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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숑의 직장생활 Jul 21. 2023

[6화] 연차가 쌓이면서 깊어지는 고민들

저녁 8시가 넘어가면서, 아직 저녁을 먹지 못했던 나는, 어제 사놓은 물 복숭아 생각이 점점 간절해졌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내일 다시 고민해 보자. 나 먼저 들어갈게"

"네, 알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모두가 녹초가 된 얼굴을 하고 회의실에서 나오는 길. 상무님도 문제를 오늘 안에 해결하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하셨는지, 먼저 손을 흔들며 퇴근하신다.


어제 물 복숭아 사놓고 냉장고에 넣어놨었나? 물 복숭아하는 시원하게 먹어야 맛있는데.


"만숑님, 오늘 자료 만드시느라고 고생하셨는데, 어떡해요"

"그러게, 남매니저님도 오늘 수고했어요, 내일 우리 또 고생해야 되는데 먼저 들어가요 어서"

"네, 그럼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물 복숭아 한 입 크게 물입 안에 터지는 향긋하고 달콤한 과즙. 이미 입 안에는 군침이 한가득.


"만숑님은 안 들어가세요? 저도 집에 가서 좀 씻고 자료 좀 보려고요, 아 너무 피곤하네요"

"아 네네 책임님, 저도 곧 들어갈 거예요, 신경 쓰지 마시고 먼저 들어가세요"

"네, 그럼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물 복숭아 하나 먹고, 저녁은 시켜 먹을까? 뭐 먹지? 족발 아님 치킨? 시켜 놓고 들어가야 제 때 시간 맞춰서 도착해 있겠지? 배달비 아까우니까 집 앞에 있는데 시켜서 픽업해 갈까? 맥주도 사갈까?


연차가 쌓이면서 깊어지는 고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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