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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타 Mar 25. 2020

넷플릭스 <킹덤 > 시즌 2 인기의 숨은 공로자 8인

미술, 의상, 소품, 세트, 특수분장 그리고 특수효과의 전문가

  2020년 3월 13일, 넷플릭스에서 킹덤 시즌 2가 공개되었다. 시즌 1보다 좀비의 위협은 더욱 커졌고, 이창(주지훈)과 일행은 좀비를 피해 정말 끝없이 달려 역병의 전모를 밝혀나간다.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김강훈, 안재홍, 전지현 등 신 캐릭터의 등장으로 시즌3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가고 있는 킹덤의 인기는 세계적이다. 이용자들은 촘촘한 작품의 스토리라인에도 열광하지만 흑립, 사모, 정자관, 면류관 등 조선 시대의 의복도 굉장히 신기했던 모양이다. 킹덤을 좀비와 모자에 대한 드라마라고 언급하기도 하며 대형 온라인몰인 아마존에서 갓이 팔리기도 했다. 시즌 1에서 갓의 열풍에 이어 시즌 2를 굉장히 재밌게 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세밀한 좀비 분장과 화면의 아름다운 색감 덕분이었다. 그래서 엔딩 크레딧을 보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스태프를 확인했더니 이럴 수가, 정말 한국영화에서 빠져선 안 되는 스태프들이었다. 아래에선 킹덤 인기의 보이지 않는 공로자라 생각하는 여덟 명의 주요 제작진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아래의 정보는 조사 당시 한국영화 데이터베이스(kmdb) 상 자료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며, 소개 순서는 킹덤의 엔딩 크레딧을 바탕으로 했다.


1. 이후경 미술감독


  영화나 드라마에서 미술이라 부르는 분야는 영상 안에서 시각적으로 표현되는 모든 것에 관여한다. 공간과 사물의 스타일을 만들어내며, 만들어진 공간이 조명, 카메라, 특수 분장, 특수 효과와 조화를 이룰지 고민하는 것도 미술의 역할이다.

  킹덤 시즌 2의 첫 번째 공로자는 이후경 미술감독이다. 이후경 미술감독은 kmdb 상 13편의 작품에 미술로 참여했으며, 미술팀으로는 6편에 참여했다. 참여 작품을 나열해보자면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2017), 김성훈 감독의 <터널>(2016), 나홍진 감독의 <곡성>(2015) 등이 있으며 2017년 <군함도>로 제 38회 청룡영화상과 제 4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제 26회 부일영화상에서 미술상을 수상했다. 필자가 <킹덤>에서 주술을 부리는 장면을 보고 <곡성>이 떠올려진 이유가 밝혀졌다. 전작들에서 공간의 분위기를 아낌없이 자아냈던 만큼 이후경 미술감독은 <킹덤>에서도 좀비의 위협으로 언제나 긴장되는 다양한 공간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2. 채경화 의상감독


  영화나 드라마에서 의상이라 부르는 분야는 말 그대로 모든 캐릭터의 의상을 책임진다. 의상의 작은 디테일에서 작품의 깊이가 달라지기도 하며, 특히 시대물의 경우 고증이 관객과 시청자의 몰입도를 결정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킹덤> 시즌 2의 두 번째 공로자는 채경화 의상감독이다. 채경화 의상감독은 kmdb 상 54편의 작품에 의상으로 참여했으며, 의상과 분장팀, 분장으로 참여한 작품은 여섯 편이다. 채경화 의상감독의 참여 작품을 나열해보자면 김광빈 감독의 <클로젯>(2020), 김한결 감독의 <가장 보통의 연애>(2019), 이상근 감독의 <엑시트>(2018) 등이 있으며 시대상이 중요했던 작품으로는 최국희 감독의 <국가부도의 날>(2018), 장준환 감독의 <1987>(2017)이 있다. 2011년 <황해>로 제 48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의상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으며 이후경 미술감독과는 <곡성>(2015)에 의상감독으로 함께했습니다. 킹덤 시즌 2에서도 유독 많았던 백의와 핏자국의 대조가 참 인상적이었다.       



3. 장석훈 태릉소품실 대표


  운영을 종료했지만 다시 운영할 것이란 소식이 들려오는 남양주 종합촬영소 안의 서울영화장식센터는 촬영소 운영과 별개로 해체 결정이 났다. 이 센터에는 영화와 드라마에 쓰인 소품 40만 점이 있는데, 이는 물건을 옮기는 데에만 5t 트럭 기준으로 200~300대가 필요한 양이다. 이 센터의 김호길 대표에게 소품을 배운 사람이 바로 킹덤 시즌 2의 세 번째 공로자 장석훈 태릉소품실 대표다.

  장석훈 대표는 kmdb 상 66편의 작품에 소품으로 참여했다. 참여 작품을 나열해보자면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2017), 이재한 감독의 <인천상륙작전>(2016),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2014) 등이 있다. 장훈 감독의 <고지전>(2011), 이재한 감독의 <포화 속으로>(2010) 등 전투 시퀀스가 두드러지는 여러 작품에서 소품으로 참여했다. <킹덤> 시즌 2에도 여러 전투가 진행되었고, 여러 무기가 등장했다. 여럿 등장한 조선 시대의 소품을 보는 맛이 좋았다.



4. 김덕두 디디에스 대표


  영화나 드라마에서 세트는 작품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무대를 만들어내는 분야다. 킹덤은 좀비가 습격하는 여러 장소가 나오고 많은 장소가 황폐화된다. 이 모든 과정에 기여를 한 사람이 있다. 킹덤 시즌 2의 네 번째 공로자 김덕두 디디에스 대표다.

  김덕두 대표는 kmdb 상 68 편의 작품에 세트로 참여했다. 참여 작품을 나열해보자면 김초희 감독의 <찬실이는 복도 많지>(2019), 윤가은 감독의 <우리집>(2019), 전계수 감독의 <버티고>(2018) 등이다. 작품들이 킹덤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른 것 같지만 김덕두 대표는 김민호 감독의 <성난 황소>(2018), 박광현 감독의 <조작된 도시>(2017)에도 참여한 적이 있다. 영화의 장르와 분위기에 상관없이 어울리는 세트를 만들 수 있는 김덕두 대표 덕에 세트를 활용한 좀비 씬들이 효과적으로 표현될 수 있었을 거라 예상해 본다.



5와 6. 황효균, 곽태용 특수 분장 감독


  킹덤 시즌 2에는 압도적으로 많은 양의 좀비가 등장한다. 조선 시대라는 설정과 좀비라는 설정의 합작으로 조선 좀비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일반 분장으로는 보여줄 수 없는 효과를 위해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하는 분장을 특수 분장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에는 'CELL'이라는 특수 분장팀이 유명한데, <킹덤> 시즌 2의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공로자는 바로 이 CELL 소속의 황효균, 곽태용 특수 분장 감독이다.

  황효균 특수 분장 감독은 kmdb 상 특수 분장으로 156편의 작품에 참여했으며 곽태용 특수 분장 감독은 kmdb 상 특수 분장으로 157편의 작품에 참여했다. 두 사람이 같이 한 작품은 김광빈 감독의 <클로젯>(2020),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 우민호 감독의 <남산의 부장들>(2019) 등이 있다. k-좀비로 유명한 또 다른 작품인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2015)에도 두 사람이 특수 분장으로 참여했으며 황효균, 곽태용 특수 분장 감독은 2016년 부산행으로 청룡영화상에서 특수 분장 상을 수상했다.     



7과 8. 정도안, 윤형태 특수효과 감독


  영화의 특수효과란 영화를 제작할 때 촬영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효과들로 아날로그적인 방식을 통칭한다. 컴퓨터 그래픽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VFX와는 다른 결이다. 한국 영화계에 특수효과의 입지전적인 인물이 있다. <킹덤> 시즌 2의 일곱 번째 공로자는 유명 특수효과 팀 '데몰리션'의 대표 정도안 특수효과 감독이다. 여덟 번째는 마찬가지로 데몰리션 소속의 윤형태 특수효과 감독이다. 윤형태 특수효과 감독을 먼저 소개하고 정도안 특수효과 감독을 소개하겠다.

  윤형태 특수효과 감독은 kmdb 상 세 편의 작품에 특수효과로 참여했으며, 특수효과팀으론 마흔여섯 편의 작품에 참여했다. 참여 작품은 정병길 감독의 <악녀>(2017), 허정 감독의 <장산범>(2017), 김형주 감독의 <보안관>(2016)이다. 정도안 특수효과 감독은 kmdb 상 304편의 영화에 특수효과로 참여했다. 최근 작품을 언급한다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 장재현 감독의 <사바하>(2018), 이상근 감독의 <엑시트>(2018), 박훈정 감독의 <마녀>(2018),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2016)를 꼽을 수 있고, 옛 작품을 언급한다면 <로봇 태권브이 90>(1990), 장윤현 감독의 <접속>(1997), 김성수 감독의 <비트>(1997)를 꼽을 수 있다. <태극기 휘날리며>, <지구를 지켜라>, <엽기적인 그녀>, <공공의 적>, <타짜> 등 정도안 특수효과 감독이 참여한 영화 중에 모르는 작품을 찾는 게 어려울 정도다.



  역시는 역시라고 했던가.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아름다운 이미지를 자랑하는 킹덤의 뒤에는 배우와 작가, 연출자 외에도 수많은 제작진의 노력이 있었다. 한국의 콘텐츠가 OTT 서비스를 타고 세계에서 인기를 끌며 저력을 보이는 배경에는 이토록 많은 작품에 참여하며 힘써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한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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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내용은 아래 영상에서 자료화면과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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