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너선 하이트, <바른 마음> 부터 제대로 읽었어야 했는데.. 하여간에 저 무렵 이 책이 왜 맘에 안들었는지, 대충 읽고 트집만 잡은 짧은 기록이 있군요ㅠㅠ 토론용으로 급히 정리한거라, 이제 봐서는... 음. 그래도 기록으로 남겨봅니다.
#트레바리 #국경 2020년 5월 책
스스로 딱지를 붙이고 고정관념에 사로잡히는 것은 사실 흔한 일입니다. 그런걸 어떤 세대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이른바 미세공격이 적의를 품지 않을 수도 있는데 모두에게 과도한 반응을 이끌어내는게 문제라는 지적도 미세공격 사례에 대한 꼬투리 잡기가 아닌 바에야, 그렇구나 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경청하라, 그건 저자들도 생각해볼 문제 같습니다. “흉중에 어떤 악의도 품지 않은 사람을 굳이 편협한 자로 모는 것은 사람을 대하는 온당한 방식이 아니다”라는 지적에 공감합니다. 그런데 미세공격 이론이 굳이 그런 건지 잘 모르겠어요. 네가 던진 돌, 혹은 무심코 떨어트린 돌에 개구리가 다칠 수 있다는 걸 아는 것, 그냥 좀 더 상대를 배려하는 것 정도로 이해하면 둘 다 틀린 얘기는 아니니까요.
무관용 대신 덜 예민하게 굴어라? 그거야 뭐 케바케죠. 몇 몇 사례만으로는 단순화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워낙 대충대충 주의자라, 조금 다른 건 그냥 넘어가자는 쪽이라서 큰 차이를 무시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요. 어쩌면 미국의 지성 세계(?)에서 얘기하는 미세공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불편한 것일 수도 있겠네요. 조심하라는 거잖아요. ‘impact’, 당연히 중요한거 아닌가요. ‘intent’보다 중시된다고 해서 땅콩버터 키스 사례처럼 극단적 이야기로 다툴 일인지 모르겠어요. 상대방과 상호작용을 할 때 ‘사려 깊게 행동하라’고 가르치는 것 당연히 중요하죠. 그런데 이것과 ‘의도 같은 것은 중요치 않다고 가르친다면’ 이라는 가정이 충돌하는게 이상한겁니다. 누가 intent 는 중요하지 않아, 라고 가르치기야 하겠습니까.. (정말 미국 상황을 모르는 걸 수도 있어요..) 근데 저자가 제시하는 ‘만약’ 이라는 여러 가정들이 너무 극단적인 것 아닌가요? (불편하다구욧) 초청 취소 사례에 발끈하는 교수님. 사실 대학의 주도권이 역전되는 상황 아닐까요. 학생들이 고분고분 따르는게 아니라, 까칠한 반응이 늘어난 것이라면 그건 민주화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할 말은 하라'고 가르쳐오지 않았던가요. 그리고 초청취소 과정에서 대학생들끼리 치고받고 싸우지 않겠습니까? 취소를 요구할만 하다, 아니다, 뭐 그렇게까지 할 대상은 아니다, 이런 토론을 통해 알아서들 잘하겠죠..
무튼, 시시콜콜 시비를 걸 뜻은 아니었는데… 제가 기대한 것과 좀 달랐던 모양입니다. 가장 핵심은 세상이 쪼개지고 있다는 것이고, 분열이 심화되고 분노는 커지는데 그걸 교육으로 해결할 방법이 무엇이냐, 이런게 사실 궁금하긴 합니다. 일부 참고할게 있고 일부 그냥 그렇고. 무엇보다 저는 ‘대학교육’을 어떻게 바꿔야 한다, 이런거 좀 불편합니다. ‘가정교육’ 혹은 부모의 태도도 언급되기는 하지만요.. 미국의 대학 진학률이 그렇게 높은 수준은 아닌 것 같은데 엘리트 외에 시민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모든 이슈에 ‘기승전교육’으로 교육을 바꿔야 한다고 하는데, ‘나쁜 교육’이 이런거다? 글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