때도 띄어쓰기가 있나요?
[나] 네, 복사한 후에도 있습니다. 다른 템플릿은 괜찮고 '월간 뉴스레터'라는 이름의 템플릿만 그래요. 사실 템플릿 사용하는 데는 아무 문제 안 되고요, 그냥 더 깔끔하게 보이면 좋으니까 문의를 넣은 겁니다.
[슬랙B] 슬랙A 담당자가 휴가라 제가 대신 답변 드릴게요! 혹시 템플릿 말고 다른 부분에서 발생하는 오류는 아니죠?
[나] 네, '월간 뉴스레터' 템플릿에서만 그렇습니다.
[슬랙B] 확인 감사합니다. 내부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사소한 문의에도 대화를 여러 번 왔다 갔다 해야 해 좀 귀찮긴 했다. '그냥 5초 만에 수정할 수 있는 띄어쓰기 문제라고! 젠장!!'이라는 것이 나의 솔직한 속마음이었다. 슬랙처럼 거대한 프로덕트에 대한 오류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이런 사소한 오류 따위 절대 수정 안 하겠지? 슬랙도 이제 대기업이 된 건가...'라며 혼자 단정 지었다.
그러나 일주일 후 다시 캔버스 템플릿에 들어가 보니 띄어쓰기가 수정되어 있었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누구도 피해보지 않는 오류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정해 주었다는 사실이 기뻤다. 슬랙에 대한 애정이 +1 추가되었다. 그리고 근거 없이 단정지은 사실을 조금 반성했다.
8년 전이었나? 서비스 초창기 때 슬랙이 자사 홈페이지에서 양말을 팔던 것이 기억난다. 배송 이슈로 인해 중간에 취소할 수밖에 없었는데,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서 사놓을 걸 그랬나 후회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