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어울리는 사람들이 있다.

2025.09

by 유영준

봄에는 피어나는 꽃잎같고 여름에는 신록이 비치는 바다같다.
가을에는 흐르는 바람같고 겨울엔 새하얀 소금눈같다.

모두가 어울리는 계절이 있고 네 계절이 모두 맞는 이도 있다.

그러나 네 계절이 모두 내게 맞지않는다고 슬퍼할 필요도 화날 필요도 없다. 365일 중 어느 한 날, 한 시간이라도 내게 맞는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을 잘 살아내면 그뿐이다. 그러면 365일 빛날 필요없이 덜 피로하고 덜 힘들다.

20대에는, 아니 30대까지도 그런 나만의 계절을 찾아가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 같은 꽃잎이라도 벚꽃과 진달래가 다르고 같은 바람이라도 산바람과 강바람이 다르다. 꽃잎같은 사람이라도 봄이 아닌 가을에 피어나기도, 소금눈같이 새하얀 사람도 간혹 봄결에 날리기도 하는 것처럼.

구태여 힘써서 되지 않는 일들에 대하여 너무 집착하지 말자. 스스로 그러한 것이 자연이며 모든 것이 인과의 굴레 안에서 노래한다. 그저 나에게 맞는 사람과 함께 나에게 맞는 일을 위해 나에게 맞는 시간을 투자하면 어떨까.

시린 하늘이 퍽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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