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수업에서는 한국과 일본 녹차를 비교해서 마셔보는 시간이다. 일본 녹차는 어떤 맛일까? 어릴 때 말차가루를 요구르트에 섞어서 마셔본 기억이 있는데, 사실 그게 말차인지 그냥 녹차가루인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으로 하동, 보성, 제주에서 차를 생산한다고 알려져 있다.(그밖에 전남, 강원 지역 일부에서도 차를 생산한다.)
"자, 오늘은 보성의 보성제다, 하동의 한밭제다, 고려다원, 조태연가 녹차 그리고 일본의 옥로와 센차를 직접 우려 봅시다."
보성은 일본에 의해 대규모 차밭이 만들어졌고 그래서인지 증제차, 찐차 위주로 발전하였다. 일본의 차밭과 마찬가지로 보성의 차밭은 기계 제다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깔끔하고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다.
반면, 하동은 산이 높고 차밭의 지대가 제각각이기에 기계로 차밭을 관리하기가 힘들다. 정말 공감되었던 것이, 우리 집 차밭도 차나무들이 듬성듬성 떨어져 있기도 하고, 바위에서 넝쿨처럼 올라오기도 하고, 잡초는 어디서 그렇게 불쑥 튀어나오는지 모두 수작업으로 관리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유독 하동의 다원들이 '전통 수제차', '전통 덖음차' '지리산 야생 수제차'등의 말들을 쓰는 것도 모두 이 '수제'로 만드는 것에서 기인한다.
그래서 하동은 솥에 덖는 덖음차 위주로 발전했다.
제주는 대규모의 기업 다원(오설*)과 민간 다원의 합으로 이루어져있다고 한다.
(사실 보성이나 제주의 상황은 내가 잘 알지 못한다.)
일본 녹차(옥로)를 우려서 마셔보았다.
'윽, 너무 쓴데"
일본은 차나무의 줄기부터 부스러기까지 모두 차로 만든다. 그래서 건차가 매우 가늘고 부스러기처럼 촘촘한데 그래서 숙우에 차를 따랐을 때 잘 걸러지지 않는다. 그대로 몇 번 마셔보니 부드럽긴 하나, 너무 쓴 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한국의 구수한 녹차를 마시고 일본의 산뜻한 녹차를 마시고 나니 갑자기 카테킨인지, 폴리페놀인지 하는 것들이 엄청 막 움직여서 살아나는 것이 느껴졌다. 카페인 과다인가?
수업이 끝날 때까지 속이 울렁거려서 이날은 좀 힘들었다.
이래서 다식, 다식 하나보다.
나는 차를 마실 때 따로 다식을 챙겨놓거나 정해놓고 먹지 않는 편이다. 그냥 집에 떡이나 빵, 곶감 같은 게 있으면 같이 먹지만 거의 오롯이 차만 마시는 편이다.
그런데 평소에도 녹차는 아침에만 마시고, 많이 마시지는 않는데 이번 수업 때는 녹차를 6가지를 마셨더니 속도 쓰리고 집에 돌아오는 내내 멀미를 했다.
뭐든 지나친 것은 좋지 않은가 보다. 아무리 좋아하는 차라고 해도 말이다. 그리고 때론 다식을 잘 챙겨 먹는 요령도 있어야겠다. 현명한 차생활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