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 루크라, 숨이 먼저 변했다
히말라야로 가는 문은
‘루크라’라는 작은 마을이다.
높은 산들로 둘러싸인 계곡,
비행기는 그 사이를 조심스럽게,
아슬아슬한 꿈처럼 미끄러지듯 날아들었다.
그 순간 나는
길 위의 첫 걸음보다
‘도착’이라는 감정이 더 조심스러울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착륙은 짧고 거칠었고,
활주로는 절벽 끝에 덧붙인 종잇조각 같았다.
하지만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서는 순간—
나는 멈춰 섰다.
공기의 결이,
달랐다.
익숙한 대기의 감촉이 아니었다.
무언가가 피부를 훑고 지나가는 듯했고,
가슴속으로 들어오는 숨이,
생각보다 얕았다.
아니, 숨이
‘허락을 받아야만 할 것 같은’ 곳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숨을 쉬는 것이 곧 선택이자 다짐이라는 걸 처음 느꼈다.
길을 걷기 시작했다.
흙과 돌이 섞인 좁은 길,
낙엽이 바삭거렸고,
멀리서 야크 방울 소리가 바람에 실려 왔다.
고개를 들면,
하늘과 맞닿은 듯한 절벽,
그 위에 나부끼는 오색의 기도 깃발.
세상의 끝에서 바람조차 기도를 올리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조용했다.
짐을 든 포터와
천천히 걷는 트레커들,
그리고 가끔 눈을 맞추는 현지 아이들.
누구도 서두르지 않았고,
누구도 설명하지 않았다.
말 대신 걷고,
생각 대신 바라보았다.
처음엔 풍경이 아름다웠다.
푸르름보다 더 깊은 고요가 느껴졌고,
조금 후엔 침묵이 아름다웠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고통조차도 아름답게 느껴졌다.
숨이 벅차오르면
나는 자주 멈췄다.
멈춘 자리에 앉아,
작은 바위를 만지고,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구름은 정지한 듯 있었고,
그 아래서 나는
한없이 천천히,
아주 작게 움직이고 있었다.
길 위에는 이름이 없었다.
지도에도, 간판에도 없는 풍경.
그저 사람과 짐꾼과 야크와 바람이 오갈 뿐이었다.
그리고 그 모든 사이,
크게도 작게도 아닌
딱 지금만큼의 무게로,
내가 있었다.
걷는다는 것은
어딘가로 향하는 행위이면서도,
그 순간순간 내가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일이었다.
루크라.
그 작은 마을에서,
나는 숨이 바뀌면 마음도 바뀐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리고,
그 변화는
언제나 아주 작고 조용하게 시작된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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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 예고 – [2화] 해발 4,400m, 딩보체에서의 하루
“나는 그날, 해가 지고도 오래도록 하늘을 보았다.
별들이 너무 가까워서,
잡으면 사라질 것 같았다.”
프롤로그 및 1화는 4/30일 공개 2화부터는 매주 수요일에 공개됩니다. 20살의 청춘을 응원해주시고,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