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버그, 무질서 속에서 피어난 전환의 조건

2025.07

by 유영준

러브버그가 연일 화제다. 러브버그는 둘이 붙어 하늘을 난다.
붙은 채로 걷고, 먹고, 날고, 짝짓기를 마칠 때까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그게 러브버그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아니 어쩌면 살아가는 게 아니라, 번식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본능만 남은 존재들이다.

한두마리면 모를까, 창궐한 러브버그를 보며 사람들은 그들의 존재를 불편해하고, 혐오한다. 조직도 때로는 러브버그와 닮는다. 파티션과 방으로 갈라진 각 부서는 떨어질 수 없는 방식으로 엉켜 있고 낡은 시스템 또한 새로운 전략 위에도 그대로 올라타 있다.

결합은 제법 깊어보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방향은 없다. 이 결합이 과연 시너지를 만들까, 아니면 혼란을 번식시킬까. 단지 같이 한다고 좋은 결과를 만들까.

러브버그는 짧게 산다. 하루 이틀 사이에 짝짓기를 마치고, 남긴 건 수백 수천 마리의 새로운 러브버그뿐이다. 그들은 너무 많이, 너무 빠르게 퍼진다.
누군가는 익충이라 방제하면 안된다고 하고 누군가는 꼴도 보기 싫으니 방제해야 한다고 한다. 결국 답보다.

이처럼 제어되지 않은 확산은 우리 조직 생태계에도 위협이 된다.

경영전환이란 어쩌면 그 연결을 처음부터 다시 묻는 일이다.
우리는 무엇과 연결되어 있는가? 만약 올바른 연결이 아니라면 왜 아직 붙들고 있을까? 그리고 그 연결이 나아가는 방향은 있는가?

‘경영전환전략’은 이전 전략과의 단절이 아니다. 말그대로 굴러가며 바꾸는 과정이다. 그렇기에 오히려 제대로 된 연결을 다시 고르고 불필요한 결합은 끊고 새로운 짝을 찾아가는 과정이 전환이다.

새로운 짝은 외부 파트너가 될 수도, 직원이 될 수도, 아니면 나 자신의 새로운 의식이 될 수도 있다.

반면 러브버그는 붙어 다니지만, 그 결합엔 사랑도 전략도 없다. 그저 본능뿐이다. 그리고 많은 기업이 기존 시스템과 사람을 고려하지 않고 일단 '새로운 것'을 결합하기에 급급하다.

지금 우리 조직의 러브버그는 본능적 습관일까, 아니면 전략적 판단일까.

어쩌면 경영전환이 필요한 때는 그 질문이 머릿속에 차오르는 그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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