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와 행동가들] 뭐 읽고 있니?
지난주에 이어 2회차. 토요일 밤 10시부터 12시반까지, 책 수다에서 이렇게 많은 책이 쏟아질 일인가요. 다들 잘 읽고 계시는구나 확인하고 감탄하고..
램지어 논문 꼼꼼하게 읽고 쟁점 정리해주신 박래형 님. '참고문헌'으로 소개한 리스트 중 추천한 책이 세 권. 그중에서도 하나를 꼽으라면 요시미 요시아키의 <종군위안부>. 1993년에 나온 책인데 위안부 존재를 인정해 일본에 파란을 일으켰던 책. 이후 한 10여 년 일본 내에서도 반성과 성찰이 있었다는데 아베 정부 들어서면서 부인하는 걸로 기조가 바뀌었다는 설명 등 관련 소송에 꾸준히 참여해오신 전문가의 통찰력.
이 책은 사실 읽을 자신이 없지만 김숨의 소설 <한 명>은 읽어보기로.. 평생 자신의 존재를 숨겨온 '그녀'가 자신의 삶을 증언하는 소설이지만.. 316개의 각주는 실제 증언들이라니. 읽고, 기억해야죠.
책을 추천한 은희님은 이민진의 <파친코 1,2>도 추천. 전미도서상 최종후보, NYT, BBC가 올해의 책으로 꼽았던 그 화제작.. <한 명>과 <파친코>를 추천하신 이유는.. 독일은 세계대전을 기억하고 참회하는 소설들이 나오는 반면 일본은? 이라는 질문에서 비롯됐죠. 최소한 우리는 기록하고 있는거죠.
관련해 2차대전 그 시절 소설 네 권. <더북샵> <건지 감자껍질파이 클럽> <책도둑> <책 읽어주는 남자>.. 모두 영화로도 만들어진 책. 동훈님 추천.
김태형 님은 에릭 캔델 책 두 권 추천. <통찰의 시대>가 뒷 부분이 그리 좋다는데.. 700쪽 벽돌책 앞 절반이 어렵다고 하는데다.. 전작 <어쩐지 미술에서 뇌과학이 보인다>를 먼저 읽는게 좋다니. 좋은 부분을 보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음. 그냥 태형님 설명을 듣는걸로..
지난주 추천 받은 <두려움 없는 조직>을 읽기 시작한 황고운 님. 결국 안전하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직의 혁신을 만든다는 건데, 홍진채 님까지 극찬해버린 <디즈니만이 하는 것> 에서 부정적 피드백에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안도감과 비슷한 맥락인가봐요. Yunice YoungKyoung Kim 님이 추천한 <콘텐츠가 전부다>는 통신기업에서 일하는 이들의 바지런하고 알찬 정리 같고.. <3분만 바라보면 눈이 좋아진다>는 일본 의사들의 저런 종류 책은 일단 경계하라는 태형님 말씀이 더 솔깃.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할 수 있고, 못하는건 못한다고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디즈니만이 하는 것> 얘기에서 이어진 책은 버트란드 러셀의 <서양철학사>.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건 서양철학의 근간. 태형님은 <로지코믹스>를 극찬하는 와중에 저는 한 시절 제 최애책이던 <러셀 자서전>을 떠올렸고, 콴님은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까지 러셀 책 소개.. 여기서 김은우 님이 소개한 850쪽 <도미니언>과 아.. 조셉님이 추천한 72쪽 <1세기 그리스도인의 하루 이야기>가 차례로 나왔어요. 뭐랄까, 종교와 교회가 좀 다르게(?) 진화한 느낌을 개인적으로 받습니다.
이쯤에서 <거부당한 몸>을 비로해 장애에 대한 책 소개가 줄줄이 이어졌고요. 홍윤희 님이 등판하여 소개해주신 <장애의 역사>는 김승섭쌤 번역에 김원영님이 추천사.. (우왕..) 노예, 여성, 동성애자를 모두 장애인으로 봤던 시절의 얘기는 우리가 어디쯤에 있는지 생각하게 해줘서.. 상당히 솔깃합니다. 와중에 김원영님이 김초엽님과 쓴 <사이보그가 되다>도 등장.. 보청기와 휠체어라는 보조장치를 갖춘 사이보그라니.. 장애학 박사과정이 2020년에 처음 생겼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맞나요?
막판에 <플랫폼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 사놓고 아직 못 펼친 책이지만 이 책과 연결해서 <불편해도 괜찮아>, 두식쌤 명저가 잠시 등장했고.. 마지막에 Sungmi Park 님이 추천하신 <이코노크러시- 경제를 전문가에게만 맡겨놓는 것의 위험성>은 바로 장바구니로. 경제학도들의 매니페스토 격인데, 촘스키와 장하준쌤이 추천한 건 둘째치고.. FT의 마틴 울프 왈 "전쟁이 장군들에게만 맡겨놓기에는 너무 중요한 것처럼, 경제야말로 특정 방식으로 훈련 받은 경제학자들에게만 맡겨놓기에는 너무나 중요한 분야"라서... 와. 다시한번 정치경제학, 이게 어떻게 이어지는지 실감하고요. 이 책은 봐야죠..
오늘 저의 픽은 <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 팬데믹 이후의 세계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우리는 하나 하나 질문을 점검해야 합니다. 10명 저자 글이 깊숙이 찌르고 들어와요. 아니 사실은 여덟번째 글을 보는 중. 이 책은 따로 소개하겠습니다
책수다 좋긴 한데... 문제는 볼 책이 너무 많아ㅠㅠㅠ 정말 이렇게 하다간.. 음.. #남은건책밖에없다 라고 떠들어온지 20년이 지났는데...
1회차 정리도 붙여놓아요.
[독서가와 행동가들] 뭐 읽고 있니?
클럽하우스에서 토욜밤 두 시간 책수다. 이건 그야말로 제 휴식이자 취미생활 입니다. 몇 년 전부터 함께 책 수다 떨어보자고 했던 김태형 님과 드디어 합을 맞춰봤네요. 르네상스 지식인 태형님과 함께 #트레바리 #국경 모임 가진게 어언 4년차. 함께 읽은 책만 산술적으로 40권에 육박하지는 않고.. 제가 빼먹은게 많아서 그래도 한 30권에 달한다니, 우리 생각을 오래 나눈 꽤 친밀한 사이군요! 태형님의 독서 깊이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지만 말입니다.
저는 오늘 본 책 두 권 얘기하려다, 삼천포로 빠져 몇 권 더 보탰고... 역시나 다른 고수들이 계속 더해주면서, 리스트가 대단하네요. 책 이야기로 흘러넘치는 시간들. 와.. 진짜, 이 놀이 계속하려면.. 클하 그만하고 책을 더 읽어야ㅋㅋ
- <인생 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 <유머란 무엇인가> 테리 이글턴 / <마음의 미래> 미치오 카쿠 / <생각의 기원> 마이클 토마셀로
- <쿠바, 혁명보다 뜨겁고 천국보다 낯선> 정승구 / <하바나 쿠바 여행기> 라인하르트 클라이스트
- <아무튼, 비건> 김한민 / <책섬> 김한민 / <해방촌의 채식주의자> 전범선
- <주식하는 마음> 홍진채 / <제로투원> 피터 틸 / <운과 실력의 성공방정식> 마이클 모부신 / <두려움 없는 조직> 에이미 에드먼슨 / <위대한 기업의 선택> 짐 콜린스 /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알베르토 사보이아 /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 <구체적 사랑> 이서희 / <사랑예찬> 알랭 바디우 / <향연> 플라톤 / <카트린 M의 성생활> 카트린 밀레 / <나의 임신중지 이야기> 오드 메르미오
덧> 와중에 오늘 가장 경이로운건.. 그림으로 책의 단상을 정리하는 이정원 님 방식! 직접 댓글로 그 그림 남겨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