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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오브피스 Dec 06. 2020

슬랙이 팔렸다

인수 가격은 무려 277억 달러(약 30조 원).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에, 마이크로소프트가 깃허브를 75억 달러에 산 것을 생각하면 엄청 비싼 가격표이지만, 이제는 슬랙 없이는 일할 수 없게 되어버린 회사가 너무 많아졌다. 슬랙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하루 이용자는 무려 1,000만 명. 85,000개 회사가 유료 고객이며 포춘 100대 기업 중 65개 사가 포함되어있다.


슬랙을 인수한 회사의 이름은 세일즈포스. 1999년에 설립되었고 현재 연 매출 약 20조 원을 자랑하는 세계 최대의 CRM 회사다. 내가 세일즈포스의 솔루션을 사용해본 것은 첫 직장에서다. 작은 스타트업보다는 규모가 좀 있는 기업에서 쓰기 좋은 솔루션이라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고객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가 왜 뜬금없이 슬랙을 인수하는 것일까.


세일즈포스 CEO의 말에 따르면 당장의 고객 정보 확보나 기술을 손에 넣으려는 인수는 아니다. 사실 세일즈포스는 고객관리뿐만 아니라 마케팅, 이커머스, 분석 솔루션까지 제공한다. 여기에 온라인 협업에 대한 부분까지 제공해 디지털 업무 전체를 하나로 묶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세일즈포스만 있으면 (거의 모든 게) 끝!"이라면서 정식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붙을 작정인 것 같다.


사용자 입장에 있는 나는 안심이다. 슬랙이 대기업을 등에 올라탔으니 현금 부족으로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하지는 않을 테니까. 다만 지금과 같은 유연성과 빠른 업데이트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 대기업도 빠를 수 있지만 쉽지 않다. 부디 "예전의 슬랙이 그립다" 같은 말이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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