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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여

2025.3

by 만수당

좋아하는 노래 중 시간이 지날수록 느낌이 달라지는 노래가 많다. 그 중 하나가 조PD의 '친구여'다.

초등학교 6학년때 영어 선생님이 수업에 조는 우리들을 위해 종종 영상들을 틀어주셨다.

당시 학교 영어교실은 학습능률을 위해 1인1PC와 헤드셋이 구비되어 서로 모니터를 보며 헤드셋으로 발음교정 등을 할 수 있었다.

그때 틀어준 영상 중 하나가 조PD의 친구여 뮤직비디오였다.

그때에도 불과 20대였던 선생님은 너희가 이 노래를 이해할 때가 오면 소주 한잔 사줄게라고 이야기하며 영상을 보여주셨다.

아마 76~78년생이셨던 걸로 기억이 나니 지금쯤 지천명에 닿으셨겠지.

그땐 뮤비에서 노인들과 아저씨가 팝핀을 추는 것이 웃겼을 뿐인데 서느샌가 들으면 눈물이 난다.

과거 친구보다 지인들을 더 소중히 여기던 때가 있었는데 역시 돌이켜보면 친구가 제일 소중한 것 같다.

내가 잘되거나 못되거나 한결같은 이들은 친구밖엔 없으니 말이다.

어릴때 나뭇가지들고 전쟁놀이를 할 때부터 스마트폰이 나올 때까지, 참 많은걸 같이하고 함께 나눴다.

90년대생들은 불과 5~10년여 남짓한 시간에 세상이 송두리째 바껴 서로를 돌아보기도 전 어른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친구도 잠시 잊고 살았나보다.

아무 것도 모른 채 그저 내일 뭐하고 놀까 고민하던 2000년대 초의 그 꼬맹이들이 참 보고싶다.


새벽부터 또 노래듣다가 지나간 추억에 눈물만 핑 돈다.


이젠 뭘 하더라도 그시절 같을 순 없으리오
이젠 뭘 하더라도 그때와 같을 순 없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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