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통일부장관의 회고록. 게다가 본문만 648쪽 벽돌 책. 제목부터 판문점의 협상??? 도무지 재미있을 거라는 기대가 들지 않았어요. 그런데 K쌤이 "너무 재미있다"는 겁니다. 눈을 반짝반짝 동그랗게 뜨고 특유의 표정으로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었다고요.
예컨대 1961년 경기고 동기들은 지금도 "정세현? 아~ 타교"라고 말한다는 대목부터 웃깁니다. 당시 경기고에는 경기중 졸업생 480명에 나머지 타교 60명이 진학했는데, 경기중 순혈이 아닌 '타교' 딱지를 붙인겁니다. 재수하던 1964년 한일협정 반대 6.3시위가 벌어지는데 경기고 후배들을 불러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지난번 4.19 때는 대광고만 나왔는데 일제 치하 3.1운동 때도 경성제일고보가 선두에 섰었다..이게 뭐냐. 이렇게 중요한 상황에서는 경기고가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것 아니냐".. 아, 타교 출신인데도 경기고 부심. 그리고 이런게 실제 동력이 되다니. 책은 한국 현대사의 풍경을 이렇게 정밀하게 그려냅니다. 한 개인의 이야기인데, 우리가 살아온 시대가 또렷하게 다가옵니다. 지루하지 않고 생생하게, 심각한 상황도 소소한 일상으로 드러냅니다. 게다가 이 분, 만담가여요. 모든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풀어내는 솜씨가 장난 아닙니다. 네네. 재미있어요. #트레바리 #기막힌논픽션 2020년 7월 책으로 함께 봤는데, 두께에도 불구하고 재미있었다, 순식간에 읽었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인생 참 알 수 없는게, 평생 교수가 되려고 애쓰는데 실패. 대신 다른 길을 걸었죠.
"제군들 중에는 외교관이 되기 위해서 여기 온 사람들이 있을 텐데, 여기는 외교관시험 공부를 시켜주는 곳이 아니다. 국제정치학을 가르치는 곳이다. 외교관 될 사람들은 별도로 도서관에 가서 고시 공부를 하면 된다. 분단국에서 국제정치학을 배우고 가를치는 이유는 하나다. 통일 문제 때문이다. 분단이 국제정치적 원인에 의해서 이뤄졌기 때문에 그것을 극복하는 데서도 국제정치적인 요소를 배제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제군들은 국제정치학을 공부하며 항상 통일 문제와 연계하여 생각하는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 (65~66쪽)
그는 외무고시를 보려다 이용희 교수의 저 얘기를 듣고 포기했다고 합니다. 이용희 교수는 박정희 정부 외교 특보, 통일부 장관을 지냈군요. 중앙정보부가 만든 자유아카데미에서 공산주의를 공부한 배경도 흥미롭습니다. "국제정치학이라는게 미국과 소련이 경쟁하던 시기에 미국에서 발전한 학문. '미국이 좋고 소련이 나쁘다'라는 기본적으로 반공을 전제로 깔고 있는 측면이 있다"
========== 역시 리뷰를 제대로 하고 싶었으나, 일단 여기서 패쓰ㅠㅠㅠ
제 발제는 이랬어요....
삶과 정치, 역사의 아이러니>
- 뜻대로 되지 않는 삶, 실패를 거듭하며 쌓은 운명. 어떠신지요?
- 한국 근대사의 여러가지 풍경, 인상적인 대목을 나눠보아요.
- 국제정치란 친미반공? 국제 질서, 어떤 것 같아요?
- 정권의 이해관계가 언제나 최우선.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하려면요?
한반도평화>
- 통일, 연합, 연방… 에 대한 당신의 감각은?
- 북미협상, 핵 문제… 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 격랑에 휘말렸던 한반도 역사를 보니, 가장 아쉬운 순간은 언제?
- 2020년 하반기 돌파구가 열릴까요? 문재인 정부 내에 어떻게 전망해요?
- 한반도평화를 위한 국제정치의 지렛대를 상상해본다면요?
======= 이하 메모 약간
핵을 포기하겠다, 대신 미국은 북한의 국제사회 진입을 허용해달라. 핵심. 212.
YS가 말리라고 지시했던 북미회담. DJ가 돌파구. 전쟁 막고.. 남북정상회담 카드. 영변 치면, 작전은 사흘 내. 그러나 최전방에서 반격. 전면전 불가피. 이기겠지만 전쟁비용 1000 억 달러. 복구하는데 30년. 복구 비용 3000억 달러. (6.25 때 3000만 중에 300만 죽었는데) ..
신뢰프로세스론자. 붕괴론자.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 참석해 미국 발칵. 이후 반발을 무마하려다 보니 연말에 위안부 문제 합의를 비롯해 사드 배치, 지소미아 체결 등 미국의 세 가지 핵심 요구를 수용. 국제정치의 냉혹함 또는 자국 이익 추구 의 무자비함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이 그쪽에 우리가 잘해주면 그쪽도 우리에게 잘해주지 않겠는가.. (525)
1950~1960년대 중소분쟁. 거대 공산대국 틈바구니에 끼어 있던 북한이 큰 나라들에 휘둘리기는커녕 두 나라를 오히려 갖고 놀더라고요. (533) 북한이라는 나라가 간단한 존재가 아니다..
한미관계와 북중관계는 다르다.
남북화해 전에 남남갈등부터 극복하라 고 하는 것은 사실 남북 화해협력 정책에 대한 반대 논리. 민주사회에는 갈등이 상존. 그걸 최소화해나가는 것이 정치. (549)
북한은 물질자극적 사회가 아니라 사상자극적 사회 (587)
북한 18년 GDP 총액 36조. 우리 국방비 규모(40조) 정도. 그 예산이 매년 8% 증가? (591)
강력한 경제제재를 유지하면서 협상의 성공을 바라는게 과연? 적과의 대화란? 선 안전 후 비핵화…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 북한 수교? (612)
남북연합(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