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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냐 정혜승 Sep 28. 2019

<증발> 역자 김익현님 직강 노트


이것은 엄밀하게 리뷰는 아닙니다. 다만, 책 쫌 들춰보고 역자 직강부터 들었는데. 이게 또 주옥같아서 정리 안해놓으면 아까운지라.. 김익현님 말씀 그대로 옮겨봅니다.  #20190926 #지속가능한저널리즘포럼




 
기분 나쁘시겠지만, ’정숙한 숙녀와 부정한 미녀’라는 번역계의 관용구가 있어요. 원문에 충실한데 가독성 떨어지는 숙녀, 가독성 좋은데 원문에서 거리가 먼 미녀.. 4월 어느날 성수동 술집에서 커뮤니케이션북스 대표와 술 마시다가, 작품을 만들어보자, 어쩌다 번역이 원문의 노예가 됐을까, 그런데 다만 부정하지 말자, 이렇게 의기투합해서 다시 정리를 꽤 했어요. 즉 가독성은 있는 편입니다.  
 
 <Being digital> 네그로폰테가 “비트가 아톰을 대체한다”고 디지털 혁명 예견한 책이라면,
 <Vaporized>“SW가 세상을 먹어치운다”, 모바일 혁명을 예견한 책입니다. 네그로폰테가 추천사 써줬어요.
 
고체의 시대> 단단한 점유의 시대에는 이야기가 아니라 책, 음악이 아니라 음반, 영화가 아니라 DVD를 팔았죠. 용기를 팔았어요. 콘텐츠만 팔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책이란건 안정된 미디어, 선형적이라 하지만 자유도가 높은 미디어죠. 
액체의 시대> 느슨한 접속의 시대입니다. 그럴듯한데 뻔할 수도 있어요. www 시대에 정보가 해방됐으나 유선망에 매여 있던 시기죠. 
기체의 시대> 거침없는 증발의 시대. 데이터 파이프에서 벗어났어요. www는 whenever, wherever, whatever 의 시대로로 넘어가죠. 
 
 "Welcome to the software defined society"

 ‘Why Software Is Eating The World’ 마크 앤드리슨이 2011년 8월 WSJ에 쓴 칼럼입니다. 넷츠케이프의 그 앤드리슨. 이 무렵 휴렛팩커드가 PC 사업을 매각했고, 보더스가 온라인 부문을 아마존에 팔고. 2013년 블록버스터 파산하고 넷플릭스 뜨고.. 오프라인 강자가 무너지던 시기입니다. 이 칼럼이 증발의 출발점이어요. 

 
 Already Vaporized
.. 타워레코드도, 책도, tv도.. 과연 방송은 지금 형태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요. 이미 시청자들은 방송사의 문법에서 멀어진건 아닌지요? 
미래의 어느날, 여러분의 손자가 물을 수 있어요. “전 국민이 쇼 하나를 보려고 저녁 8시에 TV 앞에 앉아 있었다는 게 사실이에요?”  방송사들은 Directv ultimate all(월 60달러) 등을 내놓지만 “(거대 묶음 상품은) 초대형 빅맥 버거를 어마어마한 수의 감자튀김과 함께 판매하는 꼴”이라고요. 올들어 보면, 디즈니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는 합니다. 넷플릭스 상황도 달라지고.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허용됐어요.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실물 상품이 가상의 디지털 앱과 서비스로 대체됩니다. 

Universities will be vaporized. 사실 강의 내용이 특별하기보다, certificate가 관건 아닌가요. 이 문제만 해결된다면 어떻게 변할까요. 일부 대학은 캠퍼스를 팔려고 해요. 학생들이 줄어든데 건물을 놔두면 우범화될 수 있어 고민하기도 하고요. 인더스트리 4.0 이끌던 독일 SAP 회장 출신 카거만에게 독일 교육 강점이 뭐냐고 물어보니, '블록형 교육'이라고 하더라고요. 모바일에선 맞춤형 교육이 쉬워졌어요. 옛날 식으로 보편적 교육하는게 과연 언제까지.. UdacityKhan AcademyUdemy  Coursera 등이 이미... 

Money will be vaporized. 리브라, 성공 여부는 아직 모르겠지만, 초국가 서비스가 통화시스템 새로 구축하면, 전통적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페북이란 플랫폼의 힘이 전통화폐에 미칠 영향들에 두려움이 있는 상태 아닐까요.


저자인 로버트 터섹의 강의자료에서 발췌한 슬라이드랍니다. 

모든게 연결되는 시대, 증발 경제의 핵심 가치는 교환대, 시장, 플랫폼, 생태계라고 하고, 대표적으로 에어비앤비나 이베이, 구글 등을 꼽는데 “증발 경제 선두업체의 또다른 혜택은 사람들의 게으름”이라고 합니다. 예컨대 포털이 편리한 부분이 게으른데 어필한 측면이 있지 않나요. 언론사들이 하는 비즈니스 방식은 이것과 반대죠. 

우버가 좀 시들하긴 해도, 자동차 소유라는 개념을 증발시켰습니다. 우버에 따르면 향후 5년 안에 우버 운전자 한 명꼴로 거리 차량 8대가 사라집니다. 다만 기술만으로 되지 않죠. 캘리포니아주는 우버와 리프트 규제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우버는 운전자를 계약관계가 아니라 고용해야 합니다. (우버는 주민투표 동원해서 저항 예정이라지만...) 사회 전체적 가치를 봐야 하는데, 어렵습니다. 딸은 타다를 탑니다. 남자친구와 타면 조용한 택시기사님이 딸 혼자 타면 온갖 얘기를 한다고요.  

넷플릭스 사례가 나오지만, 올들어 한계론 나오고 주가 46% 정도 떨어졌어요. 오리지널콘텐츠 비용구조 만만치않아서 더 봐야해요.
(최근 ‘머신플랫폼크라우드’ 보는데, 17년에 미국서 출간됐고 18년 10월에 번역됐는데, 그새 너무 많은 변화가…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는걸 실감했어요) 


우리는 콘텐츠 세면대 같아요. 콘텐츠 계속 부어도 쑥쑥 다 빠져나가는데, 콘텐츠 기반 데이터를 지배했어야 하는데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죠. 콘텐츠 잘 만들어서 잘해본다는 거 힘들다고, 데이터가 계속 솟아나오는 온천을 생각해라고 하는 얘기가 나와요. 
그런데 전통 비즈니스도 데이터 혁신 가능. steadyserv 맥주 경우, 어떤 맥주를 얼마나 팔리는지 실시간 집계하고, 본사에서 관리합니다. 데이터가 쌓이면, 어느 매장에서 어느 맥주가 많이 팔린다든지, 중요한건 이 과정에서 상품 product 대신 서비스 제공업체로 바뀝니다. 


과연 언론사는 증발될까?


- 서비스, SW로 대체될 부분은? 
- 모바일 SW로 변화를 수용하고 있나? (아직도 매출 70% 종이 아닌가요? 나머지 중에서도 70은 웹일테고. 이용자는 그 반대일텐데) 
- BM과 운영은 누가 책임지고 있나? 
- 독점 데이터 자산은 무엇인가? 독점 데이터 자산이 있긴 한가? 이용자 정보가 있나? (스타기자도 일종의 독점 자산, 2008년부터 얘기했지만, 손석희 앵커처럼 믿을 브랜드가 필요해요) 
- (기사 유통 상황을) 그래프로 나타낼 수 있나? 
- 데이터 온천인가? 콘텐츠 세면대인가?
 

한국 언론 디지털 혁신 최대의 적은 뉴욕타임즈가 아닌가 생각해요. '스노우폴' 보여준게 오히려 악영향을 미쳤어요. 반에서 중간 정도 하는 애들에게, 전국 수석 공부법 알려주니까, 역시 우리는 안된다고 하잖아요. 눈높이에 맞는 처방을 안했기 때문에, 핑계가 된 측면도 있어요.

노키아가 3류 기업으로 전락한건, 스마트폰 대응을 못한게 아니라, 연구와 투자 많이 했는데, 스마트폰 시대 알고 있었는데, 캐시카우가 폴더폰이라서 핵심인력을 못 빼냈어요. (코닥도 디카 기술 최고였죠, 기존 사업을 제 때 못 버린거지) 실행을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취재(취재+기사작성) - 편집(교열+편집) - 제작(제판+인쇄) - 배달
=> 원형이 유지되고 있는 건.. 취재 영역 정도. 기사작성도 로봇저널리즘이 등장했죠. 

로봇저널리즘? 가끔 어떤 기자들 보면, 알고리즘 같아요. 정형화된 기사들..
AP는 마이너리그 야구, 학생스포츠 기사 작성을 자동화했어요. 학생스포츠도. 기업실적 보도도 이미 5년 전 자동화했습니다. 메이저리그만큼 관심사는 아닌데, 각 지역별로 독자는 있는 영역이죠. 일일이 취재해 기사쓰기엔  ROI 안나오는 분야.  AP에는 로봇기사 담당 부국장이 있습니다. 
AP는 왜 로봇저널리즘에 매달릴까요. 종이신문용 스포츠 기사를 8개 버전으로 로봇이 전환합니다. 기사 요약본, 양팀 주어로 한 기사 두 건, 방송용 기사 등. AP는 2020년까지 전체 기사 80% 자동화한다고, 니먼랩에 소개된적 있어요.  기존 기사 중에 대체 가능한건 자동화되겠죠. 요즘도 공시기사 쓰나요? 없어질 겁니다. 지방선거 때도 주요 후보만 보여주는데 군소 후보 보도는 맞춤형으로 보여줄 수 있어요. 즉 로봇 저널리즘의 주 타깃은 단순반복업무, 알고리즘화된 일, 개인맞춤형.. 

언론사 증발의 시작은 모바일 기반의 뉴스읽기였어요. 일정시간에 신문이라는 용기에 담아 읽는게 아니라, 모바일로 수시로 보는 것. 종이 1면톱을 위해 편집회의를 하는데, 모르는 국민이 없는 이슈가 1면 가는 경우가 많지 않나요? ‘New s’가 아닌게 종종 1면톱 
 
(역시 김익현님이 번역한 명저) <비욘드뉴스>에 보면, 뉴욕타임즈 1면톱이 갖는 가치가 뭘까, 다른 신문과 큰 차이도 없고, 놀라운 특종도 1년에 10번 나올까 하고, 왜 전날 발표한 정책이 다음날 톱인지도 그렇고, 이런 비즈니스가 어떻게 지속될까? 하는 고민에서 News-paper에서 Views-paper 로 갑니다. 속보는 다 오픈되어 있어요. 기자만 접근하는 뉴스소스는 고위관계자 정도, 한정적이죠. 그나마 특종은 기자가 파헤치는게 아니라, 뉴스원들이 필요에 의해 흘려주는 구조도 많고요. 정보가 민주화된 시대에 기자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열띤 토론은 참석자들 단독으로 생략합니다. 김익현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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