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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냐 정혜승 Mar 07. 2021

[독서가와 행동가들]뭐 읽고 있니? 클하살롱 epi 3

독서에 진심인 사람들끼리 클하 살롱. [독서가와 행동가들] 뭐 읽고 있니?  1, 2회차 에 이어 삼주째 토요일 밤 10시.

오늘도 아트 콜렉터 태형님이 소개한 예술 책으로 시작해 장르를 넘나들었어요.  


<론 데이비스의 미술투자 노하우>는 아트콜렉터들의 교과서인가봐요. 미술사 공부는 어떻게 하고, 그 중 한 시대를 어찌 보고 등등. 아트콜렉터 태형님의 요즘 관심사. 하기야 팝아트 작품 가치가 10배씩 오르고 작품 사려고 줄서기 등장한다는데, 저는 그쪽 문외한이라 온통 신기하네요. 그런 태형님이 예술 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해서 산 책이 <첫번째 팝 아트 시대>. 사실 팝아트가 뭔지 잘 모르는 제게 “세상이나 우리 머리 속 이미지를 구현하는 것과 달리 광고나 만화 등 이미 있는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이라는 설명도 참 쏙쏙. 대중을 위한 것으로만 보기엔 진지한 미술이라고요. 로이 릭턴스타인, 앤디 워홀, 게르하르트 리히터, 리처드 해밀턴.. 앞으로는 이런 이름 들으면, 아 팝아트란게 말이지… 라고 한 마디 아는척 할 수 있을까요.
살롱의 재미는 여기서 등장한 전문가 동민님 설명!!. 팝아트 아티스트 그라플렉스, 선을 두껍게 그리는 이 분 작품은 던킨도너츠 매장에서 볼 수 있다고 설명해주셔서, 끝나고 이미지 검색. 이런 거군요ㅎㅎ 더 많은 이미지는 여기 

샘바이펜은 미셰린 타이어 캐릭터를 재해석한 분이라고요. 자.. 태형님이 좋아하는 옥승철 작가님 작품과 더불어, 이젠 어디가서 팝아트 아주아주아주 쪼금 아는척 가능할지. 알고보면 서울역 앞 예전 대우빌딩 벽면의 팝아트는 줄리안 오피 작품. 추파춥스는 살바도르 달리.. 와웅.. 알게모르게 현대 예술은 여기저기 존재하는군요.


이어 류정혜님이 소개해주신 책은 <디즈니만이 하는 것>. 지난주에도 언급된 책인데 사뭇 달라요. 지난주엔 못하는건 못한다고 말하는 조직 문화, 부정적 피드백에 불이익을 받지 않는 안도감이 조직에 어떻게 작동하는지 얘기를 나눴다면, 이번엔 전략 얘기. 밥 아이거 이전의 애니메이션 회사 디즈니와 그가 15년 간 이끌면서 전세계 넘버원 미디어 컨텐츠 회사로 탈바꿈시킨 디즈니.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의 M&A 딜 얘기. 잡스와 픽사 딜 나선 당사자 밥의 이야기. 넘쳐나는 '좋은 콘텐츠' 만으로는 부족하고 위대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아, 이 책도 봐야죠. 봐야죠.. 작년에 옆지기 사주고 정작 전 안 봤는데 말입니다. 정혜님은 분기 매출, 영업이익이 한번도 후퇴하지 않은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 대담집 <그로잉업>도 추천. 세제류 하나 밖에 없던 LG생활건강이 화장품, 음료 등 세 개의 안정적 축으로 성장하도록, 정확한 회사들을 합병해 키운 전략 얘기랍니다.


댄의 추천은  김상균님의 <메타버스>. 요즘 핫한 키워드죠. 디지털로 지구가 하나 새로 '테라포밍(지구화)'되는 느낌으로 실제 화폐 교환 등 경제활동이 이뤄지고, 경험이 정체성을 만드는 단계. AR, VR, 라이프로깅, 거울세상까지.. 네이버가 만든 제페토가 벌써 누적 가입자 1.8억명이라니. 강원대, 예일대 캠퍼스도 있고, 구찌도 거기서 옷 판다고요?  여기서 저는 한 20년 전에 읽은 윌리엄 깁슨의 <아이도루>를 꺼냈어요. 일본의 록스타 아이도루(아이돌)가 사이버 캐릭터랑 결혼한다고 해서 난리나는게 이야기의 시작. 제가 한참 SF에 빠졌을 때 봤는데, 깁슨이 이 책 쓴게 97년이라니.. 정말 대단한 분.

연선님은 이진경님의 <철학과 굴뚝청소부>를 꺼냈어요. (아.. 세상에, 20세기의 그 이름, 그 책을 지금 듣다니) 포스트 모더니즘, 데카르트부터 스피노자, 흄, 칸트, 맑스, 푸코를 이해하는데 엄청 좋다고요. 함께 추천한 책은 <철학의 역사 : 소크라테스부터 피터 싱어까지>. 저자 나이절 워버턴의 팟캐스트 읽다가 책을 알게 됐다는데, 말그대로 철학자 40명 정리. 태형님이 물었어요. 도대체 왜 철학책을 읽어야 할까요? "철학은 궁극적으로 실용적 학문"이라는 연선님은 교육자로서 모든 바탕이 철학이라고요. 요즘 교육계에선 들뢰즈가 핫하다는데..음..

로이님은 1800년대 중반 외과의사로서 소독 개념을 처음 도입한 조지프 리스터의 이야기 <수술의 탄생>을 소개했어요. 그 시절까지 인간이 얼마나 비참하게 살았는지, 또 당시 가장 많이 죽은 사람 중 하나가 외과의사로 살짝 칼에 베이거나 찔려도 병원균 감염으로 죽었다니.. 가글하는 리스테린이 저 분 이름에서 나왔다고요. <오해의 동물원>이란 책은 제가 더 흥미진진. 목차에서 13개 장의 제목이 뱀장어, 비버, 나무늘보, 하이에나, 독수리.. 나무늘보는 알고보면 가장 강인한 동물 중 하나라고요. 나무 꼭대기에 매달려 평생 지낼 수 있고, 나뭇잎 몇 장..100kcal 면 하루 열량 충분하다니. 무튼, 들으면서 책 소개 찾아보는 즐거움이 있는데 "루시 쿡의 현대적인 동물우화집은 옥스퍼드 동물학자가 썼다고 해도 될 만큼 해박하다. 게다가 터무니없이 재밌다"고 추천하신 분이 리처드 도킨스. 게다가 “한없이 재미있다”는 빌 브라이슨.. 세상에.
로이님은 나이키 창업자 자서전 <슈독>도 추천. 특히 사람 쓰는게 독특하다고요. 장애 있어도 의사결정이 단호한 분, 괴팍해도 열정 넘치는 분, 자만심 높지만 일 빨리 처리하는 분.. 원만한 이들 대신 뾰족한 사람들의 인사이트를 모아낸... 사실, 저는 이 책에 별다섯 거품 물었는데 리뷰 제목은 '달리기 확신범의 좌충우돌 나이키 창업기'

수리야님이 추천하신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 (리커버 개정판)은 미주, 각주가 풍부해서 좋다고요. 호메로스 오디세이아보다 1700년전 앞서 씌어진 신화. <요가, 몸으로 신화를 그리다>와 더불어 인류가 태어나고 멸하고..신화를 통해 겸허해진다고요. 팬데믹, 기후위기 시대에 위로받고 초연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죽을까봐 아등바등하는 대신, 사는 이 순간을 더 충실하게 보낼 수 있도록요.


책을 읽지 않다가 이제 막 시작했다는 헤이든님은 <칼의 노래>, 문체 자체가 어려웠다는 말씀이 인상적. 임경선님의 <태도에 관하여>, 니시나카 쓰토무의 <운을 읽는 변호사> 등 에세이가 더 잘 읽혀서 좋았다고요. 간접 경혐을 하게 해주는 가장 좋은 토대로 책을 읽기 시작하셨다니.. 부디 즐독 하시길.

유정훈님은 국내 번역본이 곧 나올 <A Promised Land, 약속의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회고록을 추천하셨습니다. 700쪽인데 이제 1부. 내년에 2부 나온다고요. 건조하지만 변호사답게 문장이 효율적, 압축적이라 술술 읽힌답니다. 대통령 자격요건이 과대망상이라고 스스로 성찰하는 오바마라니. 역사책 느낌보다는 회고 에세이라니 무튼 기대. 정훈님이 소개한 <트릭 미러>는 지아 톨렌티노 라는 작가를 기억해두렵니다. 인터넷 세계의 자아 분열, 소멸 등을 고민한다는 내용보다 더 중요한 건 글 같아요. 레베카 솔닛이 '이 시대 가장 뛰어난 에세이스트'이라 했고, 워싱턴포스트는 '밀레니얼 세대의 수전 손택'이라 했다니..

고운님이 추천한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이 알릴레오 추천으로 다시 화제가 된 모양인데, 전 이게 1962년 작이란게 더 놀랍습니다. 제초제가 어떻게 생태계를 바꾸는지, 환경 고전인데.. 지금도 여전한 걸까요? 50년 동안 뭐 안한 걸까요? 환경 책을 제대로 보긴 봐야 하는데.. 은희님이 이본 쉬나드의 <파타고니아, 파도가  때는 서핑을>,  타일러 라쉬 <두번째 지구는 없다>, 마크 라이너스 <6도의 멸종>을 추천하셨어요. (사실 지난주 은희님 추천으로 전 이번주에 <한 명>을 봤죠..)
고운님이 하나 더 추천하신 건 성폭력 피해자와 이주여성 등을 법률지원해오신 김수정님의 <아주 오래된 유죄>. 중년 아재에게 좋은 페미니즘 책으로 추천받아서 기억하고 있던 책인데 말입니다.

정원님의 추천은 <1913 세기의 여름>... 와.. 대체 그 시절은 뭔가요.챕터가 1월, 2월.. 각 도시에서 어떤 저술가, 화가, 예술가들이 매달 한 일을 일지처럼 정리. 300명의 등장인물이 나오는데 카프카, 릴케, 프루스트, 조이스, 프로이트, 융, 피카소, 클림트, 코코샤넬 막 이런거죠... 그 시절 뭔가요.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은 그분들. 이건 마치 1000년 중세를 끝장낸 단테의 시기, 피렌체 주변에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까지 다 등장한 그 시절과 비슷하잖아요. 천재들이 우글거리는 기이한 시대. 서로 어떤 영감을 주고받길래....

저는 언급한대로 김숨 작가의 < >... 이건 따로 기록할게요. 램지어 ㄱㅅㄲ.. 그리고 변희수 하사님 생각하며 <여기, 사람의 말이 있다>를 펼쳤어요. 배제와 억압에 저항했던 이들의 말을 담은 친구 구정은의 책. 2부 제목이 '나는 마이너리티'.. 성소수자는 나오지 않지만, 와.. 이것도 따로 기록할게요. 인간 종족이 다른 인간 종족으로 멸종당하는 이야기부터.. 마침 <한 명>과 이어지는 여성에 대한 조직적 성폭력 과거와 현재. 할 말 많아서 따로.

무거워진 흐름을 오드 피코의 만화 <표준적 이상>으로 살려내준 태형님 감사. 프랑스도 후지더란 얘기와, 여성들은 끊임 없이 어떻게 보여질까 신경쓰는게 경이로왔다는 말씀이 경이롭네요. 몰골이 더 추해도 남자는 결코 신경쓰지 않는 상황에서 신경쓰는 여성... 아 뭔가 억울하다 싶은데, 여성이 억울한게 어디 한둘이어야.. 이 얘기는 태형님 링크를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사진만 엎어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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