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냐 정혜승 May 04. 2020

<걱정 마, 잘될 거야> 정말 좋았는데..가물가물


브런치에 쌓아둔 '저장글'들이 있습니다. 꼭 리뷰 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제목 쓰고 몇 줄 끄적거렸으나, 제가 그동안 좀 바빴거든요.. 백수 주제에. 무튼 저장글 중에 2019년 8월에 남겨놓은걸 열었더니 마스다 미리의 그림을 사진 찍어서 올려놓은 것들이 줄줄줄...
9개월만에 무슨 리뷰를 하겠어요. 기억도 안나고.. 아니, 아마도 봄에 봤을텐데, 이걸 그나마 사진이라도 올린게 좀 한가했던 작년 8월 일검다. 본지 1년 됐다는 거죠.


조바심 내는 2년차 24세 마리코, 직장 내 남성문화에 맞추는 스스로에 답답한 12년차 34세 마리코, 경력에 비해 입지가 아쉬운 42세 마리코.. 같은 직장의 세 마리코 얘기입니다. 당시 우리 방에도 비슷한 구조의 여성들이 다 있었죠.. 네네. 제가 왕온니ㅠ  진짜 촉촉한 마음으로 읽었던 기억만 납니다. 사람들에게 보라고 막 과하게 권하고..

그냥, 골라놓은 장면에 짧은 코멘트로 마음을 달래고... 공개글로 전환합니다.

대체 이 장면은 왜? 미래를 누가 결정하느냐, 그 문제였을까요?


애써 올라가봐도 (열심히 성장하려고 경험 쌓으려 노력하고, 나이가 들고보면).. 그냥 밋밋한 평지. 걸어간 끝에는 아줌마. 뒷모습만 봐도 40대... (ㅠㅠ)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세 여성 중 저는 계속 40대에 빙의하고ㅠㅠ 젊지 않아서 불쌍하다고 생각은 안해봤는데 어느새..


드디어 모인 셋. 이들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데 성공합니다. 역시 '거리'는 중요해요. 가깝든 멀든.


여직원들은 '차 끓이기 당번'을 물려주면서 세월이 흘렀네요. 변화의 바람은 고작 산들바람.. 그걸로 괜찮은걸까요..


"..씨는 항상 웃는 얼굴이어서 좋아. 여직원은 웃음 띤 얼굴이 제일이니까.".. 정작 그 여직원은 '여직원'이라는 호칭 자체가 불편할 뿐이고. 이젠 아마 저런 얘기 못하는 세상이 온거 같습니다. (최소한 대기업, 혹은 좀 규모 있는 일터에서..)


사소한 것들도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럼 꼰대가 되겠죠... 하아...


그리고, 회사에서 허우적대지 않도록, 그럭저럭 간신히.. 일하게 된 것을 '성장'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꼰대가 되고 싶지 않은) 선배..


마침, 방금 리뷰를 정리한 <선량한 차별주의자>에 보면,  다수자는 소수자의 의견을 거침없이 공격할 수 있다. 반면 소수자는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표현을 순화하고, 상대방에게 불필요한 자극을 주지 않도록 극도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요구된다. 는 대목이 나오는데... 일터의 여성들은 웃고 있으면서, 왜 웃고 있는지 스스로 불편해지는 순간을 기억할겁니다. 저는 덜 웃었던 모양으로, 무섭다, 쎄다, 이런 평가를 30대까지 적잖게 들었어요... 그건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그냥 좀 더 웃을걸.. 이라고 수없이 생각하기도 했었죠. 결국 어느 선에서 타협하지 않았을까요)


아이고. 아까워라. 진짜 좋았던 책인데 말임다.

매거진의 이전글 <선량한 차별주의자> 불편한 질문을 나누는 특별한 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