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서 허우적 대는 교생
내겐 제자와 비슷한 나이의 남동생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남동생 뻘 남고생들에 대해서 잘 아는 건 아니다. 나이 차이가 꽤나 나는 탓에, 내가 기숙형 고등학교를 다니고 서울에서 대학교를 다닌 탓에 더욱 교류가 없었다. 우리 학생들을 보면서 남동생의 학교생활을 유추해 보았다. 내 동생은 학교에서 어떤 스타일일까. 어떤 친구들과 교우관계를 쌓을까. 성격이 이러니 대강 우리 반의 누구 같은 느낌일까. 다 자기들만의 세계가 있겠지, 하며. 살아가면서 남고에서 생활할 기회가 또 얼마나 있겠는가.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 남학생들만 가득한 이곳에서는 그들만의 매력이 또 있었다.
사실 마음 한편에는 두려움도 있었다. 여학생이 없는 남학생만 있는 학교에서 교육실습이라니. 학창 시절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각해보았을 때, 선생님께 대들며 틈만 나면 욕을 하는 그런 남학생들을 있지 않을까. 아니 분명 있겠지, 이렇게 단정 지으며 실습학교를 마주 하였다. 어딜 가나 일정 비율은 소위 '그런 부류'의 층이 분명 있기 마련이니까. 그런데 내 각오가 무색하리만큼 순수하고 귀여운 아이들 천지였다. 모든 동료 교생쌤들이 입을 모아 칭찬을 했다. 애들이 정말 순수하고 귀엽다고. 서로 사소한 것에 배려할 줄도 알고, 각종 행사를 위해서 협동도 하는 아이들. 때 묻지 않게 순수한 아이들을 보며 한편으론 사회 나가서 상처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개인 상담을 하며, 아이들을 오래 들여다볼수록 하나같이 심성이 곱다는 걸 느꼈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함. 그 나이 때에만 갖출 수 있는 그런 마음과 행동을 갖추었다. 매력을 툴툴 무심한 듯 향기처럼 뿜어낸다는 것을 본인들은 알기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