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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냐 정혜승 Aug 05. 2018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 안 달라요

읽던책 숙제책 빌린책. 지금은 빌린책을 읽고 있어요. 울 사장님 휴가지 독서목록에도 있고, 울 전무님(?)이 벌써 읽고 좋다고 빌려주셨거든요. 그리고 북한 생생 사진은 일단 완전 흥미롭습니다. 읽던책 장강명님 얘기도 잼난데 좀 미뤄놓고. 독서모임 숙제책은.. 음. 아직 읽을 시간이 있는걸로;.. #평양의시간은서울의시간과함께흐른다 #당선합격계급 #자유로서의발전



운이 좋았던 것 같지만, 운도 의지입니다. 진천규님은 사진기자로서 1992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을 취재했고, 2000년 6.15 정상회담 당시 청와대 풀기자로서 평양을 다시 찾았고. 이후 미국으로 이주, 영주권자로서 작년 10월부터 올 7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남한 출신으로는 가장 생생하게 평양을 담아 온 사진가가 됐습니다. 스스로 “구경꾼도 관찰자도 되기 싫었다, 똑같은 사람으로서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고” 싶었다고요. 사진은 그만큼 일상의 냄새가 짙습니다. 이 시점에 북한의 일상만큼 궁금하고 흥미로운 게 있겠습니까. 금요일에 업무 핑계로 잠시 빌려 들춰보다가 그만, 토요일에 다 읽고 말았습니다.


저자는 손전화와 택시, 마트가 일상화된 것이 가장 인상적이라 하는데, 저는 도입부 이 사진에 꽂혔어요.

기차 도시락. 저처럼 식탐 많고 먹는데 호기심 넘치는 인간이 놓칠 수 없는 아이템. 쌀밥과 왕만두, 생선전, 소고기볶음, 배추김치 등이 실하게 담겨있는듯 합니다. 남의 도시락 이렇게 열심히 보기도 간만. 어쩐지 마음 한 편이 편안해집니다. 별 일 없이 먹고 사는 이웃을 발견합니다.


소 달구지와 뜨락또르(트랙터)가 공존하는 평야의 풍경은 평화롭습니다. 평양의 국립도서관이랄까요, 인민대학습당에서 영어 공부하는 모습, 공원의 간이 테이블에서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 평양의 명소라는 경흥맥주집에서 대동강맥주로 건배하는 이들, 대동강 둔치에서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평양시민들, 모란봉공원에서 휴일을 즐기는 이들.. 그냥 이런 일상의 모습에 깊이 빠져봅니다. 여의도 둔치라 해도 믿겠어요.


사진기자의 시선은 학생들에게도 오래 머뭅니다. 한반도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친구들. 제 시선도 따라 멈춥니다. 귀엽거나, 당돌해보이는 모습. 예쁜 장화에 물병까지 배낭에 넣은채 친구와 우산을 나눠쓰고 가는 어린 소녀들에게 마음이 갑니다.


시험이라도 보는지, 걸어가면서 책 보는 모습은 요즘 우리 아이들과 다르지 않군요.


결혼 기념촬영을 하려고, 공원에서 꼬리붙들기 놀이를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고, 결혼식 피로연에 보쌈, 오리고기, 탕수육이 뷔페식 비슷하게 차려진 모습에도 살짝 당황했습니다. 우리는 닮았군요.


마트에서 장 보는 젊은 부부의 모습, 이런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에 신기함을 느낀다니, 그게 더 신기한 내 마음 상태구나, 별 별 생각이 듭니다. 마트의 다양한 음료수에도 눈길이 갑니다.


이런 모습도, 너무 닮지 않았나요?ㅎㅎ


대개 8~15층 복도식 아파트였는데, 최근 건설된 아파트는 30~70층이라고요. 컬러풀한 색채, 독특한 디자인이 어쩌고.. 그냥, 사진을 보세요.


평양의 전경에도 빠져봅니다.


빌려본 책이 좋은 경우, 열심히 홍보를 거들곤 합니다. 혹은 사서 선물도 하죠. 이것도 일종의 홍보라고 강조하는 것은, 사진집의 사진을 무단 촬영해서 올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저작권법에 따라, 저작권자가 내리라고 하면 내리겠습니다. ^^;; 하지만, 이것은 리뷰. 이해해주시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무엇보다 제가 인용한 사진은 그야말로 맛뵈기! 기대 이상 흥미로운 평양의 여러가지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ㅎㅎ 기자 출신 답게 앵글은 현장을 제대로 전하는데 집중하고 있고, 글도 정확하고 정밀하게 상황을 보여줍니다. 미사일 발사 무렵인 작년 10월 상황과 그 사이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면서 또 감회가 다른 기록들.


평양만 저런게 아니냐 할 수 있겠지만, 서울도 지방과 다릅니다. 평양의 일상, 실제 어떤지 우리 세대는 직접 마주할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목표를 두고, 어렵고 복잡한 문제들을 차근차근 풀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있어요. 우리가 할 일은, 다르지 않은 북한을 알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백문이 불여일견. 사진이라도 구경하시죠ㅎ


PS. 아참, 요즘 인스타그램 보면, 북한 사진 많습니다. 주로 외국인들이 찍어서 올리는데요. 개마공원 사진 보면서 감탄하곤 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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