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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숑의 직장생활 Jul 20. 2023

[5화] 왜 우리는 바쁨을 찬양하는가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더 뛰어야 한다'

'나태함, 그 순간은 달콤하지만 결과는 비참하다'


우리는 바쁨은 미덕이고 한가함은 게으름으로 치부는 사회에 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바쁨을 찬양하는?라는 질문에 좋은 가이드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Article을 찾아서 공유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글 "바쁨 중독을 경계하라"에 의하면, 현대 사회에서는 '바쁨'이 신분을 상징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블루투스 헤드셋을 착용하고 멀티태스킹을 하는 등 '바쁜 사람이 쓸 법한'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고 '중요한 사람일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심리학자 재레드 셀니커에 따르면 사회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을 가리켜 '도덕적으로 훌륭하다'라고 느끼는 경향이 있고, 현재 일이 높은 사회적 신분을 상징하는 지표가 됐다고 지적했다.


회사에서도 '바쁨을 찬양'하는 기업문화는 아직까지 만연하다. 평소에는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를 찾는다고 하지만 실제 '얼마나 바쁘게 일했는가'라는 잣대를 들이대며 '열심히' 일한 것처럼 보이는 직원들만 승진시키고 보상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바쁨을 쫓을까? 해당 Article은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첫째, '노력 정당화'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어떤 일에 많은 수고를 들이면 들일수록 그 일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그 일이 무의미할지라도, 많은 노력이 요구되면 반드시 해내야 하겠다는 집념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경영학자 블레이크 애시포스와 이츠하크 프라이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의외로 조직에서의 행동 상당수는 '별생각 없이' 이뤄진다. 생산 담당자는 매일 같은 일처리를 기계적으로 반복하고, 일반 직원들도 별 의심 없이 회사의 기존 규칙과 절차를 따른다. 직원을 채용하고 승진시키는 판단 기준도 알고 보면 개개인의 얄팍한 근거나 첫인상으로 결정한다. 즉, 들이는 노력과 업무결과 사이에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적다.


둘째, 사람들은 한가로움을 나태함으로 간주하여 여유를 견디지 못한다. 행동과학 교수 크리스토퍼 시의 연구결과를 보면, 사람들은 주어진 15분 동안 가만히 있기보다는 어떻게든 바쁘게 보내고 싶어 했다. 왜 빈둥거리면 안 되는지 빈약한 근거를 만들고, 주어진 팔찌를 분해했다가 다시 조립하는 등 무엇이든지 하려 했다. 같은 맥락으로 확실한 전략적 우선순위가 없는 조직은 '직원 각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기준으로 끝없이 일을 만든다'. 바쁘게 지내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은 불필요한 업무의 양산과 기존 업무 처리의 지연으로 이어져, 결국 무의미한 '번아웃'을 초래하고 만다.


셋째, 고객이 '바쁨'을 원하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경우 고객 역시 노력과 가치를 동일시한다. 조직운영 교수 라이언 W.뷰엘이 샌드위치 가게에서 손님들의 서비스 만족도를 평가했는데, 눈앞에서 샌드위치를 만드는 모습을 보여줬을 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을 때), 만족도가 더 높았다고 한다. 회사에서 상사 앞에서는 왠지 바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무엇인가를 했다고 해서 성취했다고 착각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 외에도 업무량 증대가 항상 생산성 증대로 이어지지 않음을 보여주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불필요한 역량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고 과도한 비생산적인 업무의 압박 속에서 치열하게 일하고 있다. 생산성이나 성과와는 상관없이, 한가로움을 경시하는 분위기, 바쁘게 일하는 순간 차오르는 만족감, 자신의 노력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바쁘게 일하는 건 아닐까? 사회, 회사, 개인 모두가 한 번쯤 고민해야 할 주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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