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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냐 정혜승 Jan 30. 2023

챗GPT가 헬게이트를 열지 않기를 바라는 이유

1.

대화형 AI, ChatGPT 써본 이용자가 1100만 명에 달한다는데 아직 안해본 1인.


내 말에 척척 똑똑하게 대답하는 AI가 신기하긴 할텐데, 이건 못하네, 저건 잘하네 직접 해보고 싶은 호기심이 안 생겼다. 잘하겠지. 아니, 지금 잘하고 못하는게 문제인가. 우리가 써줄수록, 데이터를 쌓을수록 앞으로 더 잘하겠지. 걱정할 일은 따로 있다.


2.

2분짜리 가짜 영상 만드는 비용이 600달러, 800단어 짜리 중국어 가짜뉴스는 30달러라 했다. <가짜뉴스의 고고학>에 나온 몇년 전 사례니까, 이게 훨씬 저렴해질건 분명하다. 2500회 리트윗 비용이 25달러라 했는데, 앞으로는 리트윗 뿐 아니라 자동 봇 티내지 않고 적당히 주고받는 트윗도 가짜가 더 흥할거다. 일론 머스크의 자유(방임)주의 덕분에 더더욱.


21년까지 데이터로 굴리다보니 한국 대통령이 여전히 문재인 대통령이라 답하는 AI의 실력을 감안하면, 팩트체크에 더딘 것도 팩트. 앞으로 더 빡세게 데이터를 업뎃하고 훈련하려면, 컴퓨팅 자원이 더 필요할 거고, 가뜩이나 AI 구동 리소스가 어마어마하게 필요할텐데 이건 비용 문제다. ChatGPT가 구글 검색을 대체할 거라지만, 구글보다 현재 7배 비싼 서비스라고. 기술은 늘 휙 발전하고, 상용화는 돈이 될 때 얘기다. 아직은 타산이 안 맞는다.


3.

어쨌거나 나도 명색이 작가라, "직업적 글쓰기를 하는 사람의 95%는 3년 내에 지금과는 다른 일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페친 김동환님의 글​이 콕 와닿았다. 대충 쓰다간 AI에 밀려 망할거란 얘기다.



버즈피드가 챗GPT로 콘텐츠 만들겠다고 발표한 것만으로 주가가 몇 배 뛰었다는데, 그건 아마 버즈피드의 에디터 몸값보다 AI가 저렴해질거란 전망이 전제된다. 무튼 요약하고 정리하는 건 잘할거다. AI가 변호사 시험, 의사 시험을 이미 통과할 수준이라던데, 그 동네도 고민이 많겠다.


답은 저렴해지고 질문은 비싸진다는 얘기를 수년간 해왔다. 질문하는 능력을 키우는 법은 토론 밖에 없다. 암기형 교육이나 받아쓰기로는 답 없다. 어쩐지,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책이 정답 없이 질문만 수두룩하더라니. 나는 질문형 인간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다고 우겨보련다. AI에게 글쓰기는 밀릴거 같으니, 다른 걸로 승부해야 하는데 내가 그다지 창의적이지 않아 고민이다.


4.

한동안 이동네 뉴스 팔로업 안해서 잘 모르는데, 아직도 AI 사대천왕인지 궁금한 앤드류 응이 투표를 올렸다. AI 비즈니스할 때 이미지냐 텍스트냐.

이게ㅎㅎ 답글이 은근 잼나다. 트윗은 이런 투표와 토론을 이어지게 잘 설계했다. 예전에 요런데 관심이라 토론 모더레이팅 방식을 고민했는데, 이건 그냥 앤드류 응이니까 된다. 결국 사람, 인플루언서로 비즈니스해야 한다는 생각은 아직까지 유효하다. 글쓰기든 뭐든 빈익빈부익부 승자독식, 셀럽에게 유리하다. 인터넷은 분명 더 많은 보통 사람들에게 기회를 열어줬는데, 이거이거 21세기 게임의 룰은 좀 치사하다. 챗GPT가 여는게 헬게이트가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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