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
한국사에는 여러 운동이 나온다.
부흥 운동, 동학농민운동, 의병 운동, 3 · 1 운동,5 · 18 민주화 운동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운동이란 말은 사전적인 용어에서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힘쓰는 일. 또는 그런 활동.(표준국어대사전)'이라고 정의된다.
물론 위의 세 '운동'은 특정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함께 힘을 쓰는 일이었다. 그래서 대개 운동은 사회 운동과 같은 비폭력적인 행위를 일컫는 데에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위의 운동들은 어딘가 운동이란 말과 조금 안어울려보인다.
그래서 나는 운동으로 붙여진 명칭을 싫어한다. 물론 관련된 글을 쓸 떄에는 사회적 합의가 있기에 해당 용어들을 언급하지만.
먼저 부흥운동은 나라 잃은 백성들이 국권을 찾기 위해 창칼을 들고 일어선 일이다. 백제와 고구려가 멸망한 후, 나라잃은 유민들은 분연히 떨쳐 일어났고 3년여 간 나당연합군을 상대로 전쟁을 벌인다. 사실 수도의 지배층이 갑작스레 붕괴된 후 남은 지방군들이 항전을 계속했다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노중국 교수나 이도학 교수등은 부흥전쟁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그런가하면 동학농민운동의 경우에도 사실 동학은 처음 구심점에 불가했기에 갑오농민전쟁, 동학농민혁명 등 다양한 용어들이 재생산되었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농민군이 근왕을 외쳤기에 전쟁이란 표현도 어색하고 실패한 역사이기에 혁명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중립적인 표현이라면 갑오 농민투쟁 정도의 표현은 어떨까.
3 · 1 운동의 경우에도 이러한 이유로 여러 이견들이 있었고 실제 김구는 혁명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특히 독립에 대한 열망을 표현하기에 운동이란 용어는 지나치게 그 의미가 약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렇기에 이승만은 3 · 1 독립운동을 제안한 바가 있다.
5 · 18 민주화운동은 더욱 골때린다. 해당 용어는 신군부가 주축이 되었던 민정당이 추천한 용어였고 호남을 근거한 평민당은 해당 용어 사용에 배신자라고까지 표현했을 정도다. 이후 참여정부에 들어 정부 공식용어로 결정나며 민중항쟁 등의 용어가 많이 사라졌다. 그러나 5월 광주의 반독재 저항의식을 고려해 개인적으로는 5 · 18 민주항쟁이라는 표현을 즐겨쓴다.
용어 자체보다 사건이 더 중요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가 훨씬 중요하다. 하지만 굳세 맞써온 역사를 일부러 축소할 필요는 없다. 총칼이 없다고 해서 더 좋은 일이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역사는 강요된 피가 여전히 흐르기에 이러한 비폭력과 평화로움에 일종의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까. 우리가 평화를 사랑한 민족이었다느니, 외침을 한 번도 안했던 민족이라느니의 말들도 다 거기서 온 폐해다.
쓸데없는 미사여구와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치워두고서 사실 그대로의 역사를 온전히 바라보고 역사를 바로 보는 것이 다가올 내일을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는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