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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냐 정혜승 Jun 21. 2020

<코로나 경제전쟁> 석학들이 모두 한 목소리로..


매경이 4월10일에 펴낸 책이어요. 매우 신속하게 엮어낸걸 신속하게 번역했죠. 모두가 궁금해할 시점에, 폴 크루그먼의 이름을 가장 앞세워서요. 
읽다보면 거의 비슷한 단 하나의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책 엮은이인 제네바대 국제경제학대학원(CEPR) 리처드 볼드윈과 베아트리스 베더 디 마우로 교수의 첫 글에 분명하게 나옵니다. 

“전면전이 필요한 시기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코로나19 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18쪽)
이 책 부제가요.. Act Fast, Do Whatever It takes 입니다..

1인당 실질 GDP를 6% 떨어뜨렸던 1918~1920년 스페인 독감은 8.4% 하락했던 1차 세계대전과 비교됩니다. 스페인 독감 사망자가 여기저기 좀 다르던데 여기서는 4300만명. (30~31쪽) 
GDP 전망은 국제기구들과 투자은행에서 발표할 때 마다 계속 조정되고 있어서ㅠ 이건 계속 볼 수 밖에 없을거 같아요... 

문제는 저자들의 전제입니다. 첫번째 전제가 "코로나19가 공공 보건에 미치는 타격은 일시적이다. 의사들이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면 타격은 잦아들 것이다"(33쪽) 라는 겁니다. 이 전제는 2020년 6월 시점에서 분명 틀렸습니다. 이 책은 3월에 번역이 진행됐으니, 그보다 앞선 시점에서 석학들의 의견을 정리한겁니다.. 우리는 순식간에 달라진 세계에서 살고 있고, 이 책의 '예언'(?) 부분은 떼어내고 '처방' 위주로 볼 수 밖에 없습니다. "누군가 일자리를 잃는다면, 대신 새로운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 생활지원비를 지급받을 것” 이라 단언하고 있기는 한데, 이건 당위입니다.. 

오바마 정부의 경제자문위원장이었던 제이슨 퍼먼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적극적 조치’에 대해 6가지 방향성을 일찌감치 제시했습니다. 34쪽에도 나오고,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제이슨 퍼먼이 정리한 45쪽에도 나오고... 다들 꼭 인용합니다. 바이블 같아요. 


 1. 부족한 것보다는 과도한 것이 낫다
 2. 가능한 기존 메커니즘을 활용한다
 3. 필요한 경우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4. 대책을 다양화하고, 혜택의 중복 지원이나 의도하지 않는 수혜자가 발생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5. 가능한 민간 기업의 협조를 얻는다. 
 6. 적극적이고 장기적 대응 전략을 취한다. 
 

프랭클린 D. 루즈벨트는 대공황과 싸우기 위해 “대담하고 끈질긴 실험”을 했는데 10년이 소요됐다고요. "우리는 팬데믹이 빚은 경제적 결과와 싸우는데 10년이나 투자할 수 었다, 기존 경로를 사용해 자금을 확대하라. 과거에 시도해 성공한(최소한 행정적으로라도) 정책을 반복하는 것이 좋다"고 제이슨 퍼먼은 절박하게 당부합니다...
이쯤에서 살펴보는 각국 재정 정책.. (36쪽) .. 미국도 빠졌고, 이건 업뎃 필수인 데이터... 



유럽연합 기관들이 유럽 전역 공공의료 지출을 5% 확대해 회원국의 공공의료 지출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제안은 약 500억 유로 비용 부담이 예상되고, 이래저래 종합대책에는 5000억 유로가 들거라는데.. 이게 과연... 학자들은 EU 예산 안에서 재배분하기엔 EU 예산이 EU GDP의 1%에 불과한 문제가 있고, 회원국 분담 방법의 현실적 한계를 논하다가, 유럽 회원국 공동 발행하는 팬데믹 채권을 얘기합니다... 그러면서 "모든 회원국이 동의할지는 다소 회의적"이라고요.. (40~41쪽) 

제목부터 '재정을 통한 영구적 부양책을 옹호한다'고 한 폴 크루그먼은 차기 미국 대통령과 의회가 넓은 의미의 공적 투자(사회 인프라는 물론이고, 연구개발과 아동 발달에 이르기까지)에 고정적으로 GDP의 2%를 사용할 것을 제안합니다. (180쪽) 세계 금융위기 이후 12년이 지난 마당에 이건 저금리의 시대가 아니라 장기적 침체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게 그의 전제. '투자에 아무 효과가 없어 보이는 트럼프의 법인세 인하를 취소하면'이라는 방법론, 혹은 정부 부채비율이 1.5배로 올라가는데 35년이 걸린다는 수식 등을 제시하면서요. 

글들이 대체로 짧아요. 어디 발표한 글들 같아요. 메시지는 대체로 한 가지 방향입니다. 신속한 재정 확대는 기본이고, 유동성을 지원하고, 임금 보전해주고, 금융시스템 보호하고 경제 회복 속도 높이기.. 

툴레인대 노라 러스티그와 컬럼비아대 국제정책대학원 호르헤 마리스칼 교수는 미국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것들은 검사와 방역, 치료.. 라면서 "미국은 출발이 늦었기 때문에 한국, 중국, 싱가포르, 이스라엘의 성공적인 방역 활동으로부터 교훈을 얻어 따라잡아야 할 것이 많다"고 합니다. 이 글 역시 쓰여진지 몇 달이 지난 이 시점에서 보면, 안타까울 뿐입니다. 


하여간에... 이 책도 일부 메모만 남겨놓고 있다가, 일단 마무리. 이게 불과 몇 개월 사이에 또 세상이 바뀌고 있어서, 이 처방의 방향만 볼 뿐.. 실행 단계의 문제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 

무튼, 책 외에.. 쪼금만 덧붙이면.


IMF가 절대적이진 않지만, 그래도 무시할 수는 없죠. 돈 더 쓰라고 합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재정 확대하란 얘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The IMF has responded at record speed. We doubled our emergency rapid-disbursing capacity to meet expected demand of about $100 billion—and by end-May the IMF had approved financing for 60 countries, a record. We also established a new short-term liquidity line, and we took steps to triple our concessional funding, targeting $17 billion in new loan resources for our Poverty Reduction and Growth Trust, which helps poorer economies.
Beyond the Crisis 라는 IMF 총재 글을 보면, IMF도 무척 애쓰고 있다는 거네요. 


경향신문 6월19일 보도 "경제상식을 뒤집어라"..힘 실리는 '재정 확대' 목소리 에 나오는 그래픽입니다. 우리는 여력이 있어요.


조금 더 디테일한 차현진님의 조언 


마침 6월20일 조선일보 기사입니다. <코로노믹스>라는 책 소개인데, 서평만 봐서는 잘 모르겠어요. 재정을 풀라는 건지.. 아닌지. 제목은 인상적이네요 


위기 상황의 모든 대책은 '또다른 영향'을 낳게 마련입니다. 일단 불부터 끄고, 사람 목숨 살리는 방향에서 총력을 집중하고, 그 다음 문제는 그 다음에 풀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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