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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웨Manwe Sep 25. 2023

일회용 마스크

코로나19(COVID-19)

우리 집 현관문에는 자석을 붙여놓고 그 위로 자동차키나 마스크를 걸어놓았다. 다들 알다시피 코로나19가 한창 극성일 때 마스크 착용이 필수였다. 그렇기에 아마 많은 사람들이 외출 시 잊지 않고 편하게 착용하고 나가기 위해 현관문에 각양각색의 자석걸이를 붙여 마스크를 걸어둘 수 있도록 해두었을 텐데, 나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다. 지금은 코로나가 비교적 잠잠해져 필수 착용이 아니기에 꼭 필요한 것도 아닌데 아직 그때 당시에 걸어두었던 그 모양 그대로 마스크가 걸려있다. 가끔 병원에 갈 때 간간히 착용하고 교체도 하면서 놔둔 상태다.


아이들은 유치원으로, 나는 회사로 가기 위해 집을 막 나서는 참이었다. 그날따라 흔들거리는 마스크가 눈에 들어왔는지 첫째 아이가 평소에는 한 번도 꺼내지 않았던 얘기를 했다.


"아빠! 우리 왜 이제 마스크 안 쓰고 다녀요?"

"음.. 이제는 세균 벌레들이 많이 없어져서 안 쓰고 다녀도 괜찮아."

"세균 벌레? 그러면 안 써도 돼요?"

"혹시 나중에 세균 벌레가 다시 많아지면 써야 할 수도 있는데, 지금은 안 써도 돼."


당황했다.

마스크를 안 쓴다는 것이 질문으로 돌아올 수가 있다니. 꿈에서조차 상상하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2019년 4월에 태어난 첫 째 아이는 돌 쯤이 되어 걸어 다니기 시작할 무렵부터 마스크를 착용했고, 외부에서는 항상 착용하는 게 습관이 되어 오히려 마스크 없는 생활에 낯이 설었나 보다. 둘째 아이는 2021년도에 태어나 세상에 나왔을 때부터 마스크를 착용하게 되었으니, 말이 서툴러 표현은 못해도 첫 째 아이보다 더 낯섦을 느끼는 중이 아닐까.

이대로 몇 년만 더 마스크를 착용하는 생활이 이어졌다면, 아마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까지는 마스크 없이 외출했었다는 얘기를 해주어도 믿지를 않았을 것 같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생활이니까.

우리 부모님 세대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생활을 상상도 못 했을 텐데, 지금 시대의 아이들은 마스크가 없는 생활을 생소해하다니. 정말 격세지감이다.


앞으로 시대에는 기후변화, 환경오염 등에 따라 전염병이 더 자주 발생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온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사람들이 한 번은 어렵지만 경험해 본 것을 다시 하는 건 쉽다고, 전염병 소식이 들린다면 다들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서 쓰게 될 것이다. 이러다 아예 마스크 없는 생활을 하지 못해 보는 세대가 출현하는 건 아닐까 걱정된다. 물론 우리가 죽기 전에 그런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면 당장에 우리도 다시는 외부에서 마스크를 벗지 못하게 될 테니 그것도 걱정이다.


물을 사 먹는다는 것을 이해 못 했던 시절도 있었다고 한다. 근데 우리는 지금 당연하게 생수를 사 먹거나, 정수기 렌트비를 내야지만 물을 마실 수가 있다. 이대로라면 맑은 하늘, 맑은 공기를 편하게 마시는 것을 꿈에서만 상상해 보며, 용기에 담겨 나오는 맑은 공기를 사 먹는 시대가 곧 닥칠 것만 같다.




아직도 현관문에는 걸어두었던 그 모양 그대로 마스크가 아직 걸려있다.

하지만 다시는 쓰지 않기를 바란다.


환경보호를 위해서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분리수거라도 꼼꼼히 잘해야지. 아들 둘 손을 꼭 잡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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