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짓 별거냐 : 남편의 친구들 만나기 1
(해당 챕터의 스토리는 글 완성 후 개인사정으로 편집 및 일부 삭제되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하루는 TV 프로그램에서 사람을 경계하는 아이가 친구들이 놀이터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한쪽 구석에 숨어 어색해하는 장면이 나왔다.
나는 폰 게임을 하고 있는 남편을 발끝으로 툭, 차고는 물었다.
"나도 오빠 친구들하고 있으면 저러고 있잖아. 어땠어?"
"별 신경 안 썼는데? 넌 원래 사람 경계한다고 했고. 나는 알고 있었고."
나는 다른 사람 눈에 어떻게 보일까 극도로 신경 쓰는 사람이다.
남편의 친구들을 처음 보기로 했을 때는 더 심했던 것 같다.
연애한 지 대략 1년이 다 되어가고 있을 무렵, 남편은 내게 물었다.
"친구들이 자기 보고 싶다는데 만날래?"
나는 고민 없이 대답했다.
"아니, 난 싫어."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앉아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남편은 조금 고민하는 듯하더니 알겠다며 폰을 내려놨다. 아쉬운 듯 보였다.
"오빠 친구들... 착해?"
"응, 착해."
"어떤 식으로 착하다는 거야? 무례한 사람들 아니야?"
"내 여자 친구한테 함부로 할 애들은 아니야."
"오빠가 그걸 어떻게 알아 무례할지 안 할지. 오빠가 없을 때 나 막 공격할 수도 있잖아."
"... 그럼 안 가면 돼. 안 만나도 돼."
사실, 무례 한쪽은 나였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선입견을 가진 쪽은 늘 나였고, 극도로 타인을 경계하는 난 모두가 날 공격할 거란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다.
"오빠 친구들이 나 보고 싶어 한다며... 언젠가는 봐야 할 거 아냐..."
"언젠가는 봐야겠지. 그런데 넌 싫다며. 굳이 싫다는데 왜 봐."
순간,
난 화가 났다. 왜 화가 났는지는 사실 모르겠다.
"내가 가서 실수하면 어떻게? 내가 막 경계한답시고 막 말하면 어떻게? 오빠 친구들이랑 나 때문에 사이 나빠지면..?"
남편은 조금 흥분해서 말하는 나를 가만히 보고 있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자기가 막말할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들 자기 때문에 나랑 사이 나빠질 애들이었으면 그냥 안 보면 돼."
짜증 나게도 남편은 그런 사람이었다.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온갖 불안한 상황들을 한마디로 종결시키는,
그래서 그 불안한 상황 속에 나를 스스로 던져놓게 만드는, 해보고자 의지를 불태울 수 있게 이끄는 사람.
"좋아! 그럼 만날래! 내가 막 말할 것 같으면 오빠가 나를 좀 제어해."
"그래, 알겠어. 애들이랑 약속 잡을게."
그는 바로 모임을 주도하는 친구와 전화통화를 했고, 순식간에 그 주 주말에 만나는 것으로 약속이 잡혔다.
통화를 끊고 내가 든 첫 번째 생각은,
'도망가고 싶다. 괜히 오기 부렸다. 나를 싫어하면 어떡하지? 나가지 말까?'
무서워졌다.
그때를 떠올리면 왜 그렇게까지 긴장했을까 그들도 똑같은 사람이고, 그들도 어색했을 텐데 말이다.
"이번 주말에 애들이 보자는데 갈래?"
"아니, 오빠 혼자 가."
난 여전히 남편 친구들과의 모임을 피한다.
왜 피하냐고 묻는다면... 음 뭐랄까.
싫은 건 싫은 거니까?
어색하고 불편한 것보다 그들과 공유한 추억이 없어, 그냥 할 말이 없다.
굳이 내가 싫은데 응해야 하는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직은 어색하고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