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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오브피스 Jun 09. 2024

"광고 짜증나"에 대한 답변

얼마 전 친구들과 춘천으로 여행을 갔다. 숙소 사장님이 아침으로 토스트를 만들어주셨는데, 맛있게 얻어먹으며 사장님과 이런저런 잡담을 하게 되었다. 이야기 도중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스스로를 소개할 타이밍이 있었다.


"저는 광고 수익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광고 수익화가 정확히 뭐예요?"
"사장님 스마트폰 쓰실 때 여기저기 광고 보이시죠? 그런 광고들 보여주는 게 제 일입니다."
"아 그래요? 근데 요즘 광고가 너무 많이 떠서 짜증 나요. 하하하~"
"저도 짜증 나요 하하하"


사장님 웃음에 맞춰 나도 멋쩍게 웃었다. 그리고 그런 광고들이 없으면 수많은 정보가 유료화될 것이고, 그로 인해 정보의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 설명했다. 뉴스 기사를 읽을 때마다, 요리 레시피를 확인할 때마다, 유튜브 영상을 시청할 때마다 결제해야 한다면? 그것보단 (짜증 나지만 감수할만한 정도의) 광고를 보는 걸로 비용을 지불하는 게 정보 평등화에 조금은 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광고 회사들의 욕심과 편법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배너 디자인은 갈수록 자극적으로 되어가고 있으며, 다크패턴으로 클릭을 유도하는 방식이 판을 치고 있다. 나는 도가 지나친 광고는 아무리 수익성이 높다고 한들 해롭다고 느낀다. 약간의 짜증은 유저가 받아들일만하다 해도 열받을 정도까지 가지 않도록 욕심을 조절해야 할 것이다.


AI는 이런 광고 생태계에 큰 파문을 일으킬 예정이다. 유저가 질문을 던지면 AI가 깔끔하게 정리된 답변을 제공해 주니 유저는 광고를 볼 필요가 없어진다. 유저 입장에서는 돈을 내지 않아도 되고, 광고도 보지 않아도 된다. 그야말로 꿈과 같은 인터넷 생활이 펼쳐질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OpenAI나 구글 같은 일부 기업들에게 권력과 부가 쏠릴 것이다.


뭐가 좋고 나쁘고는 없다. 그저 계속 변화할 뿐이다. 그리고 우리는 결국 어떤 쪽으로든 값을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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