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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묵작가 Aug 30. 2020

제12화. 말로만 듣던 인터뷰를 내가?


앞에서 내가 S학원업체로부터 장학금을 받았다고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그 얘기를 잠깐 해보려고 한다. 왜 수험생들이라면 한번쯤 이런 생각 해보지 않았을까? 내가 만약 수능을 엄청 잘봐서, 만점자라서 인터뷰를 하게 된다면 어쩌지? 걱정하시는 부모님께 안심시켜드리려고 "인터뷰 준비하고 있어요." 이렇게 말을 하기도 하면서 생각을 해봤을지도 모른다. 자신감?이라기 보다는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자기암시같기도 하고 일종의 근거없는 자신감, 근자감인지도 모르고. 하지만 그럼에도 '만약' 이라는 명제로 기대감을 키우기에는 당시에 이것 만큼 즐거운 일도 없었다.


그렇게 입시를 치르고 학원업체에서 하던 합격수기 공모전에 제출을 한 뒤 학교에 다녔다. 한 달 정도 동기들과 같이 어울리며 다니고 수업을 들었는데 수업을 듣던 중 전화 한통이 왔다. 나는 웬만하면 모르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더군다나 02-*** 로 시작하는 서울 전화였는데 또 어디 카드사에서 전화를 한건지 하며 받지 않았다. 수업중이어서 못받기도 했지만. 그리고 잠시 뒤 문자 한 통이 왔다. 000 학생 맞냐고, 여기는 S학원업체인데 공모전에 최우수상으로 당선이 되었기에 통화가 가능할 때 연락을 달라는 내용이었다. 순간 깜짝 놀라서 스마트폰으로 해당 공모전의 포상금액을 알아봤다. 그리고 혼자 속으로 기뻐하며 이내 수업에서 몰래 도망쳤다.


전화를 하니 내가 당선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몇 가지 사항을 통화로 확인했고 적합성이 인정되어 인터뷰를 진행한다고 하셨다. 아니 내가 대학교 합격해서 인터뷰를 한다고? 정말로? 이게 실화야?? 엄청 많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당시 아무런 벌이가 없던 내게 있어서는 부모님께 부담을 안드려도 될만한 생활비였고 그 사실을 들은 친한 동기들은 밥 사달라고 외치기도 했다. 그렇게 그 날 저녁 관련된 내용을 메일로 받았는데 인터뷰 내용이 담긴 인터뷰지를 먼저 작성하게 되었다. 하긴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이 하기엔 뉴스도 아니고 힘들것이다. 나중에 담당자분께 듣고 보니 나는 1시간도 채 안되게 굉장히 빨리 끝났지만 한 학생은 3시간씩 걸렸다고 한다. 안내 메일에도 몇 시까지 오라고는 되어있었는데 언제 끝날 것이라고는 대략적으로만 말씀하셨기에 사람마다 조금 많이 달랐나 보다. 그래서 나는 지정된 시간과 장소에 인터뷰를 하러 갔다. 실제로 강사님들께서 인터넷 강의 촬영을 하는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는 진행되었는데 당시에는 꾸미는 것도 모르고 해서 영상을 다른사람에게 보여주지는 않았다. 그저 돈 받았다고만 말할 뿐이다.

항상 보기만 했던 이런 스튜디오에도 와보고 참 별일이다.


학원업체에서 진행되는 인터뷰이기에 주된 질문은 해당 학원에 대한 내용과 그리고 전반적인 학습 과정에 대한 내용이었다. 어떤 선생님의 수업을 들었는지, 그 선택 동기는 어떤지에 대해서 물어보시는데 나는 어쩌다보니 듣게 된거라 조금 찔리기는 했다. 또 기본적인 인터뷰로는 내 경우 두 번째 입시를 준비하게 된 이유와 학습법, 위기 극복능력 등을 물어봤다. 이것도 뭐 그냥 그런대로 답했다. 


딱히 처음에 느꼈던 것처럼 '와 내가 인터뷰를?' 이라는 생각에 말을 더듬거나 하지는 않았다. 덕분에 촬영해주시는 분도 안내자분도 일찍 퇴근하시겠다며 좋아하셨다. 그래도 처음 인터뷰라는 것도 해보고 방송을 보게 되면 연예인들이 쓰는 것처럼 얼굴에 붙여서 쓰는 마이크를 해보니 신기하기는 하더라. 그리고 나중에 완성버전을 보니 상당히 중간중간 편집이 많이 되어 있어서 굳이 그렇게 오래 해야했나 싶기도 했다. 근데 확실히 카메라 앞에 서니 긴장되는건 있었다. 하물며 수 십대, 수 백대에 쌓여 질의응답을 하는 공인들은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안간다. 나야 그냥 편집하고 말면 되지만, 그렇게 수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쌓여 말 실수라도 한다면 되돌릴 수도 없기 때문에 참 대단하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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