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힘이 닿는데까지 끝까지 싸우다 갈 거야”
위안부 전쟁범죄의 살아있는 증인, 26년생 #김복동 할머니는 한국과 일본, 미국은 물론, 독일을 비롯해 유럽을 누빕니다. 세계가 위안부 이슈에 관심을 갖습니다. 소녀상과 함께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를 지킵니다. 사실 92년 이후 매주 열려 이번주 집회가 1399회였다고요.
그런데 김복동 할머니가 힘든 몸을 이끌고 유럽 다녀오고 불과 3개월 뒤의 일입니다. 2015년 우리 정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를 발표합니다.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라고 못박은 합의. 우리 외교부 청사에서 양국 외교부 장관이 발표하는 모습을 다시 보니 기막히네요.
그때는 몰랐습니다. 죄송합니다. 피해자 동의 없이 말도 안되는 합의라고만 생각했지,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할머니가 사력을 다해 싸워서 마침 전세계 이목을 끌던 때였다는걸 잘 몰랐습니다.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일본의 요구까지 “해결해보겠다”고 수용한 합의였다는게 새삼 놀랍네요.
"국가가 개인의 권리 행사를 대신할 수 있다거나 포기시킬 수 있다고 하면, 그런 체제는 전체주의”라는 함석천 판사님의 글을 다시 생각합니다. 일본 정부는 65년 협정과 2015년 합의로 끝난 일이라 합니다. 92년에야 이슈가 된 위안부 이슈는 65년엔 거론도 안됐을텐데. 또 2015년 합의는 보면 볼수록 아득합니다. 그때 대체 무슨 짓을 한건가요.
이쯤에서 문제적 합의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말.
“지난 합의가 양국 정상의 추인을 거친 정부 간의 공식적 약속이라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과 함께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금 분명히 밝힙니다.
당시 합의가 국제사회의 보편적 원칙에 위배되고 피해 당사자와 국민을 배제한 정치적 합의였다는 점에서 뼈아픕니다
또 비공개 이면 합의를 했다는 점에서 국민에게 큰 실망을 줬습니다”
가족들조차 위안부 과거를 밝히지 말라고, 전쟁 폭력 피해자인데 죄인 마냥 숨겨야 했던 날들이 무려 수십 년. 할머니는 끝내 다 버리고 험난한 투쟁을 시작합니다. 다음 세대에 두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사죄받겠다는 그 마음이 고맙고 미안합니다. 할머니도 떠나시고, 이제 20명의 생존자가 남았습니다. 정부에 등록한 위안부 피해자 220명은 사죄를 받지 못하고 눈을 감았습니다. 강제연행은 없었다고, 그들은 위안부 문제를 폄하합니다.
이 영화, 봐야하네요. 오랫동안 기록하고 엮어주신 뉴스타파와 미디어몽구님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할머니의 단정한 모습, 책임있는 사죄를 요구하는 강한 의지, 청년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 노랫자락으로 기운내는 일상에 마음을 포갤 수 있어요. 할머니는 용서하지 마세요. 저희가 뜻을 이어갈게요.
제겐 드문 일인데, 트레바리 인스타친구 망고님 영화 벙개 제안에 바로 손들었어요. 함께 보면 더 좋은 영화잖아요. 처음 만난 분들인데 함께 훌쩍이고, 함께 분노하고, 함께 떠들 수 있어 참 고마웠어요. 화해와 치유? 가해자와 피해자가 화해할 사이냐, 영화에서 따져묻는 청년의 모습에 괜히 좋았는데. 오늘 일행에는 대학생도 있고, 역시 혼자 괜히 좋았어요. 하기야 김복동 할머니 돌아가셨을때, 딸이 친구들과 조문했다고 해서 역시 괜히 좋았죠. 세대를 이어 역사를 바로 보려는 청년들이 결국 역사를 만들지 않을까요?
오늘 서울극장 상영관 사람 많았답니다. 기왕 보실거면, 상영관 확보하게 이번주 서두르시죠. 주전장과 함께 꼭 볼 영화 맞습니다. 둘 다 봐야 더 좋아요ㅎㅎ 서울극장에서 보실 경우, 극장앞 포차 뒷풀이도 추천합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