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는 다양한 일이 있지만, 그 성격을 기준으로 나눠보면 비교적 뚜렷한 차이가 있다. 직접 전략을 만드는 사람, 그것을 실행하는 사람, 전체 흐름을 조율하거나 감시하는 사람, 그리고 바깥으로 영역을 넓혀나가는 사람. 각각의 특징과 장단점을 간단히 정리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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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법을 만드는 자
조직의 방향을 설정하고, 전략을 수립하거나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역할이다. 전략, 기획, 인하우스 컨설팅 등이 여기에 속한다.
분석과 기획을 중심으로 일하며, 추상적인 개념을 다루는 일이 많다. 논리성과 창의성이 모두 요구되며, 결과물은 문서나 제안서의 형태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다만 손에 잡히는 산출물이 없다 보니, 다른 부서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생기기도 한다. 정답이 없는 문제를 풀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방향을 고민하는 일이 익숙한 사람에게 잘 맞는다. 그리고 의외로, 자료 취합이나 주무 업무도 상당히 많다.
2. 법을 집행하는 자
수립된 전략과 운영 체계에 따라 조직을 실제로 움직이는 역할이다. 연구, 구매, 생산 등 실행 부서가 해당된다.
정해진 프로세스 안에서 움직이며, 결과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업무가 많다. 업무의 반복성이 높고 루틴이 뚜렷해, 일의 흐름이 일정하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확실하게 성과를 내고 싶은 사람에겐 적합하지만, 변화나 창의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에겐 다소 답답할 수 있다.
3. 법 집행을 감독하는 자
조직이 정해진 방향과 기준에 따라 잘 운영되고 있는지를 감시하고 관리하는 역할이다. 감사, PMO, 재무관리 부서 등이 포함된다.
세부 절차와 기준에 민감하고, 정합성이나 정확성을 중시한다. 실수를 허용하기 어렵고, 다른 부서에 견제나 요청을 해야 하는 일도 많아 업무상 긴장감이 있다.
조직 전체의 흐름을 관찰하고 관리하는 걸 선호하거나, 꼼꼼함과 절차 중심의 사고에 익숙한 사람에게 적합하다.
4. 법의 외연을 넓히는 자
조직 내부가 아닌, 외부 시장과 고객을 상대로 사업 기회를 만들어내는 역할이다. 영업, 신사업, 투자 부서가 이에 해당한다.
기존 제품을 판매하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안하는 일이 많다. 외부 변수에 따라 업무 방향이 바뀌기도 하며, 실적이나 매출로 평가가 빠르게 이루어진다.
성과에 대한 보람은 크지만, 그만큼 압박감도 존재한다.
정해진 틀보다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판단하고 실행하는 성향이라면 잘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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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 선택은 결국, ‘내가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 게 편한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다. 정답은 없고, 중요한 건 각 역할이 요구하는 성격과 나의 성향이 얼마나 맞아떨어지는 지다. 그 차이를 미리 알고 선택한다면, 조금이라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