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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냐 정혜승 Jan 04. 2016

<2015년 가을과 겨울> 먹고 다닌 이야기

<2013년> 먹고 다닌 이야기

<2014년 1~6월> 먹고 다닌 이야기

<2014년 7~12월> 먹고 다닌 이야기

<2015년 1~6월> 먹고 다닌 이야기

<2015년 7, 8월> 먹고 다닌 이야기


애매하게, 7~8월에서 끊어버리는 바람에, 9~12월을 정리. 원래 식당 1곳 당 140자를 넘지 않았으나, 충동적으로 페이스북에서 '마냐'  페이지를 만들고 글이 길어졌다. 사진도 초창기에는 달랑 1장 씩 올렸으나, 트위터가 4장까지 허용하면서 늘었고..  페북 페이지엔 사진이 더 올라가면서ㅠ 결국 이번 포스팅은 좀 길다... ;;  이게 무슨 삽질인가 싶기도 하고, 먹방 트위터리안이랍시고 오버하는 경향이 분명 있다.  


무슨 대단한 맛집 분석이 아니다. 내게는 간단한 일기다. 먹고 다니면서 만난 사람들, 나눈 이야기에 대한 기억의 열쇠. 작은 식당을 응원하는 마음이 점점 더 커지고, 안 가본 집을 찾아다니는 열의가 더 늘긴 했다. 정말 너무 먹어서..새해엔 덜 먹고 싶다는 생각이.


1. 여수음식 전문점. 오늘 전어회 전어구이 좋다더니 정작 전어 다 떨어졌다고ㅠ 심지어 예상보다 손님 많았던 탓에 온전히 재료 남은 메뉴 없어 결국 삼치회 민어회 병어회 모듬. 가격은 착하게 배려. 친절. <반포 시방>


2. 한 달 퇴근길 챙겨주신 H님께 밥 사는데 1차 쫌 아쉬워 잘 안가는 2차까지. 시그니처 메뉴 돼지고기찜샤브(2.5만)는 배부르지 않았다면 맘에 들었을. 치즈 닮은 모찌리 도후(0.6)는 그저 흡족. <반포 분노지>
===== 정말 모처럼 접대 좀 해보려 했는데.. 시방이 시방 음식이 다 떨어졌다고ㅠ 8시쯤 간건데.. 그래도 이것저것 최선을 다해 친절하게 내주셨고.. 삼치회는 인상적이었지만.
마침 바로 옆에 분노지. 작은 가게인데 사람 많아 간신히. 차라리 이쪽으로 첨에 갈 걸..
그래도.. 이날 간만에 함께 '처음처럼' 달려주신 H님께 진심 고마웠습니다. 여름 내내 고마웠지만. 이날도 특히!


3. 오랜 벗 W가 마침 내 삶의 멘토 세 분을 모셨네. 인터넷 H님, 기자 시절 P님, 북리뷰 B님. 육전, 닭모래집튀김, 갈비된장전골 등 착한 안주에 대화가 깊었고 호젓한 뒷골목 야외 테이블 굿. <한남동 식객삼천>


4. 단체예약에 준비 시간 걸린다며, 메뉴 사전 주문 요구. 그런데도 음식 서빙이 느린거, 커피 안되는건 많이 난감. 잘 구운 스테이크 200g, 양갈비 300g 3.5만원이면 괜찮지만. <판교 울프스덴>
===== 스테이크 자체는 훌륭. 가격도 비싸다면 비싸지만 스테이크 치고는 착한 편. 물론 얻어먹은 거니까 더 관대한ㅎㅎ 그러나 서비스는.. 아아. 주방과 홀 인력 부족 확실


5. 인간 조미료 탐지기 H님 단골. 야채에 고추장과 참기름으로 쓱쓱 비벼 먹다가 막 끓여낸 청국장 더해서 냠~ 슴슴 순두부까지 먹으려면 밥 덜 먹어야ㅋ 담엔 오징어볶음 곁들여야지. 효소원 순두부와 청국장 판교점.
===== 11:30에 가야한다고 들었지만. 대략 45분까지는 앉을 수도. 줄 서서 수다나 떨자고 했는데 바로 앉았어요. 그야말로 건강한 밥상. 주변에 반길 이들 몇 얼굴이 떠오르고ㅎ
K님에게 들은 이야기를 H님에게 해드렸어요. 몽양 선생께서는 조국을 잃은 청년들에게 "몸을 만들라"고 하셨다고. (선생의 웃통 벗은 인증샷도 있더군요ㅋㅋ) 뭘 하더라도 몸과 마음이 튼튼해야. 헬조선 어쩌구 해도, 잘 먹고 건강한게 최고.


6. 경리단 번개. 그 많은 핫플레이스 중..한적한 동네 골목을 한참 걷는 집을 낙점. 새콤 달콤 아삭한 오이 처리가 맘에 드는 오리오이무침, 작은 냄비 실하게 채운 김치찜보다 사실 맑은맛 술이 좋았던. 안씨막걸리
===== 지난 번에는 안주가 더 맘에 들었다면, 오늘은 술맛이 참 좋더군요. 한 잔 술에 척하면 착하는 수다가 가능한 멤버들이 더 좋았기 때문이겠지만ㅋㅋ


7. 데친 오징어랑 소세지 계란부침까지 나왔지만, 수란 곁들인 콩나물국이지만, 숟가락 드는 것도 힘든 날. 어쩐지 너무 즐겁게 달렸던게야. 댓가는 가혹하고. 술푼 인생.  술꾼님들 해장 잘하세요. 판교 <재크와콩나물>
===== 전날 L님, K님, P님과 대화는 기대 이상 유쾌하게 이어졌을 뿐이고. 너무 달렸어요.. 무튼 12시 전에 가면 오징어 서비스까지 내주는 최고의 콩나물국밥집


8. 냉면은 후딱 먹고 뒷편 카페가 목표. 갑자기 숲에 들어온 기분을 살짝 내준다. 야외에서 즐거운 날씨. 분당면옥에선 담에 냉면 대신 곰탕이나 먹으리라. 아니면 아예 가벼운 샌드위치로 첨부터 카페로. 분당 <크레마팜>
===== 분당면옥은 그닥 다시 갈 마음이 안 들지만. 크레마팜이라는 압도적 카페 덕분에 또 가게될지도. 멋진 점심이었어요.


9. 올리브와 치즈 하몽, 토마토.. 즐거운 감탄사가 나올 만큼 좋았어요. 와인값 센 편인데 하우스 와인 꽤 괜찮구요. 야간 안주는 착하고 완전 훌륭. 딱 한 잔만 한건 와인값 센 탓은 아니고ㅋ 선릉옆 <모로>

===== 바람 좋은 계절은 한 잔 하기 가장 좋은 때. 크지 않은 작은 식당이라서, 야외 느낌 살아서 좋았지만. 호탕한 사장님, 10시 되니 젊은 셰프와 서빙 담당들을 모두 퇴근 시키며 "오늘도 고생 많았다"고 문 밖 배웅하는 뒷모습이 멋졌어요..


10. 도대체 이 집은 왜 이렇게 맛있는걸까. 한 달 전에야 간신히 예약했다는데 손님이 느무 많아서 대화 대신 온전히 음식에 집중. 처음 와본 L님 행복해하는 걸, 다욧 하는 K님 흔들리는걸 보니 뿌듯. 서교동 진진
===== 엄청나게 시끄럽기도 했지만. 감수할 수 밖에. 음식에 홀린 사람들의 식당. 오랜만에 갔더니 메뉴가 좀 바뀌었는데 카이란 볶음은 달콤한 식감부터 마음에 흡족. 쇠고기 양상추 쌈, 너 오랜만이구나 싶은ㅎㅎ
1990년대 말 여의도 증권거래소 옆 먹자빌딩의 <신동양>에서 처음 '새우 토스트'를 맛본 뒤, 중국 요리의 광대한 상상력에 감탄. 그러나 하는 집이 많지 않았던 별미. 이제는 멘보샤라는 이름도 알려질 정도. 연남동 향미 멘보샤는 이제 기억이 잘 나지 않고. 압구정동 어느 중식당 멘보샤는 가격이 3배 정도 비쌌던 것 같은데 양도 맛도 진진만 못해서 대실망. 그만큼 대단한 별미. 진진에서 반드시 영접해야 할 멘보샤.
만두도 여전히 훌륭했고, 냉채에 고수를 듬뿍 더해 먹으니 기뻤다. 팔보채는 상상력은 부족한 메뉴이지만.. 전복을 몇 개씩 통째로 넣어주시다니. 이렇게 이 가격에 주셔도 되는건가.
판교에서 가기엔 너무 먼 길이지만. 보람 있었고. 사실 음식보다 사람.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낄낄댈 수 있어 고마웠다.


11. 하늘빛 고운 계절. 야외 테이블도, 실내도 멋지다. 파이 닮은 해산물 갈레뜨는 얇게 부쳐낸 메밀 바닥에 해물과 야채 싸서 먹으니 별미. 녹두 위에 단호박, 리코타 치즈는 각 재료의 맛이 조화롭다. <하베스트 남산>
트러플 향과 익히지 않은 생 버섯의 풍미 기막힌 풍기 피자, 깻잎 페스토에 루꼴라 듬뿍 얹은 피자. 담백한 버섯 리조또. 경북 의성 사과로 6년 숙성했다는 사과와인(아펠바인)은 또 색다른 경험. <하베스트 남산>
사과와인보다는 사과주 라고 부르고픈 아이 이후.."해발 500고지 청정 땅에서는 사람도 과일도 편안하게 잠이 듭니다" 장수드림협동조합의 사과즙은 정말 달콤하고 청량. 사과잼은 집에 와서 살짝 퍼먹..넘 맛있다.

=====  행복한 만찬. 가슴 두근거리는 이후 이야기. 빅팜컴퍼니 안은금주 대표님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우리 식재료에 대한 애정과 농촌의 미래를 새로 그려내는 상상력, 추진력, 실행력.. 감동이었어요. 안 대표님 컨설팅이 <하베스트 남산> 메뉴와 공간 곳곳에서 부드럽게 느껴졌어요..
보드라운 식감에도 향이 곱게 느껴지는 메밀 부침의 해산물 갈레뜨. 이런 상상 자체가 좋더라구요. 익히지 않고도 본연의 맛을 낸다는 버섯 피자도 놀라웠어요. 여러 메뉴에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과식하는데 사과주가 큰 도움 됐구요ㅎㅎ 가격을 모르는게 마음이 편하긴 한데ㅋㅋ 이 계절에 남산의 식당이라니 호사로운 저녁이었습니다.
선물로 주신 사과즙은.. 흑흑 뭐가 이렇게 맛있냐.. 쩝쩝 해치웠고. 사과잼은 놀랍게도 입에 딱 맞는 달달함. 계속 퍼먹을 수도 있을 것 같아 간신히 자제했어요.
우리 농촌의 좋은 먹거리를 근사하게 전달하는  여러가지 방식을, 플랫폼을 고민하는 멋진 분. 감동의 여운이 오래 갈 것 같습니다.
안 대표님 스토리볼 <6시 내 밥상>은 시간 두고 보겠습니다^^


12. 샐러드의 골뱅이 실해요. 낙지무침에 곁들인 것은 두부가 아니라 치즈부침. 수퍼 가리비 감동적인 맛. 두툼하게 씹히는 항정살 구이 식감 굿. 작은 가게의 독특하고 실한 한정식 코스. 좀 비싼집. 신사동 미로키친
===== 공간은 소박하고, 음식은 맘에 드는 접대용 식당..ㅎ


13. 치킨 샌드위치가 예술이라더니, 연어도, 돼지고기도 모두 훌륭. 반찬까지! 게다가 커피도 아주 근사해요. 커다란 가운데 테이블이 거의 전부인 작은 집. 좋은 벗들과 음식, 수다를 즐기기엔 최고. 경리단 플랫아이언


14. 갈치구이(9천)보다 삼치구이(8천)가 훨씬 낫습니다. 반찬도 그럭저럭. 생선구이는 점점 집에서 하기에는 냄새 나고 번거로운 일이 되어버려 구워주는 식당 좋아요. 고등어 조림까지 나눠먹기에 괜찮은 판교 후니그릴
=====  채운보다 못하지만. 회사 옆건물에다 삼치구이는 괜찮았어요!


15. 사랑스러운 J 집들이. 회 사랑이 깊은 그녀에게 미친물고기 앱 추천. 믿을수 있는 노량진 횟집에서 시간 맞춰 배달. 각 2인분 회 4만. 전어회 2만. 배송비 1.5만  
=====  회 좋아하는 분들. 노량진 뛰어가지 않고도 길이 생겼습니다!


16. 아기자기한 한식밥상 브런치. 버섯향 진한 리조또 굿. 비릴 수 있다던 새우 파스타는 진짜 좀ㅋ 천정이 높고 여유있는 공간 좋아요. 상호처럼 커다란 노란문. 제가 쏘려고 했거늘 C님 고마워요. 판교 운중동 노란문


17. 돼지갈비는 야윈 느낌. 닭(1만)은 아들이 가성비 별로라고 해서 당황. 그 정도면 싸다고 생각한 내가 무뎌진거. 태국 거리음식 표방. 비싸지 않지만 음식 맘에 든 타율이 절반. 고수 따로 청해야. 강남역 반타이
===== 특별히 가족 외식. 지나가면서 보고 함 가봐야지 했던 집. 감동은 없더라는


18. 요거트볼에 캐비어, 인삼에 더덕튀김, 관자에는 푸아그라 소스에 또 캐비어. 캐비어 애정하는 한남동 코로비어. 도대체 가격이 얼마일지 상상도 못하겠다. K님 고마워요. 이렇게 호사롭지 않아도 됐거늘. 굉장했어요.
===== 아무리 내 삶을 돌아봐도, 단연 손꼽힐 호사로운 저녁. 진짜 비싼 밥은 사지도, 얻어먹지도 않는다는 나름의 신조가 있지만, 예외란 인생의 동반자. 이 정도로 엄청난 저녁일지 몰랐어요... 이런 경험을 선물해주신 K님, 잊지못할 저녁이었네요.
요거트볼에 캐비어, 단호박볼, 푸아그라에 헤이즐넛. 시작 메뉴를 듣는데 아찔.
한 사람 한 사람 인삼 괜찮냐고 묻길래, 평소 즐기지 않지만 조금 먹는다고 일 있겠나 했더니 부드럽게 익힌 인삼이 통으로. 그 위에는 더덕을 얇게 튀긴 토핑. 아.. 이 저녁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죠..
따로 캐비어를 추가해주신 덕분에이십 몇 년 전 러시아 교환학생 시절 이후 캐비어를 이렇게 원없이 먹어본 것도 처음. 미슐렝 별 셋 레스토랑에서 일하셨다는 셰프를 실물로 뵌 것도 처음.
K님 달변에 세시간 가까이 이어진 저녁 내내 알찬 대화로 충만했고. 부인마저 세상 돌아가는 일에 그리 통달하신 분일 줄이야ㅎㅎ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과하게 고마웠어요.


19. 대학가 무시한건 아닌데 가격표를 멍하니 쳐다봤습니다. 고기가 이래도 되나. 근데 두툼한 소금구이 예술. 양도 200g이라 은근 푸짐. 당초 가볍게 예의만 갖추려다 막 달렸어요. 수정과도 주시다니. 신촌 한옥갈비
===== 오래된 단골가게는 마음의 고향이다. 신촌에서 가장 서운한건, 내 추억의 가게가 거의 남지 않은 현재 모습. '거의'라고 쓰는 건 그래도 남은게 혹시 없을까 하는 거짓 기대다. 아예 없다고 단정하기 싫으니까.
이 가게는 다행히 누군가에게 그런 곳. J님 단골이란다. 들어가는 입구의 가격표를 정말 멍하니 봤다. 돼지고기 100g 4500원. 보통 1인분 150g이 일반적인데, 이 집은 200g 9000원이다. 한동안 좋아했던 강남 봉피양 돼지갈비는 150g 2만원 초반까지는 괜찮다가 3만원 부근 되면서 심리적 맛이 가버렸다. 야들야들 잘 구워주는 서비스도 인정하지만, 신촌 한옥에서도 구워주신다. 두툼한 생고기 풍으로 내주시는 고기도 결코 다른 비싼 집에 뒤지지 않는다. 아주 조금 더 비싼 갈매기살보다 저렴한 소금구이가 좋았다.
가성비, 가격대비 성능을 언제나 주요 변수로 치는 내게는 눈이 번쩍 뜨이더라. 선술집은 분위기도 중요하다. 서대문 통술집이 얼마전 맛집으로 소개되어 웃었는데. 스물셋 무렵부터 가끔 다녔던 집. 둥그런 양철 식탁에 작은 의자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고기를 굽는 집들에는 뭔가 다른 맛이 추가된다. 고기 한 점에 소주 한 잔 털어넣는 기분이 달라지는 것이다. 을지로의 통일집도 이런 분위기에서 고기를 구울 수 있는 집. 최근 가장 좋았던 가게 중 하나다.
노동을 마무리하고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데 돼지고기 한 점에 소주 만한 것이 있을까. 노동자에게는 주머니 가벼운 날에도 발길 가는 가게가 필수. 이런 가게는 휘황찬란한 신촌에서 얼마나 버틸까.
이날 소맥은 자리 막내였던 20대 청년 K가 담당했다. 평소에는 뭐 먹고 사냐 물었더니 김치찌개에 소주란다. 같은 거리를 헤매던 스무살 시절 나와 같은 메뉴. 괜히 반갑더라.
영화 <변호인>처럼 국밥집 아주머니가 가게 하나 하면서 아들 대학 보낼 수 있을까. 미친듯이 올라버린 학비와 가게 임대료를 생각한다. 이십 몇 년 전, 나는 한달 과외 알바로 25만원을 벌었고 학비를 충당했다. 무려 장학생이었던지라 어렵지 않았다. 몇 년 전 내 아이를 가르친 대학생에게 나는 30만원을 줬다. 신촌의 학생들에게 저렴하게 기운을 채워줄 이 가게가 오래 가기를 바란다.


20. 모든 메뉴에 표고를 활용. 생표고를 기름장에 찍어 입맛 돋우고. 표고를 사랑하는게 분명. 하얀해물짬뽕(8천)과 표고해물볶음짜장(9천)은 나름 괜춘. 엄청난 감동까지는 아니더라도 탐방해볼만한 판교 중식당 목우


21. 시즌 첫 방어. 회와 육회 같이 하는데 둘 다 훌륭하고 양 적은게 특징. 묵은지돼지찜은 푸짐해 마무리로 제격. 술꾼들 아지트 답게 목소리 높여야 하는 소란함에 2차는 인근 조용한 카페에서 도란도란. 한남북엇국
=====  여름에 저 집에서 민어를 먹을 때도 깜짝 놀랐었다. 시끌벅적한 평범한 술집에 어울리지 않는 우아한 자태 (마냐 페이지 표지 사진 중 당당히..), 그리고 상당히 괜찮은 회의 상태, 민어회 치고 상대적으로 착한 가격(?)이라 생각했으나 그에 걸맞는 적은 양. 방어회도 그랬다.
그런데 회와 육회를 동시에 저 정도로 내기도 힘들다. 몇 년 전 처음 가봤을 때 북엇국 집인줄 알았다가, 안주가 끝없이 나오는데 놀랐던 집이다. 그냥 술꾼들을 위한 집. 하다보니 안주도 하나 둘 늘어난게 아닐까. 그때 듣기로는 어디서 공수 받아오는 해물이 좋다고 자랑하셨는데 그럴만 하다. 게다가 '남이 부쳐준 전'은 언제나 옳다. 뜨끈하게 갓 부쳐주는 전, 그 중에서 다른 집에서는 훨씬 더 비쌀 육전도 이 정도면 괜찮지.
주머니가 얇은 친구들보다는 어느 정도 씀씀이가 있는 이들을 위한 술집. 실제로는 자정이 넘으면서 강남에서 1차를 즐긴 선남선녀들이 북엇국 속풀이 하러 건너오기 때문에 물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시간에 남아 있는 일이 없는지라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다.
몇 달 동안 거의 매주 만나 공부했던 이들과 뒷풀이하는데 이 집을 고른건.. 매번 모임 후 가려다 자리 없어 실패했던 한이 남아있기 때문. 음식은 괜찮았는데, 너무 시끄러운 술집의 특성을 간과해.. 시끄러워도 너무 시끄러워서 그냥 먹고 마셨다. 조용하고 독방이 가능한 집은 음식이 지루하거나, 과하게 비싸다. 그럼에도 무슨 모임마다 그런 집을 고르는 분들도 계시는 거고, 나는 일식집 한정식집 등 품격은 있으나 음식이 평범한 집을 좋아하지 않는지라..대개 시끄러움과 불편함, 허름함을 모두 감수하고 음식에 집중한다. 모든게 다 좋은 집이 있을 수 있을까ㅎㅎ 음식이 맛난데 가격 합리적이면 사람이 붐비게 되어 있고, 독방을 원하면 너무 점잖거나 가성비가 떨어진다.
함께 하는 사람이 좋으면 음식 정도 타협 가능하지 않냐고 하지만. 좋은 사람에게 맛난 음식을 소개해주는 기쁨이 더 크다.
이날 목이 아플 정도로 떠들고 먹은지라... 2차는 길 건너편 폴바셋 조용한 커피집에서 아이스크림 먹으며 도란도란.


22. 고기가 좋다는 S에게 무려 5군데 고깃집을 얘기했는데, 예약 다 찼거나 넘 허름하거나.. 결국 낙점 받은 이태원 야끼니꾸집 히바치. 나름 쇠고기인데 120g 1.4만 가성비 상당히 훌륭. 한적한 뒷골목 애정함
=== 트윗에서 관심글만 97회. 역시 나만 가성비 신경쓰는게 아니다.
기존 미디어 기자님 네 분과 뉴미디어로 옮긴 전직 기자 둘이 만나서 미디어 얘기만 실컷 한 날. 혼자 좀 늦게 갔더니 과한 의기투합에 살짝 당황하기도 했으나ㅎ 아 하면 어 하는 미디어 수다란 그럴 수 밖에 없는. 사실 다 끝나가는 밥상에서 새로 고기 구워주길래 급하게 흡입. 다른 종류가 없는게 흠이지만 이 정도 가성비면.
2차로 옆 골목 식객삼천에서 가볍게 된장전골을 먹고.. L님과 좀 걷는다는게.. 한남대교를 건너 신사동까지 워킹수다. 한남대교엔 늦은밤도 공기가 매캐한건 놓친 변수.


23. 신논현역서 남부터미널로 옮긴 <부일갈비> since 1963. 140g 4.3만원 비싼 소금구이로 유명. 참기름 더한 계란노른자에 찍어먹는다. 능력자 K가 호기롭게 생등심 양념갈비까지 쏜 덕분에 고기기운 충전
===== 2007년 무렵 모 차장검사에게 얻어먹으며, 계란 노른자 기름장에 찍어먹는 맛에 반했다. 아니 이런 집이 있다니 넘 맛있구나 했다가. 몇 년 전 가족들과 갔다가 당황. 그 시절에는 내가 계산을 안해서 값을 몰랐다는ㅠ
얻어먹기에도 부담되는 비싼 집. K는 나를 기다리며 와인도 먼저 주문해놓았고. 둘이서 고기 4인분을 먹었다. 정말 맛있었다! 크게 쏠만큼 좋은 일도 있던 K에게 고마울 뿐. 그날 수다 중에 내가 진상을 떤건 잊어야 하는데 왜 기록하고 있는거지..


24. 쇠고기 450g에 5.8만원 모듬. 가성비 훌륭한데 육질도 괜찮았다. 150g 1.4만원 황제갈비살도 좋았는데 이때쯤은 이미 과한 알콜로 올바른 사고를 못했.. 밤바람 즐기는 것도 이제 끝물. 판교 야끼화로
===== 부일갈비에서 고기 얻어먹은 며칠 뒤, 이번에는 L님이 쏘셨다. 사실 다른 집 가려다가 자리가 없어 우연히 들어갔는데 기대 이상 훌륭. 히바치와 마찬가지로 야끼니꾸 종류가 가성비 훌륭. 이 집은 히바치와 달리 고기 종류도 다양했고. 정말 고기와 소주 만으로 줄창 달렸다. 서로 같이 만나본 적 없는 이들의 조합이었는데 어쩜 그리 대화가 잘 통하는지. 즐겁고 유쾌한 나머지.. 다들 다음날 사람이 아니라 떡이 되어버린게 함정.
이날 자리는 C와 잠시 수다 떨며, 서로 별 것 아닌 날들에 한탄하다가, 인생 뭐 있나, 좋은 사람들과 술이나 먹으며 버티자고 했다가 만들어졌다. 사는게 그렇다.


25. 언제나 줄이 길어 궁금했던집. 4900원 가격 실체도 궁금했거늘 무려 친환경쌀 쓰시고 잡냄새가 나지 않는 깔끔한 맛. 부추무침 새우젓은 없지만 깍두기와 무채도 나쁘지 않고 건더기 실한 편. 담소사골순대 판교점

26. 인근에 줄 더 긴 순대국 또 도전. 7500원인데 어제 4900원 짜리에 비해 더 실한건 맞지만 그렇게 대단하지는 않은. 새우젓, 들깨가루는 기본. 오늘 진한 맛에 어제 깔끔 버전 기억나고ㅎ 강창구찹쌀진순대

===== 이틀 연속 순댓국. 혹시나 해서 지금 찾아봤더니 '순대국'은 '순댓국의 비표준어'라고.

담소사골순대는 정말 궁금해서 가봤는데 기대 이상 좋았고, 두번째 순댓국은 전날 그런 가성비 순댓국을 먹지 않았어야만 만족했을듯.

이쯤 되니, 판교 순댓국 순례라도 하고 싶어지는 마음. 그리고 한남동 시절에 먹어본 약수순댓국을 새삼 그리워하고 있다. 뚝배기를 먹기 힘들 정도로 뜨겁게 팔팔 끓여주는 방식이 아니라, 건더기는 따로 다듬어 준비한 뒤 24시간 끓이는 들통에서 뜨거운 국물을 부어 따뜻하게 만들고, 그럼 온도가 미지근해지니 다시 그 국물을 따라내고, 새로 국물을 부었다가 따라내는걸 여러번 반복하는게 토렴이다. 건더기도 국물도 딱 먹기 좋게 뜨끈해진다.

이것은 14년 10월의 트윗

냄새 없이 부드러운 머릿고기(2만) 순대 좀 섞어 달라 했고. 나중에 간도 푸짐히 써비스. 통통한 새우젓 곁들이니 소주가 술술. 토렴 방식으로 내주는 순대국(0.7) 여전히 훌륭. 이런 벙개라니..^ 약수순대국


27. 가격 착한 편은 아니지만 전복솥밥도, 성게알비빔밥도 나름 별미. 간만 탄수화물로 해장. 메뉴 몇 안되는데 다 궁금. 테이블 몇 안되는 작은 가게. 통영 스타일이라기 보다 어쩐지 일본풍 느낌. 동부이촌동 오통영


28. 한 때 당대 인물들 드나들던, 이제는 한적해 방을 독차지. 남도음식점이라 찬과 김치 여전히 훌륭한데 가짓수 줄고 값 올랐나 했더니 와본지 5년은 족히 지났구나. 세월 품은 집, 또 오겠지. 북촌 헌재 앞 남원

=====

야들야들한 낙지에 젓가락질을 부지런히 하고, 고소한 두부를 조금씩 잘라 내어 새우젓 얹어 먹어보고, 갓김치랑 먹어보고.. 그러나 오늘 안주는 주로 수다.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정치인" 트뤼도.
그의 젊은 공약, 자유로운 영혼의 부모, 독특한 삶의 역정도 화제지만..M선배는 "정치인은 섹시한 매력이 필요하다"고 단언. 부시도 섹시한 편, 케리는 anti 섹시 였다고. 하다못해 MB도 재래시장 탐방 다니며 섹시미를 떨렸다는 둥.. 현재 우리 대권 후보 중 누가 섹시한지 놓고 수다 떨었는데... 떨었는데...

정말 재미난 이야기도 많았는데 YS의 센스 쩌는 영어 에피소드는 나중에 오프라인에서 물으면 수다를 떨어드리리..

집에 와서 K선배가 거품 물던 두 편의 만화를 이제야 보고.. 다시 기절... ㅋㅋ
<인턴>
<비운의 왕세자>


29. 선도 좋은 방어회. 고소한 방어 위와 간 숙회. 그리고 K옵 증정 17년산 히비키 한정판. 고단한 하루의 노동을 이렇게 턴다. K님 고마워요. 친구 팔뚝에 새긴 말은 "어둠 이후 빛이 온다" 압구정동 물고기


30. 싸고 맛있는, 양이 참 적은 안주. 하우스 와인(2.9만원) 곁들여, 길가 노상 바 혹은 안쪽 하늘 보이는 반 야외 자리가 맘에 듭니다. 까망베르 튀김, 하몽 훌륭. 가볍게 수다 떨다 귀가. 논현동 타파스타파

31. 20세기에 다니던 집. 비싼 대신 밀폐된 분위기가 장점. 옆방에 어느 귀빈인지 식당 앞 이어폰 낀 경호원들 간만 구경. 음식이야 뭐.. 폭탄 열 잔 돌았나, 다들 2차 가는데 혼자 튀는 중. 시경 옆 신안촌


32. 가끔 제주 가던 시절에는 서울에서 회나 해물탕을 찾지 않았지만. 꿈틀대는 낙지와 게를 비롯해 실한 해물탕. 먹기 좋게 정성껏 서빙해주시고. 제주보다 훨 비싼데 랍스터까지 맛봐야 호사구나 깊은 신논현역 해랑


33. 브로콜리까지 들어간 옛날백짬뽕이라니. 식감 좋은 해물에 국물 굿. 콩짜장은 부드럽고 부담 없는 맛이라 맘에 들었고. 찍어낸 모양새지만 잘 구운 만두라든지 대체로 흡족. 분당 정자동 소소하고 작은 중국집 자오찬


34. 쥔장이 직접 섞어주시는 소고기 보울+칩 메뉴에 레몬 퐁당 빠뜨린 코로나 맥주를 홀짝. 요즘 2차 잘 안 가지만, 간단 저녁이 8시에 끝나는 바람에 오늘 벙개 Y님과 초간단 2차로 입가심. 한남동 투칩스폴레


35. 짭쪼름 차돌박이와 감자볶음에 몰입했다가, 잘 익힌 가리비구이에 감탄했다가, 서비스 쑥전에는 감동. 담벼락 덩쿨 예쁜 2층의 작은집. 그러나 오늘의 기억은 좋은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아련함으로. 상수동 당인식당


36. 당인식당 맞은편 '그문화다방'에서 뱅쇼와 샹그리아 각자 한 잔 들고 두런두런 마지막 수다. 깨끗이 빤 손뜨개 컵받침도, 한적한 골목으로 향한 창에 작은 스탠드 조명도, 적당히 어수선한듯 차분한 분위기도 다좋다


37. 계란말이(7천) 완전 푸짐. 부치는 모습 장관. 묵은지김치찌개(7천) 돼지숯불구이(8천) 섞어 주문이 정석. 반찬과 가마솥 숭늉 무한리필. 할아버지께 한 잔 따르던 아들이 슬쩍 세 잔 마셨ㅠ 남부터미널 장꼬방


38. 늦게 가서 두부 샐러드, 게살 탕면 정도 인증샷. H님이 준비한 와인이 매우 훌륭했던 밤. 코키지 무료에 2만원대 메인 스테이크와 찹쌀탕수육도 훌륭. 가성비 좋아서 소규모 모임에 괜찮을 오리엔탈리안 광화문점


39. 마셰코 출신 셰프 두 분이 의기투합한건가. 메뉴는 칼국수. 한우소고기칼국수+한우짠지김밥 반 줄+ 작은 물만두 5개=8천원 점심특선은 매우 훌륭한 편. 단품 시켜 나눠먹어도 푸짐. 최근 오픈한 판교 낭만칼잽이


40. 옛날 K가 과외로 번 10만원으로 선배들 우르르 얻어먹을땐 엄청난 호사였지. 20년만에 탕슉 누룽지탕 난자완스 양장피까지 달려도 10만원대. 어느덧 술 쏟아도 구박않는 나이. 만두는 써비스. 압구정동 호화반점


41. 튀김옷 얇은 굴튀김(1.5), 기름진 과메기(2.3)도 괜찮지만 미나리 듬뿍, 부드러운 수제비에 생선 살이 녹는 진한 참게메기매운탕(중 3.8) 중독되는 맛. 좁고 후미진 10명 뒷방 아늑. 을지로 동강나루터


42. 집에 오는 길, 결국 한 잔 더. 결국 각 1병. 저 사진 찍어주신 B쌤과도 인사했지만, 정말 살짝 늘어진 저 표정이 생생. 바람이 차가워지면서 요즘 문득문득 생각한 사람.


(H쌤과 S, 같은 차로 돌아오는데. 알콜이 부족했다. 구본준님 1주기. 11월 12일. 한 번 가보고 싶었던 서초동 연가에서 육회에 소주 각 1병.. 안녕. 본준님..)


 <한국의 글쟁이들>도 좋지만 오늘은 <구본준의 마음을 품은 집>건축에 눈뜨다 매혹되다  추천. 지금 주문하세요 https://t.co/9QN6Y9eLbv 1주기 기념


43. 소갈비 1인분 230g에 1.6만원이라니. 1인분 140g인 집도 봤는데 착하군요. 살짝 긴장하고 빈 속에 오래 떠든 뒤, 앉자마자 폭탄 돌길래 방어 심리로 열심히 고기 흡입. 당산동인데 왜 마포서서갈비


44. 지방 출장 앞서 몸살 기운에 뜨거운 국물 땡겼는데. 서울역 3층엔 버거킹 KFC 종류 뿐. 좀 더 우아한 4층도 안 내켜서 역사 바깥 모퉁이. 이집 주종목 뼈해장국(7천)에 살것 같다. 난로 옆자리! 한양식당


45. 약속 깨졌길래 상영관 귀한 영화 보겠다며 극장 부근서 혼밥. 칼국수와 닭 둘 다 먹고싶은데 혼자라니. 술도 없이ㅠ 백숙백반(8천) 대단. 늘 애들 몫이던 닭다리, 맛났다. 68년에 문 연 충무로 사랑방칼국수


46. 진한 추어탕에 미꾸리튀김, 간장게장, 오리불고기 등 방짜유기에 내주는 추어정식(1.6) 가성비 맛 훌륭. 아주 작은 새싹삼 씹어먹으며 시작. 앞에 10여팀 있었는데 주말 줄 더 길다고. 성남 추오정 남원추어탕


47. 가지그라탕이 놀랄만큼 맛있다. 파스타도 피자도 훌륭. 올리브와 버섯 피클도 괜찮고. S호텔 출신이라는 주카 셰프님 매우 훈남이신데 가격은 더 훈훈. K쌤이 쏘셨다. 방도 딱 좋음. 서울대 인근 주카 가스트로펍


48. 마포점에 예약 문의했더니 자리 없다며 을지로 지하상가의 1호점을 권하셨다. 좁고 긴, 그러나 깔끔한 집. 열차가 지나가면 울린다. 큰 토막을 잘라주시는 보쌈 훌륭. 성게알은 양이 적다.메밀전병 괜찮다. 락희옥


49.

49. 재료비가 보통 음식값 30% 정도라는데 50% 넘긴다는 해물 선술집. 조개찜, 갈치속젓과 어울려요. 고작 '찌라시'라는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로 기소된 조응천 전 비서관이 미녀 싸모님과 하시는 홍대입구 <별주부짱>

===== 이것은 7월의 먹트윗. 4개월 만에 갔더니 오늘 또 날이 장날

문건 유출사건 무죄판결 축하드린다며, 술집 쥔장인 조응천 전 비서관 술잔 권했더니..
판결에 반박하는 87쪽 검찰의 항소이유서를 마침 오늘 받으셨다고.

한때는 잘 나가던, 정부 초기 청와대에 있던 검사인데.. 검사 후배들은 그가 (일명 찌라시 밖에 안된다는 문건 유출 혐의로) 유죄라며 바득바득 우기고. 하루아침에 형사 재판 받으며 변호사 개업도 못하는 선배가 술집을 차렸다는데 한 번 찾아와서 술 권하지도 않다니. 하여간에 대단한 의리를 확인^^

옆지기도 회사가 항소해 3심에서 해고무효소송을 진행해야 하는지라.. 검찰 항소로 이제 2심에 들어가는 술집 쥔장에게 어쩐지 애틋한 마음이 들더라는ㅋㅋㅋ 쥔장은 물론, 정말 대단한 미녀이신 싸모님이 직접 손님들을 챙기는데 지치지 않기를 바랄뿐.

무튼 별별 눈치 탓인지, 알아서 조심하시는 건지ㅎㅎ 대기업 분들과 검사들은 오지 않는다는 술집. 그러나 해물은 신선하고, 가격은 나쁘지 않고 몇몇 종목은 상당히 착한 편. 추천 합니다.


50. 착한 음식에 흡족하다가. 초고가 녀석 등 프랑스 와인 가격에 눈 치켜뜨던중 원래 가성비 좋은 아르헨티나 와인에 진정을 되찾고. 창밖 뷰가 현란 간판이란게 옥의티. 간판 조명 규제 없나. 신논현역 스토리오브와인


51. 와인바 밖에 예쁜 장식 건물이 눈에 띄더만. 건물 전체가 찻집. 10시에 3층까지 자리 없다니 요즘 2차는 차를 마시는게 트렌드일까. 금방 일어난다 해놓고 훌륭한 차와 크레이프 케잌에 뿅. 신논현역 클로리스.


52. 비싼 성게알과 차돌찜, 한남동 모이. 담백하고 고급진 맛 대신 진한 MSG 맛이 땡긴다는 K 요청에 1차 급마무리. 행당동 영이네 포차에서는 양푼 가득 차돌 훨씬 푸짐한 고추장찌개가 2만원. 술맛 더 낫다.


53. 간장 맛집 등극. 12시 10분 전에 왔는데 이미 줄서는 분위기. 위치정보 댓글은 성지순례중. 1인 1간장을 확인. "우리 잘못"이라던 쥔장 인터뷰는 위기(?) 대응의 모범답안으로 남을듯. C일보 부근 열빈


54. 작은 가게라 전세 내고..20여명이 충분히 감당 가능. 음식도 괜찮습니다. 레몬즙 찍어먹는 레알 새우깡, 고노와다 좋아요. 평소 즐기지 않는 새우장도 탱글. 우리들의 세번째 송년 모임. 아늑한 논현동 모토.


55. 오늘은 12kg 대방어 잡으셨다고. 그 한접에 꼬막, 기막힌 피꼬막 서대 구이, J님이 청한 계란후라이 삼합 굴전 낙지초회 연포탕 계속 주심. 인당 4만원 코스. 소박해도 흡족. J님 땡큐. 여의도 수라한정식


56. 장어는 비싼 음식. 그러나 내 몸을 아끼며 넣어주는 보양 안주라 믿는 마냥, 장어 안주에는 브레이크 없이 달리는 경향이 함정. 한 시절 호흡이 좋았던 우린 회사가 달라도 한 팀 같은 동지. 한남동 부자민물장어


57. 식탁에 계란과 프라이팬이 기본. L님이 직접 프라이를 바로 해주심. 300불고기는 1인분 1.5만원에 무려 300g. 다른집 두 배 수준이라 고기와 잘 익힌 파만 먹어도 배불렀어요. 분당 정자동 만만한뚝배기


58. 여의도 타마스시 문닫아 아쉬웠는데 셰프가 새로 낸 가게. 임대료 부담이 좀 줄었을까. 초록 우메보시 매혹적인데 일반보다 15배 비싸서 계속 내지는 못할 모양. 4.4+세금. 각자 계산ㅎ 을지로 다동 스시미토


59. 판교서 10여분 달려 동네 골목 끝에 갑자기 너른 마당. 14대부터 살아오던 터에 1923년 지은 기와집.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경북 경산 대추를 6시간 끓이고 속을 으깬 대추차도 진하다. 성남 새소리물소리


60. 한 블럭 인근 시래기 집보다 훨 낫다는 A님 추천. 낙지볶음과 불고기 메뉴 모두 합리적 가격에 푸짐하고 훌륭. 가지 반찬은 예술. 따뜻하게 데워마시는 차도, A님이 가져온 사케도 다 좋았다. 남부터미널 시래향


61. 감각적 사유의 영화평론가 오동진 선배가 직접 서빙. 싸모님 음식솜씨 훌륭. 그림과 포스터를 비롯해 모든 공간이 편안한데 탐미적. 화장실 앞 파격 사진이 M선배 작품이라니 깜놀. 가격도 착한 통인동 카페 반하다


62. 낙지해물덮밥(1만원) 1인당 큼직한 한 마리 정도로 푸짐. 사진은 4인분. 중국산 냉동낙지라고. 국산은 산낙지 1.9만원. 근데 냉동낙지도 식감 훌륭. 반찬 무한리필. 식당 바글바글. 고창복의 낙지세상 봉천점


63. 시큼하게 톡쏘는 페루 생선물회 세비체. 독특한데 다행히 일행 모두 고수 더 달라 하며 환호. 꼬치구이 안티츄코도 괜찮지만 감자샐러드 일종인 카우사 넘 맛나다. 페루 음식에 반한 쥔장의 한남동 티그레 세비체리아


64. 오후 휴가에 우연히 K 사무실에 들렸다가 루이자도 샤블리! 간만 낮술로 성탄 분위기 좀 내고. 휴가 목적이던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일본 음식을 부르는 영화. 오늘 K와 데이트 마무리는 서초동 <하레>. 굿!


65. 이태원점에선 우삼겹 주로 먹었는데 며칠전 C님은 갈비탕을 추천하심. 갈비를 뼈에서 발라내고 잘라서 서빙. 먹기 편하다. 물론 푸짐한 맛은 덜하고ㅎ 빈병 인테리어가 매우 인상적. 가성비 괜찮은 단풍나무집 강남점


66. 올해 마지막날 휴가 내고, 학교서 자습하는 딸과 점심 데이트. 이십몇 년 서초순댓국이 남순남순대국으로. 국물 깔끔. 건더기는 큼지막한데 아주 푸짐하진 않다. 양념통 가져가는 이들 땜에 CCTV 설치했다고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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