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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타 Mar 19. 2020

마치 게임과 같은 예능, [대탈출 3]

대탈출 캐릭터 전격 분석

  지금 3화까지 방영된 tvN 예능 <대탈출 3>는 시청률이 계속 상승해 처음으로 시청률 3%를 노려볼만하다. 정종연 PD가 연출한 거의 모든 예능이 스토리가 있는 게임처럼 느껴지는데, <대탈출> 시리즈는 그중에서도 게임성이 가장 짙다. 시즌을 거치며 이어지는 스토리와 진화하는 출연자들의 캐릭터가 대탈출의 재미 강화에 가장 큰 몫을 했는데, 이 글을 통해 정종연 PD의 예능 스토리텔링 변화와 대탈출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게임 캐릭터처럼 알아볼 계획이다.



  대탈출의 연출자 정종연 PD는 <더 지니어스> 시리즈, <소사이어티 게임>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PD다. 정종연 PD의 예능은 생존을 테마로 한 작품이 많은데, <더 지니어스>는 매 회마다 생존하여 승자가 되는 것이 목표, <소사이어티 게임>은 매회마다 승리하는 체제가 되어 생존하는 것이 목표, <대탈출>은 매 회마다 갇힌 상황에서 탈출해 생존하는 것이 목표다.

  생존이 작품의 메인 테마라는 말은 반대로 죽음에 대한 언급도 많다는 말이다. <더 지니어스>에서 탈락자를 가리기 위한 '데스'매치, <대탈출3> 1화에서 12시간 내로 탈출하지 못하면 몸이 '증발'해 사라진다는 설정은 출연자들이 목표 성취 실패 시 죽는다는 가정을 하고 있다. 물론 출연자들이 프로그램에서 형성한 가상의 캐릭터지만, 더 이상 후속 프로그램에서 보지 못하기 때문에 죽음에 준하는 효과를 보인다.

  한 화에서 죽는 사람이 발생하는 요소는 한 번의 플레이에서 clear or death가 이뤄지는 여러 게임에서 자주 차용되고 있다. 게이머가 플레이하는 캐릭터는 목표 성취 실패 시 죽어버리고, 게임 오버가 되거나 다시 처음부터 목표 성취를 위해 게임을 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공략이 생기고 공략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이들은 게임의 매력에 흠뻑 빠진다. 정종연 PD의 예능도 마찬가지다. 각종 난관은 공략이 존재하고 시청자들은 공략이나 풀이법을 공유하며 예능의 매력에 빠진다.


  그런데 <대탈출> 들어 이전 작품과 생존의 양상이 달라졌다. 앞의 작품들은 경쟁을 통해 생존자와 생존 실패자로 출연자를 구분했다면 <대탈출>은 탈출 실패의 개념이 존재해도 협력을 통해 집단 전체의 생존을 중요시한다. 시즌 1 초반부, 출연자들은 누가 더 트릭을 잘 풀었는지 경쟁을 하며 자신의 방송 분량을 걱정했다. 그러나 시즌 1이 진행되면서 지금의 시즌 3에 이르기까지 대탈출의 출연자들은 GO 버튼을 누르는 사소한 것부터 같이 하는 협력의 모습을 보여준다. '다 같이' 살아남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되어 시청자는 개인이 아닌 출연자 전체의 활약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출연자들이 서로 견제하며 힘을 분산시키지 않기 때문에 출연자들이 깨야할 과제가 더 스펙터클해졌다. 힘을 합친 주인공들에게 대적할 악당이 허약하면 전투를 볼 맛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 이젠 놀라는 것도 같이 놀라는 대탈출 출연자들. (<대탈출3> 1화 중)


    과제가 스펙터클해진 만큼 대탈출 탈출러들은 파티를 잘 짜야한다. 대탈출3의 출연자 조합을 캐릭터 조합이라 생각하고 보면, 과제 클리어를 위한 파티는 정말 특색 있고 완벽에 가깝다. 심지어 출연자마다 캐릭터성 강한 별명도 이미 다 주어져있다.

  탈출러들의 캐릭터는 크게 지능 캐릭터, 힘 캐릭터, 토템 캐릭터로 구분된다. 지능 캐릭터는 '신대장' 신동, '단서소리꾼' 유병재다. 이 두 캐릭터는 팀의 브레인으로 복잡한 퍼즐을 돌파할 방법을 찾아낸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이, 이들은 같은 지능 캐릭터로 분류되지만 팀에서의 역할이 다르다.

  '신대장'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문제를 척척 풀고 해결 방안을 팀에게 제시한다. 팀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이다. 대탈출3 1화에서도 타임머신에 들어가기 위한 암호를 풀이하는 데 그 센스가 특히 돋보였다. 뛰어난 기억력으로 암호를 팀이 잊었을 때도 다시 암호를 읊는다.

  '단서소리꾼'은 많은 단서를 정리하고 분석해서 합리적인 추측을 팀에 제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팀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지만 팀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만든다. 대탈출3 3화에서도 사무실에서 아낌없이 그 능력을 사용해서 지금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정리한다.

  힘 캐릭터는 '탈출폭격기' 강호동, '부력강자' 김동현이다. 전 천하장사와 UFC 파이터 출신인 두 사람은 게임으로 치면 힘 스탯 최강자다. 하지만 둘이 힘을 쓰는 방법은 확연히 차이 난다. '탈출 폭격기'는 캐비닛을 뜯고, 팀이 무서워서 주저하는 순간에는 탱커처럼 나서는 등 닥돌(닥치고 돌격) 스타일이다. 반면 '부력강자'라 쓰고 '김호들'이라 읽는 김동현의 캐릭터는 온 힘을 다해 놀라고 최선을 다해 도망치는 닥후퇴(닥치고 후퇴) 스타일이다. 이 때문에 리액션 컷을 가장 많이 가져가기도 하고 대탈출 내에서 웃음 지분도 높다.

  토템 캐릭터는 '김발견' 김종민, '프로보필러' 피오다. 토템은 팀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팀 컬러를 유지하는 역할이 크다. 팀의 목표 성취에 크게 도움되지 않아도 팀의 성공적 과제 수행을 위해 작지만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같은 토템 캐릭터여도 '김발견'과 '프로보필러' 또한 역할이 다르다. '김발견'은 '간헐적 천재'라는 또 다른 별명을 가지고 있다. 간혹 정말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내서 팀을 돕는 조커 캐릭터가 되는데, 캐릭터의 의외성이 과제 수행에 도움이 되는 경우다. '프로보필러'는 '피호동'처럼 다른 캐릭터와 연계 플레이를 잘 이끌어내는 편이다. 연계성이 강해 개인의 활약이 눈에 띄진 않지만 과제 수행에 없어서는 안 된다. 대탈출3의 타임머신 편에서 미래 드론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연료를 획득하는 등 작지만 중요한 성과를 내는 캐릭터다.


  대분류로 나눌 때는 동질적으로 보여도 소분류로 다시 나누면 역할이 또 다른 대탈출의 캐릭터들은 출연자 개인의 특성과 연계해 시너지를 내면서 매 회 탈출러 파티가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걸 지켜보는 일이 더욱 흥미로워졌다. 앞으로의 에피소드가 더욱 기다려지는 대탈출3에서 탈출러 캐릭터들이 어떻게 미션을 깰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위의 글은 아래에서 영상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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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P5Qi4w1I4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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