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트있는 하늘의 선물
프랑스는 봄에 공휴일이 많다.
한 번은 그 기간에 영국으로 여행을 가고 싶었다.
오랜만에 영국 사람도 보고 영어도 하고
이곳 과는 조금 다른 곳에서
다른 사람들과 있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특히 프랑스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말하고 있으면
내 일과 관련된 모든 생각과 걱정에서
멀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영국으로 여행을 가보려 했다.
그 당시에 영어권 지역과의 일도 하고 있었지만
프랑스어가 주로 들려오는 나의 일상 환경에서
완전히 떠나보고픈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안타깝게도 일이 몰려 시간이 별로 나지 않았다.
그래서 영국 대신에
더 가까운 프랑스 북부로 떠났다.
재밌게 놀아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걸려 오는 전화를
쉬이 놓아두기 어려웠고 마음이 쉬기 어려웠다.
‘정말 조금 다른 곳에서 쉬고 싶었는데.
모든 것에서 떠나 벗어나보고 싶었는데.'
세상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은
이미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때만큼은 내 마음대로 되었으면 싶었다.
그런 내 마음을 누군가는 읽었을까?
이곳저곳을 다니는데
갑자기 영어가 들리기 시작했다.
‘아니, 내가 있는 곳은 프랑스인데
영어가 들리는 것이 환청인가?’ 싶었다.
카페에 들어가는데 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렸다.
분명했다 영어였다.
신기하게도 영국 사람들이 단체로 관광 온 것이었다.
너무 영국을 가고 싶어 했지만,
못 가서 아쉬운 내 마음을 듣고 있던
하늘이 보내준 깜짝 선물인가 싶어
웃음이 났다.
그 선물은 거기가 끝이 아니었다.
운동할 때, 밥 먹으러 식당에 갔을 때,
그리고 호텔에서 모두 영어만 들려왔다.
영국 단체 관광객이 한 두 그룹이 아니었다.
아주 많은 영국인이 그 시기에
프랑스 북부의 한 도시로
우연히 한꺼번에 여행을 온 것이었다.
내가 그 도시의 어디를 가던
그 사람들은 나와 같이 있었다.
영국에 가지 않았는데 나는 영국에 있었다.
심지어 저녁에 호텔 라운지에서
음료를 마시며 이야기하고 있는데
영국 사람들만 있었고 영어로 말을 걸어왔다.
아침에 조식을 먹는데도 눈을 마주치고
영어로 말을 걸며 인사를 했다.
이 상황이 너무 신기했다.
힘들고 지친 나에게
하늘에서
무지 자상하신 한 분이 보내주신
위트 있는 선물에
웃음이 났다.
[글쓴이의 말: 이 글도 한참 전에 써 놓았던 것인데 이제 발행해 봅니다. 오늘은 이랬던 순간만을 기억하고 싶네요. 오늘 일은 또 다음에 어느 순간에 발행해 보려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