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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냐 정혜승 Feb 21. 2016

<우형준 정미소> 햇벼를 그날 도정해 지은 밥과 닭곰탕

아지트 술집을 하나 잃고 얻은 밥집

아끼던 술집 <물고기>가 밥/국수 집으로 변신; 직접 도정한 쌀과 제면한 국수로 만드는 닭죽, 닭곰탕, 닭칼국수로 건강한 메뉴에 집중. 소주에 딱 좋은 국물이거늘^; 쥔장 이름 붙인 압구정동 <우형준 정미소>


=====


술친구로 만난 이들의 아지트였다. 2012년 12월에 우리는 이리저리 엮인 멤버들끼리 만났다. 그 이후로도 고향 같은 술집이었다. 신선한 해산물이 주특기였지만, 사장님이 예전에 했었다는 곱창전골도 좋았다. 방어회 민어회 철따라 만났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제대로 고소하게 구워낸 알 밴 도루묵 구이를 난 가장 좋아했던 것 같다. 언제나 소주를 마셨지만 친구들이 가져온 좋은 술도 부담 없이 마셨다.


사장님이 날마다 밤샘인 술집에 지치셨던 모양이다. 밥집 하시겠다고 했단다. 닭칼국수? 그래도 뭐 적당히 닭무침이라도 있으려나 했다. 한 달에 한 번 토요일에 만나는 친구들에게 모처럼 저녁 함 쏘려고 했다. 옆지기가 저녁 염려 말라고 해서 맘 편히 우르르 이끌고 갔다. 그런데 이럴수가ㅎ 진짜 밥만 팔았다.


직접 날마다 도정한 쌀, 제면한 국수로 음식을 낸단다. 훈남 우형준님은 이름을 내걸었다. 얼굴이 예전보다 맑아보인다. 테이블 마다 한 두잔 함께 하던 술집 사장님 시절과는 또 다른 분위기.

음식은 담백하다. 깊은 맛이 슬쩍 부담 없이 다가온다. 김치가 푹 익은 맛은 아니라 했더니 매일 겉절이 하는 정성을 들이고 있다고.


아지트 술집을 하나 잃었지만, 우리가 이제 덜 마실 때도 됐지. 닭곰탕 한 숟가락에 위안을 얻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극동스포츠 뒷골목 압구정성당 옆이다.

가장 비싼 한정판 닭죽ㅎ


투박하고 건강한 맛이랄까. 담백한 칼국수


감칠맛 난다는 닭곰탕    


이건 친구 J가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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